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쓰레기가 방치되고 준설에 사용했던 폐준설선을 쌓아 놓으면서 금강은 마치 고물상처럼 보였다. 게다가 겨울철임에도 강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도가 높고, 강바닥에는 각종 부유물질이 쌓여만 가고 있다.
5일 세종보를 시작으로 돌아본 금강은 자전거도로와 각종 시설물에도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황량했다. 인적이 없는 강 가장자리에는 각종 겨울 철새로 가득했다.
겨울철에는 각종 부유물질이 바닥에 가라앉는 시기. 비교적 맑은 물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금강을 찾았다. 하지만 세종시 대교천, 산림박물과 공주시 청벽나루, 공주보와 부여군 백제보, 웅포대교까지 물빛이 검은빛으로 보였다. 간간이 보이는 바닥은 퇴적토가 쌓여 펄층을 이루고 있었다.
공주시 탄천삼거리 부근에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를 관리하기 위한 도로가 개설되는 과정에서 폐콘크리트, 폐호안블록 등 10톤 정도가 강변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산업폐기물은 부직포로 덮고 입구에는 임시폐기물 보관소 간판을 세워야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인근에 새로 만들어진 수로도 말끔하게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흄관을 묻어 흙은 덮어놓은 곳 사이로 폐콘크리트와 호안블록 등이 눈에 띄었다. 그 사이로 상당량의 철근도 눈에 들어왔다. 공사하면서 폐기물을 그대로 묻어 버린 것이다.
백제보 하류 1km 지점은 4대강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폐준설선 장비들을 쌓아 놓아서 흉물스럽게 변해 버렸다. 입구는 차량을 막는 봉이 세워져 있지만, 간판도 없이 방치되면서 금강을 찾는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폐기물·수질 관리 안 되면서 4대강 사업 피해 확산"
방치된 산업폐기물과 관련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논산국토관리소 담당자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단기계약공사로 치우려고 했었다. 6일까지 조사해서 당장 처리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방치되는 폐기물과 수질관리가 안 되면서 4대강 사업의 피해가 2차, 3차로 확산하고 커지고 있으면서 인근의 주민과 강에 돌아가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4대강 사업을 조사하고 검증하겠다고 했던 정부의 조사단이 1년이 지나도록 조사나 평가가 되지 않으면서 행정 공백과 방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