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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기름유출사고를 다룬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 5회가 피해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개과천선 누리집 메인 화면 캡처.
 서해안기름유출사고를 다룬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 5회가 피해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개과천선 누리집 메인 화면 캡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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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의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의 5회 방송분이 충남 태안 기름유출사고 피해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MBC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14일 '자초지종을 알아야 겠습니다'라는 부제 아래 방송된 '개과천선' 5회에는 다음과 같은 줄거리가 소개돼 있다.

'혜령(김윤서)의 태도에 석주(김명민)는 당황하고, 혜령에게 왜 그랬는지 따지려 한다. 지윤(박민영)은 이런 석주를 말리고, 혜령과 있었던 일들을 말해준다. 석주는 혜령의 사건에 호기심을 갖는데... 한편, 자신이 진행한 바 있었던 '씨스타호 서해 기름 유출사건'의 협상 건을 맡게 된 석주는 과거 기록들을 살펴보고, 협상 준비에 들어간다.'

이는 태안기름유출사고를 씨스타호 서해 기름유출사건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극중 내용이 논란이 됐다.

"5년이 지난 후에도 먹을 수 없는 생선? 사실과 다르다"

MBC 드라마 <개과천선> 한 장면.
 MBC 드라마 <개과천선> 한 장면.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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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시청한 김아무개씨는 15일 태안군청 누리집에 'M본부 드라마 개과천선 5회 내용 중 태안군 내용에 대한 이의제기 요청'이라는 글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5월 14일 오후 10시 M본부(MBC)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개과천선 5회'의 내용 중 지난 2007년 태안지역의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기름유출 사고 내용이 나온다"며 "물론 사고를 낸 회사명 등 중간에 몇 대목은 우회해서 방송됩니다만, '서해안-유조선 기름유출사고'와 '태안군'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쉽게 연상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문제는 기름유출사고 발생 5년이 지난 시점에, 법정 분쟁이 벌어지는 전개 내용"이라고 줄거리를 설명한 뒤 "태안 근해에서 잡힌 해산물에 기름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기름 냄새가 역하게 나는 장면이 나온다. 아직까지 태안군이 기름유출로 오염되어 있고, 그 수산물이 못 먹을 수준으로 표현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김씨는 "이는 현실과 매우 다르며, 시청자들에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으로 관광 레저와 수산업이 비중이 매우 큰 태안군으로서는 가볍게 그냥 넘길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태안군민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씨는 "M본부 방송국에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고 보고, 성의 있는 사과와 함께 방송 중 자막처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드라마 스토리상 과장됐고 현재는 국민의 적극적인 자원봉사와 성원에 힘입어 원상복구 됐다는 사실, M본부 방송국에서 태안군민에게 사과를 표하는 내용을 넣어서 극중 성의 있는 자막처리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청자 정아무개씨도 MBC 누리집에 올린 시청자 의견을 통해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내용이 태안 기름유출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지난회까지 너무 재밌게 봤던 시청자로서 그리고 태안 주민으로서 오늘 내용은 보기 너무 껄끄럽네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5년이 지난 이후에도 기름유출로 인해 생선과 어패류 등등을 먹을 수 없다고 항의하는 장면에서 상황을 더욱 극대화 하기 위해 생선에 기름을 묻힌 것으로 보인다. 자칫 드라마 내용 때문에 다른 지역의 사람들은 현재 태안바다의 상태가 아직도 심각한 것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씨는 "관광객과 농어업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태안 주민들에게 이는 태안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되네요"라며 "사건 당시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태안바다는 깨끗해졌고,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기름 냄새가 나거나 어패류에 기름이 껴있지 않다. 드라마 내용에 관해 시정 부탁드린다"고 시청소감을 전했다.

<개과천선> 작가 "일반 시청자는 '아직도 더럽다'고 생각 안 한다"

방송을 시청했다는 한 피해민은 "123만 자원봉사자의 온정의 손길로 태안이 다시 청정해역으로 되살아났고, 싱싱한 수산물을 맛보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리 드라마라 할지라도 피해민들을 다시 악몽으로 밀어 넣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지원과에서는 군청 누리집에 글이 올라간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6일 "방송을 보고 황당한 부분이 있어 MBC 고객센터에 민원을 접수했고 MBC(개과천선) 관계자에게 항의 및 사과 자막 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참고로 태안군청 해양수산과에서는 매년 해양환경 복원사업과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여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과천선> 작가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극중에서 서해안이라고 했지만 삼성이라고 거론한 것도 아니고 유조선 이름도 바꿨고, 사실을 확인하고 썼다"라고 밝혔다. 또 "(태안기름유출사고를) 연상 시킬 수는 있지만 일반 시청자는 '아직도 저기(태안)는 더러워서 못 가겠구나'라고 말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일반 시청자는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보상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끌고 있구나라고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를 한다"는 것이다.

MBC 관계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제작진에서 방송 관련 항의 내용을 접수했고, 사과 자막 등을 내보낼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 #개과천선,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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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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