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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조도 신전해변에서 맞이한 새벽 풍경인데 해무가 끼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하조도 신전해변에서 맞이한 새벽 풍경인데 해무가 끼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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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뤄진다더니 40여 년 동안 가고 싶었던 관매도행이 드디어 이뤄졌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적에 진도가 고향인 친구의 관매도 자랑 때문에 '나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줄 곧 뇌리에 박혀 있었다. 늦은 휴가지로 꿈에도 그리던 관매도행에 가기로 했다. 지난 15일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벽파진항 옆 언덕 위 바위에 있으며 소전 손재형님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거북형상의 좌대는 원래의 바위를 그대로 양각한 것이 특징이며 거북의 눈은 일본을 향하고 있다.
▲ 충무공벽파진전첩비 벽파진항 옆 언덕 위 바위에 있으며 소전 손재형님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거북형상의 좌대는 원래의 바위를 그대로 양각한 것이 특징이며 거북의 눈은 일본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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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에 들어서니 대교 밑 울돌목에서 회오리치듯 굉음을 내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여행객을 맞이하는 환영 인사일까?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낀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섬멸한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강폭은 좁은데 수심은 깊어 바닷물이 세차게 돌면서 흐를 수밖에 없는 천혜의 요새인 셈이다.

진도타워에서 바라 본 진도대교이며 대교 아래가 울돌목이다.
▲ 진도대교 전경 진도타워에서 바라 본 진도대교이며 대교 아래가 울돌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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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로운 섬', '기름진 땅', '신비의 섬' 등이 진도를 표현하는 말이다. 하지만 진도를 가장 진도스럽게 해주는 것은 아마도 '진도아리랑'이 아닐까 싶다. 진도아리랑의 탄생 설화는 삼별초군이 고려 항몽에서 패한 이후 제주도처럼 말을 키우는 목장이 설치된다. 그래서  진도를 다스리는 현감하고 목장을 관리하는 목감이 존재하게 된다.

1년에 4000필의 말을 몽고에 받쳐야 하는데, 망아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죽거나 병들지 않도록 매년 제사를 지냈다. 제사를 지낼 때 현감 아들 '아리'도 따라와 목감의 딸 '서리'를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자주 만나니 손잡고 '쌔쌔'하며 성장하여 둘이서 보듬고 응응거리게 된다. 그후 결혼하여 딸을 낳았는데 '아라리'라 이름 짓고 강원도로 시집보내게 된다. 시집간 딸이 부모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가 진도아리랑이란다.

아~리 아~리랑~ 서~리 서리랑~
아라~리가 났네~~ 네~~~~에 해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아~~ 났~~ 네~~~

(후렴) 문경 세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

관매도행 배에서 느끼는 바다에 대한 감상
 관매도행 배에서 느끼는 바다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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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에 겨운 진도아리랑을 들으며, 진도의 끝자락 팽목항에서 배에 올랐다. 그후 하조도 어류포항에서 관매도행으로 갈아탔다. 더운 날씨 때문일까? 바다에는 안개 같은 해무가 잔뜩 끼어 있어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며 '설램' 그 자체였다. 해무 속에서 섬의 봉우리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풍광은 육지에서만 살던 나에게는 꿈속에서나 봄직한 광경이었다.

관매도 입구의 환영 표지판
 관매도 입구의 환영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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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관호마을 앞 포구
 관매도 관호마을 앞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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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듯한 날씨 때문에 도보로 걷는 관매도 답사를 포기하고 대신 배를 빌려 섬을 일주하기로 했다. 관매팔경을 다 볼 수 있고 고생도 덜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의 방아섬, 동지나해의 거친 파도에 밀려나 50m절벽으로 갈라져 쌍바위섬이 되었다는 하늘다리 등을 바라보면서 신비의 비밀이 하나씩 풀어지고 있었다.

섬에는 전설이나 설화가 하나씩 숨어 있어 신비로움을 더하는데, 관매도는 새가 입에 먹이를 물고 잠깐 쉬어간다는 뜻으로 '볼매'라고 불리다가 1914년 지명을 한자식으로 고칠 때 볼을 관(觀)자로 표기하여 관매도가 되었다고 한다. 약 1700년경 한 선비가 제주도로 귀양 가던 중 약 2㎞에 달하는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관매도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짙은 해무가 끼어 방파제 끝 등대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팽목항 방파제 짙은 해무가 끼어 방파제 끝 등대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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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일주를 마치고 하조도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여행객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하조도 등대와 상조도에 있는 도리산 전망대를 답사하기 위해서다. 도리산 전망대에 오르니 새떼처럼 떠있는 섬들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새떼'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석양의 노을까지 곁들어진 풍광은 이번 여행의 압권이었다.

해무가 낀 바다를 지나가는 배와 산등성이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해무가 낀 바다를 지나가는 배와 산등성이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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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그곳의 특별한 식도락을 즐기는 것이다. 50°인 진도홍주를 맥주와 혼합하여 일명 '노을주' 또는 '낙조주'를 제조하고 팔닥팔닥 살아있는 생선회를 곁들여 먹는 것은 진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 아닐까 싶다. 장관이었던 도리산 전망대 낙조를 보고 와서 '낙조주'를 마시는 기분은 황홀함일 뿐이었다. 더하여 전라남도 관광문화해설사 허상무씨가 구성지게 부르는 진도아리랑를 같이 따라 부른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관매도 동북쪽에 있는 섬으로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의 섬이다. 섬 정상에는 남자의 상징처럼 생긴 바위가 솟아 있는데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원하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관매2경 방아섬(남근바위) 관매도 동북쪽에 있는 섬으로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의 섬이다. 섬 정상에는 남자의 상징처럼 생긴 바위가 솟아 있는데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원하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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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관매도, #조도, #진도, #벽파진전첩비, #진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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