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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어시장 부근에 나란히 자리한 조개찜 식당과 조개구이 식당입니다.
 마산어시장 부근에 나란히 자리한 조개찜 식당과 조개구이 식당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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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을까?"

굶주리는 세계인이 많은 오늘날, 이는 아주 행복한 고민입니다. 하여,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물음에도 침묵했습니다. 지인의 입에서 어떤 메뉴가 튀어나올지,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테니.

"마산에 왔으니 장어 먹을까?"
"…."
"흐흐흐흐~, 야는~ 장어 안 먹는데~."

완전 김샜습니다.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주요인은 장어를 먹으면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 때문입니다. 뒤늦게 식성을 알게 된 지인은 당황하며 인심 팍팍 씁니다.

"메뉴는 자네가 고르게."

가만 있자, 뭘 먹지? 잠시 짱구를 굴립니다. 제가 제일 선호하는 조개류가 퍼뜩 떠오릅니다.

"이 근처에 조개구이 집 있을까요?"
"그라믄, 있지."

지난 토요일(8일), 마산어시장 입구 좌판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근처 조개 전문점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찾은 곳이 '조개 익는 마을'입니다. 아참, 이 식당 바로 옆에 대한민국 대표 조개찜 가게 '붉은 노을'이란 곳을 거쳐 왔습죠.

조개 찜 vs. 조개구이, 뭐 먹을 낀데~

조개구이집에 나오는 밑반찬입니다.
 조개구이집에 나오는 밑반찬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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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가 수족관에 즐비합니다.
 조개류가 수족관에 즐비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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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홍합을 먹기좋게 까고 있습니다.
 친구끼리 홍합을 먹기좋게 까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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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시키려는 순간, 화장실 다녀 온 지인이 다급히 그러대요.

"여기는 조개찜이고, 옆집은 조개구이더라. 조개찜과 조개구이 중 뭐 먹을 낀데~."

지인은 확실한 선택을 강요했습니다. 조개찜 집과 조개구이 식당이 나란히 있는 줄 미처 몰랐지요. 찜보다는 구이가 더 당겼습니다. 하지만 홍합국 등 밑반찬까지 나온 터라 미안하더라고요. 고개 조아려 완전 미안함을 표시했습니다. 종업원 완전 쿨~^^ 하더라고요.

"괜찮으니, 좋으실 대로 하세요."

연신 "죄송합니더~" 하고 염치 불구하고 나왔습니다. 코너를 도니, 수족관에 조개류가 넘쳤습니다. 뭘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소문날까? 생각하며 옆집에 자릴 잡았습니다. 감자, 오이, 당근, 미역, 양념, 홍합 국 등이 나왔습니다. 겨울철이 제철인 홍합이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지인은 홍합을 먹기 좋게 까며 주문합니다.

"키조개에 치즈 얹을까요, 말까요?"

젊은 사람은 치즈를 좋아하는데, 어른들은 대개 치즈를 꺼립니다. 우리네 식성도 많이 서구화 되었습니다. 구이라, 불이 들어가자 뜨끈뜨끈 하더라고요. 이어 키조개, 가리비 등이 등장했습니다. 푸짐했습니다. 역시, 키조개가 있어야 눈도 즐거워집니다. 지체 없이 불판에 얹었습니다.

조개 앞의 미덕,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조개 등 패류가 푸짐합니다.
 조개 등 패류가 푸짐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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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 한상차림입니다.
 조개구이 한상차림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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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등을 연탄불 위에서 굽고 있습니다.
 조개 등을 연탄불 위에서 굽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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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에 든 양념 물 등이 지글지글 소릴 내며 끓자 냄새가 진동합니다.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조개구이에는 소주가 좋다며 창원에 왔으니 경상도 소주를 마시라더라고요. 그러자했지요. 건배를 외치며, 시간을 넘나듭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조개가 익자 서로 먼저 먹길 권합니다. 아무리 장유유서가 사라졌다 해도 우리네 미덕은 바로 이런 모습이지요. 훈훈함 속에 조개가 한두 개씩 사라집니다. 40년 지기 친구인 형님들, 열심히 살아 온 삶을 안주로 삼습니다. 술에 이만한 안주가 어디 있겠어요.

불판에 놓인 익은 조개가 타자 불 조리개를 봅니다. 어~, 불 조절이 되질 않습니다. 연탄불은 불 조절이 쉽지 않지요. 종업원을 불렀더니 조개껍질을 뒤집어 그 위에 올립니다.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싶습니다.

조개 익는 마을에서 친구 우정까지 익고 있습니다. 만나면 헤어지는 세상 이치 속에 조개가 아쉬운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역시, 쐬주 안주엔 조개가 제일이여! ㅋ~^^

마산어시장입니다.
 마산어시장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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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에서 본 저녁노을입니다.
 마산항에서 본 저녁노을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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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에 군침이 확 돕니다.
 조개구이에 군침이 확 돕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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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조개구이, #마산어시장, #저녁노을, #조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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