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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해변 노점상들이 전국노점상연합회에 가입했다. 이들은 최근 수십년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꽃지해변에 커피점이 들어서면서 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꽃지해변 노점상들이 전국노점상연합회에 가입했다. 이들은 최근 수십년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꽃지해변에 커피점이 들어서면서 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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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원에서 노점상, 일명 '다라 장사'를 해 오던 상인들이 전국노점상연합회 꽃지연합(초대 지역장 주진구, 이하 '전노련 꽃지연합')을 출범하고 꽃지를 찾는 손님들에게 양질의 먹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노련 꽃지연합은 지난 12일 꽃지해수욕장 일원에 마련된 천막에서 22명의 꽃지상인들을 비롯해 전노련 중앙회 조덕위 의장과 서울, 경기지역과 부여, 태안 등 지방지역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노련 꽃지연합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발대식에서 결의문을 통해 "꽃지 지역 노점상들은 여름날 땡볕에서, 한겨울 얼어붙은 거리에서 모진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십년 넘게 삶의 터전을 일구어왔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생존권은 온전히 보장되어지지 않고 있으며,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자 하는 자들은 거대하기만 하다"고 꽃지연합 출범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꽃지연합 회원들은 "우리의 생존권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백만 노점의 진정한 구심체인 전국노점상총연합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며 "오래전 수많은 선배 노점상들이 '노점상도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전노련을 만들어 냈듯이 오늘 우리는 전노련의 품으로 들어가 전노련 동지들과 어깨를 걸고 생존권을 스스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꽃지상인들이 전노련 꽃지연합 출범시킨 속내는

꽃지해변에 휘날리는 전국노점상연합회 꽃지연합 깃발. 22명의 꽃지상인들은 지난 12일 발대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꽃지해변에 휘날리는 전국노점상연합회 꽃지연합 깃발. 22명의 꽃지상인들은 지난 12일 발대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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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2명의 회원을 시작으로 출범한 전노련 꽃지연합은 양질의 먹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출범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들 꽃지상인들이 전노련 꽃지연합을 출범시킨 데는 또 다른 속내가 있다.

수십년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왔던 꽃지해변(안면읍 승언리 339-356번지, 202평)에 최근들어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들어오는 등 변화가 생기면서 꽃지상인들이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커피점은 꽃지해변 한편을 차지하고 운영되는 단순한 커피점이 아니라 주민들이 기존에 운영하던 샤워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점차 기업형으로 발전하면서 꽃지주민들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커피점이 꽃지해변에 등장한 것은 지난 2월. 공유수면을 매립해 국유지가 된 꽃지 일대 부지에 대해 꽃지 주민은 3000여 만 원을 써 입찰에 응했지만 탈락했다. 대신, 한국자산공사는 5000여 만 원의 높은 가격을 써낸 외지인(현 커피점 운영자)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 커피점은 향후 5년간 이 국유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꽃지상인들은 매년 해수욕장 운영시기인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만 임시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커피점은 지난 2월부터 상시 전기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측은 "땅이든 건물이든 소유자와 사용자 계약이 되어 있고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목적물이 있으면 전기 신청시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전기도 특혜? 꽃지상인들은 매년 해수욕장 운영시기인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만 임시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커피점은 지난 2월부터 상시 전기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측은 "땅이든 건물이든 소유자와 사용자 계약이 되어 있고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목적물이 있으면 전기 신청시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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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상인들은 수십년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꽃지 국유지를 이 커피점에 낙찰해 준 것은 특혜일 뿐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전대행위를 조장하는 꼴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꽃지 상인 박아무개씨는 "커피점도 먹고 살아야 하는 건 맞지만 괘씸한 것은 주민들을 이간질 시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곳은 수십년간 주민들의 소득원이었고 여름에는 보트가 다니는 관습도로였는데 낙찰자가 도로를 아예 막아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는 교통에 방해도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커피점 주인이 자기 말을 잘 따르는 주민에게만 자리를 내주고 있는데 자릿세를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전대행위 아닌가. 이는 곧 국가가 전대행위를 조장하는 꼴"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전노련 꽃지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3~4명의 노점상들은 커피점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다.

