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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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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원 전원이 모여 뭘 한다는데 하필이면 그 주제가..."

이준석(28)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말끝을 잠시 흐렸다. 새누리당 의원 155명 전원이, 전날(10일) 민주당 양승조·장하나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 등 징계요구안을 제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대선불복 성명'을 낸 장 의원과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양 의원을 '헌정질서 중단 획책' '대통령 저주·모독' 등의 이유로 징계를 요구했다.

같은 날, 이 전 비대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전 비대위원은 글을 통해 "(북한이 웃긴 이유는) 다른 논의는 항상 자기들 마음대로 파기하고 일정 지연시키고, 알맹이 빼놓고, 자신들의 지도자를 모욕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만장일치로 나서다니..."

이어 그는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을 비웃는다. '인민'은 힘들어 하는데, 지도자라는 자들은 최고 영도자의 심기만 생각하니"라며 "그런 자들이 민주주의 요식행위를 위해 최고인민회의에서 당원증 들고 물개박수 치는 화면을 자료화면으로 보면 웃기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이것은 북한 이야기, 진짜진짜 북한이야기"라면서도 "하지만 북한만의 이야기인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는 새누리당 역시 북한처럼 박 대통령 '심기경호'에 집중하며 획일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으로 읽혔다.

그 자신도 이날 페이스북 글 관련 "무슨 의도로 하는 이야기냐고 기자들이 물어보는 전화가 계속 오는데, 작년부터 항상 나 끌리는대로 말하고 쓰고 살아왔는데 특별한 의미를 찾을 이유가 뭐가 있음"이라며 "비대위 때도 내부 비판밖에 더 했나"라고 밝혔다.

앞서도 이 전 비대위원은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가 떴던 이유는"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종박(從朴)' 비판을 받는 현 여권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키즈'마저 박 대통령에 등 돌리나?)

그는 다음날인 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정강정책 맨 위에 있는 1조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에 반하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일련의 우려스러운 발언이나, 소통을 중요시하는 6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 등 다른 시민들을 배척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북한이 웃긴 이유는' 글은 즉각 반향을 불렀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준석씨 말이 맞습니다! 북한을 보더라도 독재는 막아야 합니다"며 "물개박수 치는 날이 이 땅에 와서는 안 됩니다"라고 환영했다.

반면, 변희재 <미디워워치>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상돈, 이준석, 김종인은 개국공신 자랑하며 박근혜 정부 음해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통령님, 청와대 아무 자리나 주십시오, 목숨 걸고 일하겠습니다'라고 외치십시오, 그게 깔끔합니다"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오후 긴급의총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18대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새누리, 장하나 의원 출당 및 제명 요구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오후 긴급의총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18대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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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비대위원은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말 그대로 (북한과) '오버랩' 된 것"이라며 '북한이 웃긴 이유'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회가 법안을 하나도 처리 못해서 '일 안 한다'고 욕을 먹고 있는데, 여당 의원 전원이 모여 무엇을 한다는데 하필이면 주제가(민주당 양승조·장하나 의원 징계요구안)... 그 순간 (북한과) 오버랩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차원에서, 이정현 홍보수석이 (두 의원 발언에 대해) 반박하는 건 이해하는데 여당이 이런 걸 두고 만장일치로 나선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며 "혹시나 해서 국회법을 살펴봤지만 (두 의원에 대한 징계사유로는) 품위유지 위반이었다, (제명 요구가) 통과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던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문대성 복당설에 깜짝 놀랐다"

새누리당의 징계요구안 제출을 '오버액션'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 오버액션을 만장일치로 취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면서 "소속 의원의 돌출행동은 우리 당에서도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이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 때와 다른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 불거진 '문대성 복당설'을 거론했다. 문대성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총선 직후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문 의원은 지난 10월 31일 재입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문대성 의원 복당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논문이 새로 쓰여진 것도 아니고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일반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게(문대성 복당설) 상징적인 의미라고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선불복 성명을 낸) 장하나 의원이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제명이라고 하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향한 보수진영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는 "강경 보수 쪽의 분들이 (나의) 과거 비대위 활동까지 비판하는데,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합의하지 않고 진행했던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이번 사태 등 대선 후 1년 동안 벌어진 일들의 근본적 원인인데, 이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에 대해서는 딱히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청년 정책 등을 비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그는 "손 전 위원장과 저를 엮어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지역정치에 도전했고 저는 비대위에 있었다, 생각이나 행동 패턴이 많이 다른 편"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준석, #박근혜, #장하나, #대선불복, #징계요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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