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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일 오전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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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든의 러시아 망명 신청을 보도하는 <가디언> .
ⓒ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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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기밀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도·감청을 해왔었다는 사실을 연일 폭로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30)이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1일(이하 현지시각) "스노든이 위키리크스 법률자문인 새라 해리슨을 통해 전날(30일) 저녁 10시 30분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영사 담당자에게 망명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공항의 영사 담당자인 킴 셰브첸코는 '영국 시민인 새라 해리슨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는 서류를 접수했으며, 한 시간 뒤 (러시아) 외무부가 접수를 위해 급사를 보내왔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불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가(스노든) 어느 곳이든 가길 원하고 어느 국가든 데려가길 원한다면, 그러면 된다"면서 "하지만 그가 여기(러시아)에 남기를 원한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만, 스노든은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에게 해를 끼치는 데 목적을 둔 그의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해 러시아가 조건부로 스노든의 러시아 체류를 허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그는(스노든) 자신을 인권 활동가나 인권을 위한 투쟁가로 생각하고 있어, 아마도 그의 일을 중단할 계획이 없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그는 (자신을) 받아 줄 국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언제 그것이 이루어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23일 홍콩을 벗어나 러시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스노든은 에콰도르를 유력한 정치적 망명 국가로 산정했으나 이동 과정에서 미국이 여권을 말소하고 에콰도르 역시 이미 발급해 준 난민인증서를 인정하지 않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LA타임스>는 러시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스노든이 1일 오전 러시아 외교관을 만나 정치적 망명 신청을 희망하는 15개 국가 리스트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유럽연합, 독일 도·감청폭로' 등 연일 메가톤급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스노든 사태'에 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처음으로 조건부 체류 허용을 시사함으로써 향후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에드워드 스노든은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망명을 막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스노든은 1일(현지 시각) '위키리크스' 누리집을 통해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문제에 관해 어떠한 외교적 딜(wheeling and dealing)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부통령(조 바이든)에게 내가 보호 요청을 하는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전화해 나의 망명을 거부하라는 압력을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지도자의 이런 기만행위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망명을 요청하는 인권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였는데, 현재의 정부는 이를 부정했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스노든은 또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시민권을 무기 삼는 전략으로 잘못 없는 나를 기소해 일방적으로 여권을 취소하고 (자신을) 나라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어떠한 법적인 판결도 없이 오바마 정부는 누구든지 망명을 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의 이행마저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나나 브래들리 매닝, 토마스 드래크 등 힘없는 폭로자(whistle blower)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합헌적인 정부를 추구하는 지각 있고 분노하는 대중을 두려워한다"며 "나는 나의 신념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에드워드 스노든, #러시아, #정치적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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