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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대전충청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SNS·블로거 고수들의 수다'가  공주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미디어몽구(김정환)', '안면도 섬농부(박철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치시사파워블로거인 '아이엠피터(임병도)', 최규문 쇼셜네트웍코리아 대표, '참교육 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김용택씨.
 29일 오후 <대전충청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SNS·블로거 고수들의 수다'가 공주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미디어몽구(김정환)', '안면도 섬농부(박철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치시사파워블로거인 '아이엠피터(임병도)', 최규문 쇼셜네트웍코리아 대표, '참교육 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김용택씨.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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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3농(농촌·농업·농민)이 다시 화두다. 충남지사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들이 농정개혁을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 충남지사 예비후보들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3농 혁신'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농정개혁 공약을 내걸고 있다.

중국에서도 공업화 과정에서 소외돼온 3농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정부의 명운을 가늠하는 정책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안희정 충남지사 또한 민선 5기 도정 1의 목표를 '3농 혁신'(농어민·농업·농어촌)에 두었다. 중국의 '3농 문제'와 접근과 해법이 유사해 보이지만 한쪽은 추진주체가 중앙정부이고 다른 한쪽은 작은 지방정부다.

3농 혁신으로 가시적 성과가 없는 건 아니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면적이 민선 5기 출범 직전인 2009년 2981㏊에서 지난해 7388㏊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성과를 말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농가 소득은 2009년 2900만 원에서 지난해 3300만 원으로 '소폭' 올랐을 뿐이다.

"선거 때마다 '뭐 해주겠다'는 단기 공약 끝내야.."

안 지사는 29일 오후 <대전충청 오마이뉴스>가 공주 한옥마을에서 개최한 'SNS·블로거 고수들의 수다'에 참석(2부)해 주로 3농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수다는 정치시사파워블로거인 '아이엠피터(임병도)', '미디어몽구(김정환)', '참교육 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김용택씨,  최규문 쇼셜네트웍코리아대표, '안면도 섬농부(박철한)' 등 5명의 '소통의 고수'들과 대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안 지사는 3농 혁신 사업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뭐 해주겠다 뭐 해주겠다'는 식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공약)를 많이 한다"며 "'도로를 깔아 주겠다'는 식의 작은 단위가 아닌 긴 안목에서 시대의 문제를 푸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성과를 물을 때마다 '성과가 없어 죄송하다'고 말한다"며 "3농 혁신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고 직접 측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충남 공주 한옥마을 세미나실에서 열린 'SNS·블로거 고수들의 수다' 장면.
 29일 오후 충남 공주 한옥마을 세미나실에서 열린 'SNS·블로거 고수들의 수다'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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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역대 지사들이 해온 농정정책과의 차이점에 대해 "농어민에게 다른 산업과 경쟁시켜 고수입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정의'라는 단어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사업 공간이자 직업군 중 하나가 농업 농어촌 농어민입니다. 이는 단순히 '고소득'이나 '경제적 번영'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살아갈 수 있는 적절한 구조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농가소득 대비 직불금 비중 고작 4원... 유럽은 30원"

안 지사는 "충남의 3농 혁신은 적절한 농업인력 보장, 친환경 농축수산업 육성혁신, 지역에서 소비하는 선순환 로컬푸드유통 혁신, 마을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농 혁신을 위한 재정 마련방안에 대해서는 "농업재정 구조조정을 위해 직접지불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농가에서 100원을 벌면 이중 직불금 비중은 약 4원 정도뿐입니다. 유럽의 경우 직접지불금이 30원에서 40원 정도 됩니다. 일본도 10원이 좀 넘습니다. 한국도 국가 보조금 비중을 하루빨리 선진국 수준으로 맞춰야 합니다"

'농가소득 대비 직불금 비중'은 한국 3.9%, 일본 11.2%, 스위스 59.5%, 유럽연합 32.1% 정도다.

"낡은 '주의 시대' 끝내고 자유로운 보수-진보 만들자"

그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 양상에 대해서도 "어떤 '주의'(이즘)를 가지고 상황을 재단하면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이제 낡은 구분법인 '주의 시대'를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0세기 기준법이 아닌 21세기에 걸맞는 자유로운 진보와 보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책임성 강조하는 것을 '보수'로, 서로 도우며 살자는 걸 '진보'라는 개념으로 놓고  다양한 영역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국가기간망에 대한 민영화는 안 된다"며 "특히 국민의료보험의 장점을 해치는 의료시장민영화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복지제도에 대해 매우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복지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해줄게' 해서는 공약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며 "공급방식 등 어떤 수준의 복지제도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복지 단편적 접근... 의료민영화 매우 신중해야"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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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같은 맥락에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한 '비전 2030'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놓고 지금부터라도 국가성장전략과 조세제도 정비를 통한 재정조달방안 등 중장기계획을 재논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애들도 크면 시집 장가가서 나가서 살아야 하지 않느냐"며 "지방자치국가로 갈 수 있도록 법률과 헌법 개정을 허락해 달라고 국민들께 말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은 지방의회나 도지사가 만들어 놓은 조례를 장관 훈령으로 무효화시킬 수 있을 만큼 지방자치가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가 한 방송에서 안 지사를 겨냥 '훈장이 아니지 않냐'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대학생 시절) 주사파 경력을 지우라'고 충고한 데 대해서는 "대학생과 청년시기에는 다양한 고민과 다양한 독서가 우리나라를 좋은 나라로 만드는 기반이 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오히려 동아리를 만들고 책을 봤다는 이유로 때리고 고문하고 학교에서 쫓아내고 감옥에 보내는 기관과 나라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이를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태그:#안희정, #블로그, #3농혁신, #농촌,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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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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