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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지난 24일시민청에 나들이 나와 뜬구름갤러리를 거닐고 있다.
 한 가족이 지난 24일시민청에 나들이 나와 뜬구름갤러리를 거닐고 있다.
ⓒ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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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급식이 맛없어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서울시청 시민청 내 시민발언대에서 대여섯 살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마이크에 입을 대고 소리쳤다. 아이는 마이크에서 입을 떼더니 금세 고개를 뒤로 젖혀 머리 위에 장착된 스크린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다시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 댔다.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에 나오는 것이 신기한 듯, 아이는 그렇게 서너 번 마이크와 스크린을 번갈아 살펴보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시민청 지하 1층, 광화문방향으로 나가는 출구에 자리 잡고 있는 시민발언대. 이곳은 서울시에 바라는 점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로이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이크에 입을 대고 의견을 말하면 마이크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서울시는 송출된 모든 영상을 취합해 정책 개선 자료로 쓴다. 물론 이날 유치원생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시민청은 사진을 비롯해 조형물, 그림, 애니메이션 등 각종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전부터 직접 만지고 관찰할 수 있는 체험전,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카데미, 마술, 마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까지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청 구성 공간 중 일부를 대관해주는 서비스와 예비부부를 위한 '작은 결혼식', '부부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개관한 시민청은 하루 3000~4000명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5000~60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느 새 시민들의 열린 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람객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입장료나 관람료가 없기 때문에 국내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시민청은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연결돼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시청역 4번 출구 쪽에 위치한 시민청 입구로 들어서면 알록달록 색색깔로 시선을 사로잡는 '활짝라운지'가 아이들을 반긴다. '활짝라운지'는 바닥부터 벽, 의자까지 화사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있다. 벽면에는 미피, 우주인, 트리, 천사 등 개성이 가득 묻어난 그림들로 채워져 있어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활짝라운지에서는 매일 오후 12시, 6시(주말 오후 12시, 2시, 4시, 6시)에 진행되는 밴드음악, 국악, 마임, 마술 등 가지각색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마임과 마술쇼는 관객들이 무대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어 아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활짝라운지 바로 옆 '소리갤러리'는 독특한 소리작품들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마이크에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라는 글자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이색적인 장치부터 연필로 선을 그으면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새까만 종이, 서서히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며 미세한 차이의 풍경소리를 들려주는 작은 종까지, 직접 만지며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소리갤러리 맞은편, 68개의 스크린이 장착된 '담벼락미디어'가 아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우선 스크린 앞쪽에 놓인 여러 개의 '낙서테이블'에서 아이들은 원하는 선의 굵기와 색상을 선택해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가상키보드를 눌러 하고 싶은 말을 쓸 수도 있다. 벽에 장착된 대형 스크린에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작성한 글이 실시간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다만 취학 전 아이들에겐 낙서테이블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부모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

담벼락미디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레이싱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서울레이스' 앱을 내려 받으면 대형 스크린 속의 자동차를 스마트폰으로 운전할 수 있는 것. 아이들은 남산, 63시티, 광화문, 경북궁 등 서울의 명소를 달리며 제한 시간 내 남들보다 빠르게 결승점을 통과하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담벼락미디어를 나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책을 읽으며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공간 '서울책방'이 눈에 들어온다. 1층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 쪽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인데, 이곳 책방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뿐만 아니라 각종 동화, 만화책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도서가 구비돼 있다. 이곳에서 신간 서적을 구매할 수도 있다.

무교동으로 향하는 출구 쪽으로 가다보면 우리 역사를 탐방할 수 있는 학습공간 '군기시유적전시실'이 위치하고 있다. 이 전시실은 서울시청 건립공사 중 발굴·조사된 한양 군기시의 유물을 그대로 보존,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화살촉 더미, 불랑기자포(보물 861-2호), 영자총통 등 조선의 무기들뿐만 아니라 청자삼감화분, 분청사기소호, 청자반, 목제신발 등 생활유물까지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대포를 조립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도 설치돼 있어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무교동 방향 출구 쪽에서는 '은행나무 이야기', '소망의 탑', '탄생', '저기 있잖아요' 등 총 6개의 조형물을, 시민청 천장 곳곳에 장착된 스크린을 통해서는 남산, 북한산성 등 서울의 랜드마크와 서울시민들이 직접 보내온 사진, UCC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지하 2층에서는 체험교실에서 만든 아이들의 창작물과 만화가 석정현의 캐리커처 작품도 볼 수 있다.

시민청 관계자는 "시민청에는 전시물, 프로그램, 공연 등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고 입장료도 받지 않아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며 "많은 시민들이 시민청을 딱딱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부담 없이 찾아 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인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교체하고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관람안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무료.

◇ 체험 프로그램

▲목공체험 (9월 1, 8일 오후 4시), 도예체험 (9월 15일부터 10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시민청 홈페이지(www.seoulcitizenshall.kr) 내 아카데미 페이지에서 선착순 30명 모집, 체험료 별도 ▲어린이극장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당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안내데스크에서 번호표 발급, ▲말하는 책방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프로그램 시작 15분전부터 선착순 10~15명 모집.

스마트폰으로 '서울시민청' 앱을 내려 받으면 시민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 교통 및 주차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4번 출구방향 지하연결통로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마을버스 종로 09, 종로 11번 ▲간선버스 101, 150, 402, 501, 506, 405번 ▲지선버스 172, 472, 504, 700, 1711, 7016, 8000, 7018, 7017, 7012, 7022, 7019, 7212, 1020번 ▲일반버스 111, 1002번을 타고 시청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서울시청 주차장이 있으나 주차공간이 많이 부족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차 시에는 10분 당 1000원(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이 부과된다.

◇ 식사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없지만 시민청 내 공정무역카페 '지구마을'에서 커피, 차, 주스와 쿠키, 빵 등 간단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 모유수유실

시민청 건물 지상 1층(서울도서관)으로 올라가면 여자화장실 옆에 모유수유실이 마련돼 있다.

◇ 인근 가볼 만한 곳

시민청 지상 1~5층에는 약 7만 권의 도서를 열람 및 대출할 수 있는 서울도서관이 있고 시민청 앞에는 타원형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시청역 5, 6번 출구로 나가면 사계절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서울광장과 청계천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서울광장에서는 오는 9월 15일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 서포터즈 소망식이 진행된다. 이 캠페인은 뉴시스와 베이비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등이 후원한다. 유모차 이용자와 가족 3000여 명이 참가하는 자리로, 공식 기념식 이후에 서울광장 곳곳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유모차를 끌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마당이 펼쳐진다.

한 아이가 지난 24일 토요일 시민청에 나들이 나와 시민청 내 담벼락미디어에서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아이가 지난 24일 토요일 시민청에 나들이 나와 시민청 내 담벼락미디어에서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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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담벼락미디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담벼락미디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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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둘째 주 주말에 열리는 한마음살림장 생활문화장터 아트마켓에서 아이들이 수공예 체험을 즐기고 있다.
 매월 둘째 주 주말에 열리는 한마음살림장 생활문화장터 아트마켓에서 아이들이 수공예 체험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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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시유적전시실 모습. 서울시청 건립 공사 당시 발견된 조선시대무기제조기관인 군기시의 건물지와 호아석축 등으 발굴현장 그대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군기시유적전시실 모습. 서울시청 건립 공사 당시 발견된 조선시대무기제조기관인 군기시의 건물지와 호아석축 등으 발굴현장 그대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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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서울책방.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서울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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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서울시민청, #가볼만한 곳, #서울시청 시민청, #시민청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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