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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이 요금을 내지 않았던 고객의 돈을 자신이 갖고 있던 '하이패스 카드'로 대납했다가 업체로부터 '변칙처리'라며 해고되어 논란을 빚고 있다. 해고 수납원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놓았는데, 어떤 결정이 나올지 궁금하다.

남해고속도로 군북톨게이트 위탁업체는 지난 1월 4일 A(47)씨를 해고했다. 업체는 A씨가 세 차례(1200원·1900원·1900원, 총 5000원)에 걸쳐 고객의 돈을 받은 뒤 자신이 갖고 있던 '카드'로 대납하고 할인금액만큼 착복했다고 보고 있다.

도로공사는 출퇴근 시간에 일정거리 통행료의 경우 20~50% 정도 할인해 주고 있다. A씨는 50% 할인이 적용되는 시간에 자신이 갖고 있는 카드로 고객의 요금을 계산했는데, 업체 주장대로 하면 A씨는 2500원을 착복한 것이다.

남해고속도로 함안 군북톨게이트.
 남해고속도로 함안 군북톨게이트.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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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2년 6개월 전부터 일해 온 A씨는 지난해 12월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일반노조는 요금 처리 문제보다는 노조 가입 때문에 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해고에 억울해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는 차량은 통행료를 내지 않는 사례가 더러 있다는 것. 현금이 없다거나 지갑을 갖고 있지 않기도 하고, 심지어 요금을 내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차량도 있다고 한다.

수납원들은 이와 같은 경우 고객들을 사무소로 안내해 '후불 약정서'를 쓰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고객들은 "시간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짜증을 내기도 하고, 뒤에 내겠다며 전화번호나 명함을 놓고 가기도 한다. '후불 약정서' 작성 이야기를 하면 일부 고객들은 "고객 서비스가 나쁘다"며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할 때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납원들은 통행료를 대납하기도 한다. 업체가 변칙처리했다고 하는 2013년 6월 20일에 일어난 상황에 대해, A씨는 "후불 약정서 이야기를 했더니 고객이 화를 내며 '사람을 무엇으로 보느냐? 그까짓 돈 떼어 먹고 어디 안 간다, 내가 자주 오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고, 곤란하다고 하자 욕을 하면서 '나중에 주겠다'고 한 뒤 가버렸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대납하기로 하고 가지고 있던 하이패스 카드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날 다른 차량 두 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고, 고객과 실랑이를 하다 자신의 카드로 대납했다는 말이다.

일반노조는 "많지 않은 금액의 경우 근무자가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도 하고, 다른 근무자들도 대납할 때 하이패스 카드로 할 경우가 있으며, 현금 대납하기도 한다"며 "A씨는 그날 3건 이외에 같은 일은 전혀 없었고, 총 5000원인 요금을 2500원으로 할인해 대납했다고 해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일반노조는 6일 오전 군북톨게이트 사무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다.

위탁업체는 "도로공사에서 지적이 내려와 알게 되었고, 10원이라도 변칙처리해서는 안되며 요금을 잘못 처리해 손해를 입혔기에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태그:#군북톨게이트, #남해고속도로,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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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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