꽃지상인들은 한국자산공사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되돌아오는 메아리는 "주민불편신고가 있었는지 확인해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뿐이었다. 이에 꽃지상인들은 그들의 생존권과 상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조직적인 힘을 얻기 위해 전노련 가입을 추진해 왔고, 이날 출범을 갖게 됐다.

초대 전노련 꽃지연합 지역장으로 추대된 주진구 지역장은 "그동안 커피점이 지역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지만 누구 하나 앞장서 항의하는 주민들이 없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외지인이 오히려 갑이된 상황"이라고 그간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주 지역장은 "커피점이 앞으로 샤워장도 운영하는 등 기업형으로 갈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꽃지연합에서는 단체행동은 최대한 자제한 상태에서 민주적인 방법인 민원으로 접근해서 싸워나가면서 꽃지상인들의 권익을 찾아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안면도 꽃지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며 국유지 임대계약자인 신아무개씨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후 국유지 활용방안에 대해서 묻자 "앞으로 커피점 이외에 샤워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운영해 왔는데 그 주민들은 이제 (국유지) 주인이 (나로) 바뀌어 운영하지 못한다. 문제될 게 있나"라고 답했다. 신씨는 또한 주민들이 주장하는 관습도로와 관련해서도 "관습도로라는 게 어디있나. 앞으로는 들어오는 길목도 다 막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씨는 커피점으로 인해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고, 주민들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나는 기존의 상권을 보호해주려고 노력해왔지만, 주민들이 3000만 원을 줄테니 땅의 반을 달라는 등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나도 468대1의 공매에 응찰해서 비싼 돈(5100만 원) 들여서 임대를 했고 그동안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나를 외면했다"라고 잘라 말했다.

입찰을 주관한 한국자산공사 관계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주민들이 가만히 있었겠나"라며 "담당자에게 주민 불편신고가 있었는지 들어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꽃지해변에 들어선 테이크아웃 커피점은 심지어 일부 주민들에게만 자리를 내어주는 특혜(?)를 주며 주민들간 갈등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꽃지해변에 들어선 테이크아웃 커피점은 심지어 일부 주민들에게만 자리를 내어주는 특혜(?)를 주며 주민들간 갈등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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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노련 꽃지연합 초대 지역장인 주진구 지역장

주 지역장은 상인들의 생존권과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전국노점상연합회 꽃지연합 초대 주진구 지역장 주 지역장은 상인들의 생존권과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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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지상인회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평균 연령 55~60세로 구성된 꽃지상인회는 매주 꽃지해수욕장 일원에 대한 환경정화 활동은 물론 매년 피서철에는 1천여 만 원의 자비를 들여 청소를 도맡아 해 온 꽃지 노점상들의 모임으로 그 누구보다 꽃지해수욕장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 전노련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꽃지상인들의 평균 연령은 55~60세지만 많게는 70살 넘은 노인도 있다. 이분들이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기란 어렵고, 자구책으로 노점상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커피점은 점점 기업화되어 가고 있지만 우리 상인들은 소상인들로 농사도 짓지 않고 오로지 바다를 생계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국자산공사가 기업화되어가고 있는 커피점에 국유지를 임대한 것은 곧 정부가 기업형 업자를 밀어주는 격이다. 또한, 상인들이 범법자 취급을 받으면서 눈치보는 것도 가슴 아팠다. 이에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권익을 대변해 주기 위해 전노련에 가입하게 됐고 꽃지연합을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1차적으로는 꽃지해변을 찾는 손님들에게 양질의 더 좋은 먹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해 다시 찾는 꽃지로 만드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물리적 충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가급적 민주적인 방법인 민원으로 접근해서 상인들의 생존권과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도록 하겠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꽃지해변, #전국노점상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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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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