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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위키드>가 한국어 공연으로 샤롯데 씨어터에서 개막했다.
 2013년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위키드>가 한국어 공연으로 샤롯데 씨어터에서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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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초 내한 공연을 가진 뮤지컬 <위키드>는 7만 장에 이르는 사전 판매 기록과 함께 종연까지 23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야말로 '초록 열풍'이 한 차례 불어 닥친 셈이었다. 그리고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위키드>가 한국어 공연으로 샤롯데 씨어터에서 개막했다. 관객들은 또 한 번 오즈의 두 마녀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아래 팁은 아직도 초록열풍에 휩쓸리지 않은 뚝심 강한(?) 예비 관객들이 알아두면 좋을 법한 정보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유쾌한 반전

준비성이 뛰어난 관객들은 원작이 있는 작품을 관람하기 전에 책을 읽거나 영화를 찾아보면서 일련의 준비과정을 갖곤 한다. 물론 이들의 경우, 원작과 공연을 비교해가며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왕왕 있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고 발칙하게 뒤집은 작품으로, 원작에 대한 부담은 덜고 가도 좋다.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은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전혀 다른 매력의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다.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은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전혀 다른 매력의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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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주인공이었다면,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은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전혀 다른 매력의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다.

극은 초록피부에 까칠한 성격으로 오해받기 일쑤인 착한 마녀 엘파바와 예쁜 금발의 허영소녀 글린다가 친구가 되기까지의 과정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각각 나쁜 마녀와 착한 마녀로 살게 되었는지를 풀어낸다. 여기에 웃음과 철학적인 요소는 물론이거니와 양철나무꾼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 등의 캐릭터 탄생 비화도 담겨 있다.

신비로운 초록빛 판타스틱한 무대

객석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관객을 맞는 게 있으니, 바로 '타임 드래곤'이다. 이는 뮤지컬 <위키드>의 무대 콘셉트이기도 한데, 날개를 펼친 길이만도 6m에 달한다. 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움직이기 시작하고, 객석까지 연장돼 있는 거대한 무대세트의 타임 드래곤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연기를 뿜어낸다.

온통 신비로운 초록빛으로 눈부신 무대는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를 구축해낸다.
 온통 신비로운 초록빛으로 눈부신 무대는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를 구축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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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메랄드 시티는 온통 신비로운 초록빛으로 눈부신 가운데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를 구축해낸다. 특이하면서도 과감한 디자인의 무대 의상 역시 그 디테일에 놀라움을 금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 69개의 가발에 350벌의 개성 넘치는 의상이 어울려 각각의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두 마녀 역의 옥주현과 정선아

워낙 매력적인 작품인데다 초연인 탓에 숱한 배우들이 캐스팅에 욕심내고도 남을 뮤지컬 <위키드>의 오디션은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의 지휘 아래 지난 1월부터 7개월간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그 결과 엘파바 역의 옥주현과 박혜나, 글린다 역의 정선아와 김보경이 캐스팅됐다. 네 명의 배우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낸 연기와 노래로 두 마녀의 매력을 과시했고, 관객들은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냈다.

옥주현과 정선아 캐스트의 조합은 예상대로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지난 2010년 원 캐스트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이어간 뮤지컬 <아이다>에서 보여줬던 둘의 연기호흡과 비교한다면 그녀들이 얼마나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는 초록피부에 트러블 메이커인 엘파바가 곱게 보일 리 만무하지만, 옥주현은 특별한 외모 탓에 외로움과 슬픔을 친구삼아 지내야했던, 그래서 그녀의 진심과 달리 타인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데 서툰 초록마녀를 매력적인 캐릭터로 승화시킨다.

옥주현과 정선아 캐스트의 조합은 예상대로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좌우 사진은 <아이다>에서의 두 배우 모습.
 옥주현과 정선아 캐스트의 조합은 예상대로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좌우 사진은 <아이다>에서의 두 배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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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는 사랑스러운 글린다 그 자체다. 버블머신을 타고 화려하게 등장하는 오프닝 장면부터 시작해 열 손가락으로는 꼽기도 어려울 만큼의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애교 섞인 목소리와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노래로 관객들을 녹인다. 엘파바에게 '엘피'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그녀를 멋지게 변신시켜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글린다의 넘버 'Popular'는 그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뭇 관객들이 뮤지컬 <위키드>의 두 마녀가 뿜어내는 매력 공세 속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듯싶다. 그녀들의 매력을 글이 아닌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이들은 1월 26일까지 샤롯데 씨어터에서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문화공감, #뮤지컬 위키드, #옥주현, #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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