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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따라온 아이도 촛불을 들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도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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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과 지난 9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울산시민연대 상임활동가 정아무개(52)씨의 구속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11일 영남루 계단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강성신 민주노총 본부장을 비롯해 울산 전교조·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노동당·정의당·민주당·녹색당·진보당·품앤페다고지·생명의숲 등 250여 명(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날 오후 7시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각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집회 장소 인근에서 '무고한 시민 석방하고 송전탑공사 강행 중단하라' '밀양을 사랑한 죄밖에 없다! 정OO을 석방하라' '밀양 지킴이 정OO 시민활동가를 석방하십시오!'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MB 때도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OO을 석방하고 폭력경찰 물러가라!"
"정OO은 죄가 없다 정OO을 석방하라!"
"밀양 경찰서장을 포함해서 정OO을 구속시킨 관계자를 사죄하라!"

사회를 맞은 김철원 밀양 농민회 정책실장은 "경찰은 주민을 보호한다면서 울산에서 온 활동가를 잡아갔다, 3000명이 넘은 사람들이 탄원서를 보내왔다"면서 "검사도 판사도 내용을 정확히 판단하고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배일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박배일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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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정아무개씨와 함께 체포돼 풀려난 박배일 감독은 "카메라를 잡아야 하는 사람이 목덜미를 잡혀서 11시간 가까이 경찰에 잡혀 있었다"면서 "당시 촬영을 하기 위해 차량 아래로 들어갔을 때, 정아무개 활동가가 밧줄에 목을 감고 있는 상태였다, 급박한 상황이라 정확히 찍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을 뿐인데 경찰에 끌려가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2006년부터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으며 이곳보다 더 심한 현장을 다녔지만, 취재하는 감독 똔느 기자를 연행하는 일은 이명박 정권 때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영규 울산시민연대 공동대표
 박영규 울산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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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울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나는 의료인이다, 이곳 밀양에 문제를 보면서, 인권의 문제로 어른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경찰이 주민들에게 대응하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가 20~30년 전으로 퇴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밀양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파견한 상근자가 구속됐다, 우리는 끝까지 밀양과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유진 녹색당 정책위원장은 "어르신들이 힘들게 쌓아온 것을 지키기 위해, 밀양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땅을 지키기 위해 765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박근혜 대통령이 민원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밀양에서 고통당하고 아파하는 이들의 민원은 어떻게 챙기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밀양에서 기자들은 한전과 정부의 입맛에 맞게 기사를 쓰고 있다, 심지어 현장을 지키지도 않는다"면서 "우리가 참 불쌍한 국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밀양을 가지고 좀 더 촘촘히 엮여야겠다고 생각한다, 녹색당도 꼭 끝까지 밀양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각지에서 송전탑 후원물품 쇄도... 격려 편지도

기타 공연을 하는 남어진
 기타 공연을 하는 남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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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석한 남어진(19)씨는 "아저씨 생각이 난다, 나를 밀양에 계속 있게 항상 따듯하게 감싸줬던 고마운 아저씨, 이성을 잃지 않은 냉철한 행동과 기타 치고 노래하던 젊은 아저씨, 말을 안 해도 서로 뜻이 맞은 아저씨,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아저씨, 밀양 할매·할배들의 친구가 되기 위해 부당함에 맞서기 모든 걸 바친 아저씨, 그 아저씨가 지금은 철창 안에 홀로 있다"면서 "면회 가서 만났을 때 글도 쓰고 생각도 하고 좋다던 아저씨, 다시 아저씨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젯밤 그를 위해 썼다는 일기를 낭독하며 노래 <피가 모자라> <춘풍>을 기타로 연주했다.

또한 밀양 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후원물품과 생활용품이 보내면서 보내온 편지를 동화 전에 사는 주민에 전한 뒤 물품과 함께 도착한 편지가 낭독됐다.

"밀양 할매·할배들께 저희 꼬꼬들이 낳은 달걀 보냅니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에는 송전탑 없는 논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우짜던지 건강부터 챙기셔야 합니다. 건강해야 싸울 수 있죠.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 지리산 자락에서 최서연

"'안녕하세요'란 말도 참 꺼내기 참 무색한 세상입니다. 모두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안녕하지 못한 밀양 송전탑 지역주민에게 인사 전합니다…. 신문에서 밀양 송전탑 소식을 접하면서 늘 안타까운 생각을 하면서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더군요.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연로하신 어르신들과 대책위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려는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감기몸살이 심한 분들에게 감기 예방용으로 쌍화탕을 달여 보냅니다" - 이 땅의 한의사 드림

"추운 날씨에 많이 힘드시지요. 멀리 베를린에서 밀양에 소식을 접할 때마다 너무나 찹찹해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곳 독일에 유럽에 밀양을 걱정하며 고민하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끝까지 안테나를 밀양으로 세우고 관심 같고 함께 하겠습니다" -베를린에서 선화 드림

문정선 밀양시의원
 문정선 밀양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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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정선 밀양시의원은 "죄지은 사람은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고 아무 죄 없는 사람은 수갑을 차고 수건으로 덮어서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할머니·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을 어떻게 감옥 차가운 바닥에 잠을 재우는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우리가 그에게 어떻게 빚을 갚아야 할지 마음에 짐을 지고 있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계삼 밀양765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
 이계삼 밀양765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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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계삼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구속자) 이 양반 때문에 대책위가 마비될 정도로 탄원서가 폭주했다, 그가 나오면 대책위 업무방해 혐의와 손해배상 청구를 하려고 했는데 나오지 못했다"면서 "당시 연행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상황이 벌어지고 그 좁은 공간에 할머니들을 토끼 몰이하듯 몰아붙여 고착을 하면서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근육이 뭉치면서 죽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할머니 손등이 날카로운 것에 베이고, 식사하는데 경찰이 도로를 점거했다는 이유로 어르신들의 밥상을 발로 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소설 <난쏘공>에 용역 인부들이 와서 마지막 식사를 하는 가족들을 둘러싸는 장면이 나온다, 소설 속에서 용역은 가족들이 마지막 식사를 할 수 있게끔 봐준다"면서 "그런데 이곳 경찰은 (소설보다) 더 잔인하게 밥 먹고 있는 어른들의 밥상을 발로 찬다, 그런 상황에 항의하기 위해 정아무개 활동가와 다른 분들이 (현장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까 봤던 영상 중에 어르신들을 대신해서 (정아무개 활동가가) 차근차근 당당하게 경찰들에게 할 말을 한 게 보기 싫었나 보다, 밀양 경찰서장이 '두고 보자'고 했는데, 변호사를 접견하고 괘씸죄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분노했다.

차가운 강바람이 몰아치는 영남루 계단에 촛불에 참여한 어르신
 차가운 강바람이 몰아치는 영남루 계단에 촛불에 참여한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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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밀양 송전탑 , #132차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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