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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위치한 MBC 사옥 전경
 여의도에 위치한 MBC 사옥 전경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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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이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등을 다룬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또다시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제작진에 대한 징계가 무효라는 법원의 2심 판결이 나왔음에도, 사측이 또다시 징계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MBC PD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MBC는 오는 7일 조능희·송일준·이춘근·김보슬 PD 등 2008년 당시 <PD수첩> 제작진 4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사측이 PD들에게 통보한 출석사유는 '(광우병 쇠고기 방송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고 두 차례 사과방송을 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다.

사측은 이미 지난 2011년 9월 조능희·김보슬 PD는 정직 3개월, 송일준·이춘근 PD는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다 받은 해당 PD들은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법원은 1심에 이어 지난 1월 2심에서도 '징계처분은 무효이고 사측은 징계로 인해 지급하지 않은 급여와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징계무효 판결을 내렸는데도 MBC 사측은 이들 PD에 대한 징계를 다시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장원 MBC 정책홍보부장은 4일 "2심 판결 내용은 징계사유가 존재하는데, 정직과 감봉 처분은 과하다는 얘기였다"라며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건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명예회복 하라는 것인데, 더 낮은 징계는 괜찮다니..."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PD 등 제작진들이 지난 2010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5명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심경을 밝히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PD 등 제작진들이 지난 2010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5명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심경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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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PD수첩> 제작진 징계를  또 추진하는데 대해 MBC PD협회(회장 박건식)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위원회를 "PD수첩 제작진을 부관참시하려는 것"으로 규정했다.

협회는 "안광한 사장이 부임한 뒤 이뤄지는 첫 인사위원회가 방송한 지 무려 6년이나 지난 방송을 다룬다는 말이냐"라며 "사법부의 연이은 징계무효 판결이 나왔으면, 회사는 이를 겸허히 수용해 제작진들에게 사과하고 실질적인 명예회복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리이지, 또다시 인사위에 회부하는 상식에 반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사측이 내세운 '두 차례 사과방송을 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사유에 대해 "1차 사과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사과방송 명령에 의한 것으로 이를 규정한 방송법 100조 1항은 위헌판결을 받았다"며 "사과방송은 안된다는 사내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두 차례나 무리하게 사과방송을 강행한 것은 경영진이 아니었느냐, 왜 그 책임을 제작진에 전가하느냐"고 따졌다.

협회는 "징계처분 취소를 명한 사법부의 판시는 MBC 경영진이 직권을 남용해 무리한 징계를 감행했으니 실질적인 명예회복 조치를 하라는 것인데 회사는 '더 낮은 징계는 괜찮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고 있다"며 "당장 징계의 굿판을 멈추고 6년째 모진 고통을 겪어온 제작진에게 실질적인 명예회복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태그:#PD수첩, #광우병,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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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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