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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사육농가 및 중도매인과의 상생을 위해 계란유통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하림의 다양한 상품에 들어가는 브랜드 로고
 하림은 사육농가 및 중도매인과의 상생을 위해 계란유통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하림의 다양한 상품에 들어가는 브랜드 로고
ⓒ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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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이 사육농가와 손잡고 고품질 친환경 계란 유통사업에 나선다'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한국계란유통협회와 대한양계협회의 반발이 연일 더 커지고 있다.
두 단체는 "함께 힘을 모아 끝까지 저지하자"라는 의기 투합까지 할 기세다. 또 여기에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추진위원회까지 힘을 실어주다 보니, 두 단체는 대규모 집회일정과 투쟁방향에 대해서도 서로 교감을 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닭고기만 하면 될 것이지, 왜 계란까지 손을 대느냐"며 "하림이 계란 유통까지 진출하겠다는 것은 닭 사육농가부터 계란 중도매인들까지 모두 자신들의 수중에 두고 맘대로 요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이들은 "하림이 지금처럼 클 수 있도록 도와준 사육농가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계란 유통사업을 결정했다고 오도하고 있는데, 하림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사육농가들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며 "사육농가들을 종속시키더니, 이제 계란 유통인들까지 종속시키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 단체의 이러한 반발에 대해선, 하림도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올지 전혀 몰랐다는 눈치다. 이에 대해, 하림의 한 관계자는 "양계농가들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하림도 없었다"며 "양계농가와 중도매인과의 상생이라는 차원에서 계란 유통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하림의 진정성을 너무 몰라준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어떻게 하면 농가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해왔고, 그 과정에서 일부 사육농가 대표들과 중도매인들로부터 계란 유통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제의가 먼저 들어왔다"며 "경영진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결과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라고 계란 유통사업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하림과 손을 잡은 사육농가는 지난 2009년 건립된 녹색계란주식회사로 확인됐다. 녹색계란은 전라남도와 나주시가 예산을 투입해 만든 계란 집하장으로, 30여 명의 농가들이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운영했지만, 매출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림 상생론은 거짓말"

하림이 주장하는 상생론에 대해 계란유통협회나 양계협회는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계란유통협회 김낙철 교육위원장은 "자꾸 상생을 들먹이는데, 하림은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CJ, 풀무원, 오뚜기 등 식자재 대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일등란'이란 브랜드를 앞세워 계란 유통시장을 완전히 흐려놓았고, 그로 인해 계란 생산농가나 중도매인들이 생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하림은 지금 계란 유통시장에 상생이 있는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라며 힐난했다.

그는 또 "특히 하림은 '무항생제 계란'을 강조하며 기존 일등란과 차별화를 두려고 하지만, 결국엔 친환경이나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기존 일등란을 다르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문제는 정부가 인증해주는 것만큼의 신선도와 안정성을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등란이 되기 위해선 세척이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지만, 세척 과정에서 살모넬라 균을 포함해 인체에 유해한 각종 균들의 침투를 막는 큐티클 층이 씻겨나간다는 것이 계란유통협회의 주장이다. 그로 인해, 세척 계란, 즉 일등란의 유통 기일도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협회의 지적이다. 

양계협회의 한 관계자도 "사육농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겠다던 하림이 느닷없이 지난 2003년 '올품 도계장'을 건립했다가, 사육농가의 반발이 심해지자, 전량 수출을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하지만 그 주장도 곧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현재는 닭고기 전량을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도 사육농가들은 하림이 도입한 상대평가 방식에 따라 마릿수 당 사육의 대가를 지급받고 있지만, '저 농가는 이렇게 키웠는데, 당신은 왜 이것밖에 못하느냐' 등 평가방식 역시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하림과 농가들의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자기들이 아니면 납품할 길이 없다는 것을 하림도 알고 있기에, 하림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농가들에게 양질의 닭을 키우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 단체의 주장처럼, 하림은 그 어떤 명분을 제시하더라도 현 상황에선, 양계농가나 중도매인들의 분노까진 잠재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하림, #한국계란유통협회, #대한양계협회, #녹색계란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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