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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다이빙을 하는 내 친구 이재일.
 스킨 다이빙을 하는 내 친구 이재일.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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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이재일.

회를 엄청 좋아하는 그는 바다 속에 들어가서 작살질로 마구 물고기를 잡아도 되는 줄 알았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 맘대로 회를 먹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속아서 스쿠버 다이방을 시작했다(하지만 낚시가 아닌 작살 등으로 물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다). 스쿠버 다이빙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됬다.

그는 이전에는 회를 못 먹었고 바닷가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역마살처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자신에게 스쿠버 다이빙은 너무 좋았다고. "배를 타고 넓은 바다에 나가 심해를 돌아다니는 맛이 아주 일품"이란다.

초반엔 스쿠버 다이빙을 연습하다 놀라 기절할 뻔 한 적도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던 어느 날. 그는 몸이나 풀겸 근처 강을 찾아 들어갔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뒷머리가 곤두설 정도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물속에서 보이는 건 이상한 자루들과 사람 형상을 닮은 수초들이 있었다.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와야겠다고 맘을 먹고 물질을 하며 나오고 있었다. 그 순간 사람 머리 형태가 흐린 물속에서 불쑥 솟아나는 게 아닌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는 친구. 도망가고 싶었는데 그날따라 물살이 그쪽으로 흘러가 정말 기절할 뻔했다고. 알고 보니 그건 그냥 모자였다고 한다. 그 후론 여럿이 그리고 시야가 트이는 바다만 들어간다는 친구다.

"저 무장공비 아닙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모습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모습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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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장공비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스킨 다이빙이라는 취미생활입니다."

해변가의 주민들이 의심스런 시선을 보낼 때 웃으며 이런 말을 한단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보면 이상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것을 느낀단다. 성인 여러 명이 검정색 수트(잠수할 때 부력을 주기위해 입는 옷)를 입고 다니면 오해받기 십상이다.

특히 늦은 저녁 시간에 동해바다를 돌아다니면 종종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북한 관련 뉴스라도 심각하게 나오면 자신들을 보는 느낌이 더 다르다고. 혹시라도 해안경비를 서는 군인이라도 볼라치면 오인 사격이라도 할까 봐 자신들이 더 놀란다. 그래서 후미지고 외진 곳보다는 시야가 확 트이고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신만 제주도나 동해 등으로 다니면서 즐겁게 노는 게 마음에 걸렸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인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더 생기더란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동안 집에서 멍하니 기다릴 가족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련했다.

'어차피 회도 못 먹는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란 생각 끝에 떠오른 게 스킨 다이빙과 스노쿨링이다. 둘 다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 하는 스포츠다. 스킨 다이빙은 어른들의 '스쿠버 다이빙'라고 생각하면 되고 스노쿨링은 아이들의 스킨 다이빙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킨 다이빙을 하기 위해선 전망 좋은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특히나 캠핑하기 좋은 바다가 있는 곳이 좋다. 그래서 가족과 전망 좋은 곳에서 취미생활과 캠핑을 같이 할수 있게 됐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 테니스, 태권도, 무에타이, 자전거, 등산 등을 즐겼다. 근데 친구가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운동은 스킨 다이빙이라고.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반을 바다에 들어간다. 기존에 격하게 하던 운동만큼 운동량은 크다고 한다. 

게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정말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는 거 같다고. 아이들과 아내는 스노쿨링을 같이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다. 운동 후 가족끼리 끓여 먹는 라면 맛은 거의 죽음이라고. 이렇게 같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어 더욱 캠핑의 재미를 느낀다.

스킨 다이빙과 스노쿨링을 하기 위해선 전망 좋은 바다가 있는 곳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주말이면 항상 바다가 있는 곳으로 캠핑을 간다. 이 재미에 캠핑을 준비한다. 텐트와 삼겹살 정도의 먹거리 정도만 챙긴다. 여기에 기름값 정도만 추가하면 큰 부담 없이 주말 가족 여행이 완성된다.

스킨 다이빙을 하면서 부부는 늘 주말이 바쁘다. 주말마다 여행을 계획하기 때문이다. 주중의 피로를 가족이 같이 여행을 다니며 푼다. 이런 생활이 벌써 1년 정도 되었단다. 예전에는 별로 대화가 없었는데 스킨다이빙을 하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1년여 만에 우리나라의 좋다는 곳을 다 다니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친구에게 좋은 캠핑지를 물어보기 위해 몇가지 질문을 했다.

제주  일출 모습.
 제주 일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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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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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하고 싶은 캠핑지는?
"자주 가는 곳이긴 한데 제주도와 동해 그리고 충남 대난지도 정도가 무난하다. 제주도는 올레길 자체가 너무 훌륭하다. 게스트 하우스도 아주 잘되어 있다. 그곳에서 1인당 2만 원정도면 숙박이 가능하고 비행기표도 잘 구하면 왕복 10만 원 이하로 구할 수 있다.

동해는 강원도라 차로 가기가 너무 좋고 강원도 자체가 경치가 좋기에 추천한다. 홍천의 칙소폭포도 전경이 너무 훌륭하다. 그리고 대난지도는 캠핑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화장실 등이 무료로 잘 되어 있고 기본 편의시설인 슈퍼, 음식점 등도 근처에 많이 있다.

참고로 제주도에 가면 해변가 돌에 '거북손'이라고 하는게 붙어 있는데 뜯어다 라면에 넣어도 일품이고 그냥 끓여서 먹어도 좋다. 맛은 게살맛이고 식감은 부드러운 조개 느낌이다. 거기에다 국물이 아주 시원해 술안주로 딱이다(웃음)."

대난지도에서 가족과 캠핑준비중인 모습
 대난지도에서 가족과 캠핑준비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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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대난지도 일출
 충남 대난지도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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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과 제주에서의 스노쿨링
 제주올레길과 제주에서의 스노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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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지?
"일단 자연의 풍광이 훌륭한 곳을 같이 가니 너무 즐거워한다. 밤에 사방이 어둠이 가득하고 가족만이 텐트 안에 있을 때의 친밀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안에서 대화들도 많이한다. 그 시간들로 인해 가족의 친밀감을 더해졌다. 늘 밖으로 돌아다닌 내가 요샌 정말 아이들에게 아빠의 역할을 하는 거 같아 뿌듯하다. 이제 가족들과 내가 제대로 '불금', '불토'를 보내는 것 같다. 가족과 보내는 게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줄은 예전엔 잘 몰랐다."

- 주말 캠핑이나 스킨다이빙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아이들에게 평생 가능한 건강한 취미를 갖게 해주는 것이니 미루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 저처럼 역마살 끼 있는 분한테는 더더욱 좋을 것 같다. 가족에게 건강한 자연을 보여주고 본인에게도 평생 가능한 친구와 같은 취미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이제 저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불금', '불토'가 기다려지는 행복감을 맛보시길 추천한다."



태그:#캠핑, #스킨다이빙, #주말여행,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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