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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덕 전 수원시장
 심재덕 전 수원시장
ⓒ 심재덕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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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수원시장'으로 수원시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심재덕 전 시장. 심 전 수원시장은 지난 2009년 1월 14일, 세상을 떠났고 올해로 추모 5주기를 맞는다.

지난 11일, 심 전 시장을 기리기 위해 심재덕기념사업회(회장 선정선)는 '심재덕의 발자취를 찾아서' 추모답사기행을 진행했으며, 오는 14일에는 추모행사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했습니다'를 연다.

심 전 시장은 수원을 거론할 때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 전 시장은 수원시 1대와 2대 민선시장을 역임했으며,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수원문화원장으로 재임하면서 '화성행궁'을 복원했으며, 1997년에는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

뿐만 아니다. 심 전 시장은 2002년에는 월드컵 경기를 수원에 유치했고 수원시가 화장실의 메카가 될 수 있게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만들어냈다. 2007년에는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덕분에 심 전 시장은 '미스터 토일렛'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11일 열린 추모답사기행은 김준혁(경희대 교수) 박사가 진행했으며, 선정선 심재덕기념사업회 회장과 유족들과  염태영 수원시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심재덕 전 시장이 돌아가신지 벌써 5년이 되었다"며 "그분이 시장이 돼 이룩한 흔적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감동과 감탄을 하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염 시장은 "그 분이 남겨준 지방자치의 올곧은 꿈이 우리 지역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 전 시장의 부인이며 기념사업회장인 선정선 회장은 "심 전 시장이 수원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켜 놓은 수원화성과 자연하천으로 복원된 수원천 등 수원의 곳곳을 시민들과 같이 둘러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추모답사기행 소감을 밝혔다.

추모답사기행은 심 전 시장이 복원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화성행궁을 시작으로 화홍문, 방화수류정, 연무대, 반딧불이 화장실, 수원 월드컵 경기장, 해우재를 둘러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추모답사기행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4시 20분에 끝났다.

'영원한 수원시장' 심재덕의 발자취를 찾아나서다

김준혁 교수
 김준혁 교수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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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박사는 "심 시장이 초대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수원은 엄청나게 변화했다"며 "심 시장이 이룩한 수원의 변화를 같이 느껴보자는 의미에서 추모답사기행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구수한 입담으로 답사기행을 진행하면서 화성행궁,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월드컵 수원 유치, 월드컵 경기장 건설 등에 얽힌 심재덕 전 시장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심 전 시장과 함께 화성행궁 복원에 나섰던 송철호 선생은 "심 전 시장이 문화원장으로 취임했을 때 인연을 맺었다"며 "당시만 해도 화성행궁을 복원하는 일은 꿈같은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 화성행궁이 복원된 자리는 예전에 경기도청과 여성회관, 도립병원 등이 들어와 있어서 화성행궁 복원은 불가능하다는 게 당시 여론이었다는 것이 송 선생의 설명. 하지만 심 전 시장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밀어붙여 가능하게 만들었다.

김우영 수원시인협회장은 "화성행궁에 들어오면 정조대왕의 체취보다 심재덕 전 시장의 흔적이 더 많이 느껴진다"며 "화성행궁에 들어서면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고 심 전 시장에 대한 그리움을 쏟아냈다.

수원 신풍초등학교를 졸업한 심 전 시장은 수원 화성이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되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으며, 화성행궁을 꼭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자라났다는 것이 그를 추모하는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심재덕 전 수원시장 추모 5주기 ‘추모답사기행’ 참가자들이 화성행궁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심재덕 전 수원시장 추모 5주기 ‘추모답사기행’ 참가자들이 화성행궁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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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과 화령전을 둘러본 답사참가자들은 화홍문으로 이동, 수원천과 방화수류정을 둘러보았다. 이곳에 들른 것은 심 전 시장이 수원천 복개를 반대, 수원천 살리기에 나섰기 때문. 1995년 12월, 수원에서는 8개 단체가 모여 '수원천되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결성, 환경생태 살리기를 시작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당시 이 운동을 주도했고 현재 수원천은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반딧불이 화장실은 수원시가 세계화장실문화의 메카라는 호칭을 얻은 상징적인 건물. 심 전 시장이 화장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월드컵. 수원에 월드컵을 유치한 심 전 시장은 화장실 문제에 직면하자 "나는 공중화장실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서 2002년 월드컵을 치러내겠다"는 공약을 했고, 그 때부터 '아름다운 공중화장실 문화운동'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결과물이 바로 반딧불이 화장실. 때문에 반딧불이 화장실은 당연히 답사코스에 들어가야 했다.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커피향이 감도는 반딧불이 화장실은 쾌적했다. 1999년에 완공된 반딧불이 화장실은 낡았기 때문에 조만간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 이원형 심재덕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심 시장이 마지막까지 살았던 곳, 해우재

반딧불이 화장실
 반딧불이 화장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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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재
 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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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답사기행의 마지막 코스인 '해우재'는 심재덕 전 시장에게는 아주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심 전 시장은 30년 이상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지었고 이름을 '해우재'라 붙인 것. 해우재는 2007년 11월에 완공됐으며, 심 전 시장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해우재에 대해 선정선 회장은 "화장실에서 살고 싶지 않아 처음에는 변기 모양의 집을 짓는 것을 반대했지만 심 시장의 뜻을 헤아려 마음을 바꿨다"고 해우재 건축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심 전 시장이 세상을 떠난 뒤, 유족들은 그의 뜻을 기려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했으며 현재 해우재는 '화장실문화 전시관'으로 거듭나 일반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심 시장은 단순하게 배설의 공간으로만 생각했던 화장실을 수원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수원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줬다. 이는 10년, 20년의 앞을 내다보는 뛰어난 안목이었다."

이원형 심재덕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원형 심재덕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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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형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이 국장은 "현재 수원에 104개의 공중화장실이 있다"며 "수원은 어딜 가도 편안하게 볼 일을 볼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추모답사기행이 상당히 의미가 있고 호응이 좋았다"며 "심 전 시장을 기리는 추모답사기행을 정례화해서 심 전 시장의 업적을 알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우재'에서는 심재덕 전 시장 추모 5주기를 맞아 심 전 시장을 기리는 심재덕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태그:#심재덕, #염태영, #수원시장, #해우재, #김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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