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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담겨 있다. 성공한 기업의 브랜드가 해당 제품 전체를 지칭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브랜드 마크 기원 혹은 변천 과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역사와 함께 당시 시대상을 엿보고자 한다. [편집자말]
아모레퍼시픽의 ABC 심볼마크
 아모레퍼시픽의 ABC 심볼마크
ⓒ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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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도안이다. 손가락 위에 놓인 로션? 크리넥스 화장지 모양도 떠오른다. 알파벳 A, B, C 조합 같기도 하다. 화장품 회사로 잘 알려진 아모레퍼시픽의 ABC 심볼 마크 이야기다. 특히 중장년 층에게는 '아모레'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도안이다.

그만큼 이 도안, 만들어진지 꽤 오래됐다. 1962년 11월부터 쓰였다고 하니, 벌써 반세기가 넘었다. 그런데 이 도안을 만든 사람은 태평양화학공업주식회사(아모레 퍼시픽의 옛 전신) 직원이 아니었다. 다음은 1962년 8월 2일자 한 신문에 실린 상표 도안 현상 모집 광고 내용이다.

1. 세계 수준에 달한 화장품 회사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것.
2. 절대적 호평과 신용을 받고 있는 한국 최대 화장품 회사임을 간명하게 표시할 것.
3. 참신하고 현대적 감각이 풍기며 간명하고 기억하기 쉬워야 함.

당시 아모레 퍼시픽은 "당사 제품의 세계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특히 이번 영등포의 최신식 대(大)공장 증축을 기하여 새로운 상표(트레이드 마크) 도안을 널리 모집하고자 한다"며 그 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응모작을 접수했다.

아모레 퍼시픽에 따르면 당시 응모 작품 숫자는 무려 9000점에 달했다고 한다. 9000:1의 경쟁률을 뚫은 주인공은 서희석씨(당시 25세). 당시 서씨가 받은 상금은 6만원, 그 때 시세로 설렁탕 1500그릇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1971년 국내 최초로 '오!마이 러브'라는 이름의 메이크업 이벤트를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제품 광고
 아모레퍼시픽은 1971년 국내 최초로 '오!마이 러브'라는 이름의 메이크업 이벤트를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제품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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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도안 색깔은 붉은 색이었으나 초록색을 거쳐 지금의 짙은 남색으로 변경됐다. ABC 마크는 1951년 아모레퍼시픽의 최초 히트 브랜드인 'ABC 식물성 포마드' 발매를 기원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안 'All Best Cosmetics(화장품)'의 약자로 쓰여지다가 2006년 태평양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 뜻을 'AMOREPACIFIC BEAUTY COMPANY'로 소개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Asian Beauty Creator"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자 한다고도 밝히고 있다.

한편 아모레는 1964년 아모레퍼시픽이 방문 판매용으로 처음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이름이었다. 이탈리아 말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레는 영화 <형사>에 삽입된 노랫말 '아모레 미오(amore mio)'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아모레, #아모레퍼시픽,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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