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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 하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하고 있다.
▲ 강창희 의장에게 항의하는 전병헌 원내대표 강창희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 하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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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국회의장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내달 2일 국회에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

강창희 의장은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여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정했고, 민주당의 토론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2012년 5월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지만, 강 의장은 인사문제는 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들며 물리쳤다. 

하지만 지난 1998년 김종필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에서 국회의장이 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과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1998년 3월 2일 국회 본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 상정을 앞두고 김재천 한나라당 의원은 발언을 신청했다. 그는 "임명동의안은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면서 "김종필 총재의 국무총리 임명이 선거 전에 합의된 사안이다, 김종필 총재가 국무총리에 임명된다면 명백히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에 남궁진 국민회의 의원은 "인사에 관해서는 찬반토론 안 하기로 했잖아요, 중지시켜주세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의 김수한 의장은 의원들의 발언을 계속 허용했다. 같은 해 8월 1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박준규 의장이 "잘못하면 판도라의 상자가 된다"면서도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을 허용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그렇게 존중한다는 관례는 거짓"이라고 밝혔다.

인사문제 토론거부가 관례? 15년 전 한나라당 의원들 토론했다

또한 국회선진화법에는 인사 관련 안건에서 필리버스터를 제외한다는 규정은 없다. 강 의장이 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법 제106조의2 1항은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법의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토론(이하 이 조에서 "무제한 토론"이라 한다)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재정 대변인은 "입법부 수장이 관례가 법 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거짓말까지 해가며 날치기 할 사안이었는지 묻고 싶다"면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청와대와 여당의 일방통행을 막겠다, 분노한 민심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강 의장과 새누리당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의사일정을 강 의장 임의대로 조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초 임명동의안은 의사일정 6번이었는데, 이를 1번으로 변경함으로써 이후 의사일정에 민주당이 참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의사일정 변경 역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함에도 강창희 의장은 하루 전 본회의에서 의사일정을 급박히 바꾼 바 있다.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모색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강 의장이 이미 '임명동의안'을 상정한 후에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결국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한 '반쪽짜리' 임명동의안에 머물고 말았다. 임명동의안 통과 직후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임명동의안 상정을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에 국회의장이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상정 통보를 받았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수석부대표는 29일 강 의장을 만나 "관례에 따라 의원총회를 하고 있을 경우 본회의가 시작된다는 점을 원내대표에게 예고와 고지를 해왔는데, 당일의 경우 그런 예고와 고지 절차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것이야말로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던 관례를 국회의장이 깬 것"이라고 적극 항의했다.


태그:#강창희 의장 거짓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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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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