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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기춘대원군'(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감사원장 내정) 연락을 받았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박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황 법원장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 곤혹스런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기춘대원군'(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감사원장 내정) 연락을 받았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박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황 법원장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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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고등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는 황찬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었다.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그의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을 놓고 날선 말을 주고 받았다.

야당은 황 원장이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의 수장으로 가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사법부와 행정부가 이런 식으로 인사교류를 하는 게 3권 분립에 적합하냐"며 "잘 훈련받은 판사들이 최종적으로 행정부 고위직으로 가는 것은 3권 분립이 아닌 융합"이라고 꼬집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도 "중앙지방법원장이 감사원장 후보를 덜컥 수락하는 게 과연 사법부 독립에 맞냐"며 "다른 법원장들도 '혹시나' 하고 기대하며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해철 의원은 황 원장이 감사원장에 임명될 경우 내년 2월 법원 정기 인사까지 몇 달 동안 지방법원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며 "이런 인사공백이 계속 나오게 하는 것은 형식적으로도 사법권 운영 등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들어 헌법재판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등에 법관 출신을 임명하면서 대전·광주고등법원, 서울가정법원의 원장 자리는 사실상 비어 있다. 여기에 서울중앙지법까지 더해진 셈이다.

새누리당은 '황찬현 원장의 감사원장 후보자 내정의 적절성 여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룰 사안'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오늘은 법원의 모든 기관을 감사하려고 모였다"며 "오늘 (황찬현) 법원장을 상대로 감사원장 후보로서 적격한지를 따지면 법사위가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학용 의원은 "주객이 전도되는 국감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하는 인사에 대해 사사건건 얘기하는 것은 인사권 침해"란 말도 덧붙였다.

"감사원장 후보 임명, 출신지역과 무관하다고 믿을 사람 없다"

이날 국감장에선 정부의 'PK(부산·경남) 편중 인사'도 논란거리였다. 야당은 황찬현 원장이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점을 거론하며 "감사원장 발표와 (출신 지역이) 무관하다고 믿을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는 것 같다"(신경민), "(차기) 감사원장이 중립적이지 못할까봐 그런다"(서영교)고 지적했다.

황 원장의 감사원장 후보 발탁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경남 마산중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황 원장이 어떤 절차를 거쳐 감사원장 후보 임명을 통보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위해 연단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 국감 출석한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위해 연단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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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기춘대원군'(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감사원장 내정) 연락을 받았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 질의 장면이 재판정에 마련된 기자실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 "(감사원장 내정) '기춘대원군' 연락받았나" "예, 그렇습니다"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기춘대원군'(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감사원장 내정) 연락을 받았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 질의 장면이 재판정에 마련된 기자실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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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원장은 "구체적인 과정은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솔직하고도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오전 내내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언제 사전검증 동의서를 냈고 누가 (결과를) 통보했는지 밝히지 않으니 의혹이 계속 나온다, '기춘대원군'에게 통보받은 것 아니냐"고 질타하자 "그렇다"고 시인했다.

다만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홍경식 수석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 원장은 "(제가) 마산 출신이고 김기춘 실장과 홍경식 수석 두 분 다 마산중학교 출신인데, 홍 수석은 법조선배로, 모임에서 겨우 인사하는 정도며 김 비서실장과는 사적으로 전혀 교류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며 '인맥 인사'가 아니란 뜻으로 해명했다.


태그:#김기춘, #감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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