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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 해변
 파타야 해변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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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걷는다 두 마음은 이미 저 수평선 소실점
- 이상옥의 디카시 <파타야의 연인>

2011년 여름 교수연수 차 태국 파타야를 다녀왔다. 파타야는 태국의 손꼽히는 세계적 휴양지로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빈다. 열대의 뜨거운 낭만이 가득한 해변에는 연인들로 넘쳐난다.

파타야 해변에는 너무나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개성을 드러내면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낭만의 파라다이스이다. 요즘은 '다문화'라는 말이 너무 익숙하지만, 그곳이야말로 '다문화'가 관념으로서가 아닌 온 몸으로 느껴진다.

나는 아마 그때 처음 스마트폰으로 '디카詩'를 순간 포착, 실시간 순간 소통해 보이는 시연을 했던 것 같다. 그 작품이 바로 <파타야의 연인>이다.

디카시는 문자와 영상의 크로스 오버 혹은 퓨전의 산물이다. 오늘의 문화 역시 일상의 고정 관념이나 틀을 깨고 새로이 어울리는 퓨전 현상이 두드러진다.

아직 우리 문화는 완고한 편이다. 특히 문학이 더욱 그렇다. 작가 김훈은 디지털 시대에도 "나에게는 손가락으로 그렇게 하는 동작이 너무 비천하게 느껴졌어요. 나는 연필을 잡고 글을 쓰는 것이 정당한 글쓰기의 태도라고 생각하는 것이죠"라고, 어느 대담에서 밝힌 적이 있다. 문자예술로서 문학은 자신의 고유의 영토를 지키려는 정신이 어느 예술보다 강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환기되는 소통의 디지털 환경 속에서는 문학도 스스로 몸 바꾸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미디어 기술의 진화사로, 고대의 그림문양에서부터 최근의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기술은 소통의 진화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이 문자 미디어였지만, 근자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소통의 실시간성이 강조되는 바, 그것도 '문자+영상'의 멀티미디어언어가 대세를 이루며, '문자+영상 글쓰기'가 일상화된 것이다.

이제까지 3번의 연재를 통해서 디카시(詩)의 탄생 배경 혹은 디카시의 개념 등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디카시는 디지털 소통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밖에 없는 신종 장르라 할 것이다. 크로스 오버, 퓨전 등이 우리 시대 화두가 되는 것처럼 이제 디카시도 우리 곁의 새로운 시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세계관을 지닌 낭만의 파타야 해변에서 문자와 영상의 크로스 오버 '다문화 콘셉트'로서의 디카시를 생각하며 디카시 <파타야의 연인>을 썼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이제는 채호석 교수가 쓴 『 청소년을 위한 한국현대문학사』(두리미디어, 2009)에 새로운 시문학의 한 장으로 소개되어 있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날시)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



태그:#디카시, #파타야, #파타야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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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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