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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웅전에서 내려다 본 장곡사 전경
▲ 전경 상대웅전에서 내려다 본 장곡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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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장곡사는 청양군 칠갑산 자락에 있는 절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인 장곡사는, 사지에 의하면 통일신라시대 문성왕 12년인 850년에 보조선사가 창건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됐다고 전해진다. 장곡사가 유명한 것은 바로 대웅전이 상·하 두 건물로 분리가 돼 있기 때문이다.

장곡사는 약간 경사진 칠갑산 자락에 2개의 대웅전이 있는 특이한 가람배치로 돼 있다. 아래쪽에는 운학루와 하대웅전(보물 제181호)·요사·범종각 등이 있고, 여기에서 돌계단을 따라 하대웅전 뒤편으로 50m 정도 올라가면 상대웅전(보물 제162호)과 응진전이 있다.

상대웅전 안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국보 제58호)와 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 제174호)가 나란히 봉안돼 있고, 하대웅전에는 고려시대의 금동약사불좌상(보물 제337호)이 있다.

보물로 지정이 된 고려 때 지은 상대웅전
▲ 상대웅전 보물로 지정이 된 고려 때 지은 상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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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웅전이 두 곳일까?

장곡사의 대웅전이 두 곳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설은 분분하다. 누구는 상대웅전은 천상세계를 나타내고, 하대웅전은 사바세계를 나타낸다고도 한다. 하대웅전에는 석가여래불상이 봉안돼 있지 않고 약사여래불상이 봉안돼 있어서, 사바세계의 중생들의 병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상대웅전에도 석가여래불상이 봉안되어 있지 않고 비로자나불상이 봉안되어 있고, 좌협시로 약사여래를 모시고 있다.

또 하나의 설은 시대가 다른 두 개의 대웅전이 전화로 인해 나중에 하나를 더 지었다는 설이다. 일반적으로 사찰에서는 약사여래를 모시면 약사전이라고 하며,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곳을 대적광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곡사는 모두 대웅전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장곡사의 상대웅전은 고려 말, 조선 초의 건축양식을 보이고, 하대웅전은 조선중기의 건축양식을 보이고 있다.

상대웅전의 바닥은 전돌로 되어있다. 특별한 형태로 꾸며진 전각이다
▲ 상대웅전 안 상대웅전의 바닥은 전돌로 되어있다. 특별한 형태로 꾸며진 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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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에 지어진 하대웅전. 보물 제181호로 지정이되었다
▲ 하대웅전 조선조에 지어진 하대웅전. 보물 제181호로 지정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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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설도 전해진다. 건축된 시대가 다른 두 개의 대웅전으로 인해, 본래 두 개의 사찰이 따로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는 임진왜란 등 전란을 거치면서 사찰이 파괴되면서 새로 건물을 짓고, 기존의 건물은 나중에 보수하면서 두 개의 대웅전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조성연대가 차이가 나는 장곡사 상·하 대웅전

보물 제162호로 지정된 장곡사의 상대웅전은, 정면 3칸에 측면 2칸 크기이다. 지붕은 맞배지붕이며,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으로 특이한 양식을 보이고 있다. 건물 안쪽 바닥에는 전돌을 깔았으며, 그중에는 통일신라 때 것으로 보이는 잎이 8개인 연꽃무늬를 새긴 것도 섞여 있다.

상대웅전에는 국보 제58호인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와, 보물 제174호인 청양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및 석조대좌 등 귀중한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는 장곡사 상대웅전은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으로 특이한 양식을 보이고 있다.

건물 안쪽 바닥에는 전돌을 깔았으며, 그 중에는 통일신라 때 것으로 보이는 잎이 8개인 연꽃무늬를 새긴 것도 섞여 있다. 고려 시대 건축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상대웅전은 국보 제58호인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와 보물 제174호인 청양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및 석조대좌 등 귀중한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다.

국보 제58호인 장곡사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
▲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 국보 제58호인 장곡사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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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74호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
▲ 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 보물 제174호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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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81호인 하대웅전은 조선 중기에 지은 것으로 정면 3칸에 측면은 2칸 크기이다. 지붕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으며, 지붕 처마를 받치는 장식구조 다포양식이다. 하대웅전은 맞배지붕에 화려한 다포 양식을 가미한 것으로, 이는 불교의 전각에서는 보기 드문 예이다.  상대웅전이 전돌을 깐 것과 달리 마루를 깔았으며, 불단에는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보물 제337호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을 모시고 있다.

넘치는 환자들로 인해 또 하나의 대웅전을 지었다고

그렇다면 왜 장곡사에는 두 개의 대웅전이 있는 것일까? 또 왜 대웅전에 상·하 대웅전 모두 약사불을 모셔놓은 것일까? 지난 2005년 8월 23일 장곡사를 처음으로 찾았을 때, 절에서 전하는 전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장곡사의 대웅전은 원래 상대웅전이다. 그런데 상대웅전에 모셔놓은 철조약사여래좌상이 하도 영험해, 이곳에 와서 병이 낫기를 바라고 불공을 드리는 사람은 모두 완치가 되었다. 그러다가 보니 그 소문을 듣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와, 약사불 한 분을 아래쪽에 하대웅전을 짓고 모셔놓았다."

이 장곡사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웅전이 두 개인 이유를 알 듯하다. 상대웅전은 고려 때 지어졌으며, 하대웅전은 조선조에 조성했다. 그런데 하대웅전에 모셔 놓은 보물 제337호인 금동약사여래 좌상이 고려 때 조성한 것이라면, 그 해답이 된다.

장곡사 하대웅전에 모셔진 보물 제337호인 금동약사여래불
▲ 금동약사여래불 장곡사 하대웅전에 모셔진 보물 제337호인 금동약사여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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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원래 하대웅전에 모셔놓은 금동약사여래좌상도 상대웅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조선조에 들어 많은 사람들이 장곡사 대웅전(상대웅전)에 모셔진 약사불의 영험함을 소문으로 듣고, 치료를 하기 위해 장곡사로 몰려왔을 것이다. 당연히 상대웅전의 넓지 않은 공간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공간이 비좁다 보니, 그중 한 분을 하대웅전을 짓고 내려 모셨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절집에 전해지는 이야기는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전설이라는 것이 전해지면서 내용도 바뀌고 이야기도 가감이 되지만, 장곡사에 전해지는 약사불의 전설은 능히 그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을, 칠갑산에 단풍이 물드는 날 다시 한 번 찾아보아야겠다. 그날은 이 세상에 오염이 된 수 많은 민초들을 위한 108배라도 하면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곡사, #청양, #칠갑산, #대웅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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