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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 등장한 양철우 교학사 사장
 JTBC에 등장한 양철우 교학사 사장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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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박근혜 정부의 교학사 역사 교과서 관련 행태를 보면 강렬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어떻게든 채택시키겠다, 세상에 내놓고 말겠다'하는 의지 말이지요.

최종본에 최종본, 또 최종본에 최종본을 반복하며 인쇄까지 들어갔으나 다시 오류가 발견되자 '아직 최종본이 아니다.', '그러니까 수정하면 된다'라는 창조적인(?) 논지를 만들어 냅니다.

반대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어땠을까요? 정말 이런 짓을 하면서도 창피하지 않은 걸까요?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를 봤습니다. JTBC에 출연한 양철우 교학사 회장의 막말 인터뷰 말이지요. 양철우 회장은 뉴스에 출연하여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8종 교과서 중에 제일 잘 된 교과서다. 아무 문제가 없다. 교학사 교과서가 수정된 이유는 매스컴 때문이다. 역사 담당 선생은 대부분이 교원노조의 좌파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채택을 안 한 거다. 교장들은 다 그 교원노조 놈들이 우기니까 귀찮아서 맡겨 버린다"라고 말했답니다.

이런 게 바로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이지요. 아니 산소통을 통째로 가져다 안긴 격입니다. 이런 발언이 자신의 회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 걸까요? 이런 게 배임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회장 자신이 이런 비상식적 발언을 하면서, 밑의 직원들에게 교학사 교과서 퍼뜨리라고 안달할 참인가요?

교육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좋은 말입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교육'을 '정치'로 만든 게 누구인가요? 교학사 역사 교과서입니다. 새누리당입니다. 박근혜 정부입니다. 자신들의 누를 감추기 위해 강제로, 잘못된 생각을 학생들 머리에 넣으려는 그들의 잘못입니다. 상식적인 시민들에 의해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거의 불채택되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시키려고 합니다. 바로 이들이 교육을 망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제 공부 선생님은 교학사 '표준전과'였습니다. 사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죠, 친구들 집집마다 없는 데가 없었으니까요. 표준전과를 보며 공부하던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좋은 기억이 많지만 이제는 안녕을 고해야 할 거 같습니다.

양철우 교학사 회장의 인터뷰를 보며, '남양유업'이 떠올랐습니다. 강제 밀어내기로 대리점주들을 괴롭히고 막말에 쌍욕을 퍼붓던 그 전화 음성이 떠올랐습니다. 학생들 머리에 잘못된 지식을 '강제로 집어넣기'하려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이 모든 걸 기획하고, 아직도 잘못된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저는 앞으로 '교학사'를 볼 때마다 양철우 교학사 회장의 막말이 생각날 거 같습니다. 교학사 일반 직원분들은 죄가 없지만, 교학사의 책은 사지 못할 거 같습니다, 아니 살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살 권리와 더불어, 무언가 사지 않을 권리 또한 온전한 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억은 많지만 이제는 마음속에서만 꺼내 보렵니다.

표준전과 안녕.
교학사 안녕.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태그:#양철우, #교학사, #역사, #왜곡,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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