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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지방문화재자료인 진주 촉석루(矗石樓)를 원래대로 국보로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토사학자 추경화(63)씨를 비롯한 진주사람들이 '촉석루, 국보 환원 운동'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추씨는 최근 진주시·문화재청 등에 건의서를 내고, 진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6월 경남도에 촉석루를 보물로 지정 건의해줄 것을 요구했고, 경남도 문화재심의위원들은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향토사학자 추경화(63)씨는 촉석루의 국보 환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향토사학자 추경화(63)씨는 촉석루의 국보 환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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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자 추경화씨가 촉석루를 지을 때 사용되었던 돌을 살펴보고 있다.
 향토사학자 추경화씨가 촉석루를 지을 때 사용되었던 돌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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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는 원래 국보였다. 고려시대 공민왕 때(1365년) 창건됐던 촉석루는 8차례 중건과 보수 과정을 거쳤다. 촉석루는 정부 수립해인 1948년 국보 276호로 지정되었는데, 6·25 때 비행기 폭격으로 파괴됐다.

촉석루가 국보에서 해제된 때는 1957년이었다. 지금까지 촉석루가 국보에서 해제된 연도가 1956년으로 알려졌는데, 추경화씨가 제시한 <관보>를 보면 "문교부 고시 제41호(당시 최규남 장관), 촉석루를 국보에서 해제한다. 단기 4290년 8월 7일"이라고 되어 있다. 단기 4290년은 서기 1957년이다.

촉석루는 1959~1960년 사이 복원됐다. 추경화씨가 입수한 1957년 1월 19일 <국무회의록>에 보면 "진주 촉석루 보수 관계 보고"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추씨는 "당시 정부는 촉석루를 중건·재건한 것이 아니라 보수한 것으로 보았다"고 밝혔다.

촉석루는 한동안 아무런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하다가 1983년 7월 20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호'로 지정되었다. 국보나 보물, 중요민속자료, 사적, 명승 등이 모두 귀중한 문화자산이지만, 대개 지방문화재자료는 문화재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촉석루 국보 환원운동은 2004년 진주문화원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당시 문화재청에서 "중건 뒤 50년 이하로 기준에 못 미친다"고 해, 진주사람들은 운동을 계속 벌이지 않고 '중건 50년'이 되기를 기다렸다. 올해로 촉석루 중건 53년째다.

촉석루가 다시 복원된 때는 1959~1960년 사이였다. 진주사람들은 1955년 6월 '촉석루 기성회'를 조직해 복원에 나섰다. 추경화씨에 따르면, 진주사람들은 당시 '목수계의 정승'이라 불리던 임배근(林培根)과 최고 대목장 고택영(인간문화재) 등을 모셔 촉석루 복원에 나서도록 했다는 것.

촉석루 관련 자료를 찾고 있는 추경화씨는 국보 환원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촉석루가 6·25 때 파괴되기는 했지만 대석(臺石, 받침돌)은 그대로 있었던 것.

<동아일보> 1958년 11월 12일자에 보면, 신동준 기자(국회의원 역임)가 쓴 '팔도강산, 발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코너에 "촉석루엔 석대만…"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이 기사를 근거로, 추씨는 "지금도 확인을 해보면, 촉석루 아래 돌기둥 바닥은 분명히 옛 자취가 남아 있고, 의암바위로 가는 쪽 석문과 인력으로 쪼아댄 벽면, 돌계단, 물이 흐르도록 만든 사각바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촉석루의 국보 해제를 결정한 날짜는 1957년 8월 7일이다. 사진은 당시에 나온 <관보>.
 정부가 촉석루의 국보 해제를 결정한 날짜는 1957년 8월 7일이다. 사진은 당시에 나온 <관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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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월 19일 <국무회의록>에 보면 '촉석루 보수'라고 해놓았다.
 1957년 1월 19일 <국무회의록>에 보면 '촉석루 보수'라고 해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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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재와 비교가 될 정도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대표적이다. 숭례문은 2008년 화재로 88% 이상 소실됐다. 당시 국보 해제가 거론되었는데, 문화재위원들은 일부 상징성과 역사성을 감안해 '국보 1호 유지'를 결정했다. 불탄 목재를 재활용한다는 것이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추경화씨는 "다른 지역에 있는 고택이나 화장실 등의 경우 건립 시기가 한창 늦은데도 촉석루보다 높은 문화재 등급으로 지정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촉석루도 숭례문과 동일한 기준에서 상징성과 역사성 의미를 고려해야 하고, 촉석루가 옛 모습으로 환원된 지 50년이 지났으니 즉시 국보로 재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진주시는 지난 6월 말 경남도에 '촉석루의 보물 지정 신청'을 건의했다. 경남도 문화재심의위원들은 지난 8월 7일 현장 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진주시청 관계자는 "촉석루는 옛 모습을 찾은 지 50년이 지났고, 잘 보존되어 있다"며 "조만간 경남도 문화재위원들이 회의를 열어 중앙정부에 '보물 지정 신청'을 건의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주성 촉석루 현판.
 진주성 촉석루 현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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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국보 환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향토사학자 추경화씨가 "의암바위로 가는 쪽 석문과 인력으로 쪼아댄 벽면, 돌계단, 물이 흐르도록 만든 사각바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촉석루 국보 환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향토사학자 추경화씨가 "의암바위로 가는 쪽 석문과 인력으로 쪼아댄 벽면, 돌계단, 물이 흐르도록 만든 사각바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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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성, #촉석루, #추경화, #진주시, #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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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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