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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5.22.~6.3.) 개시를 하루 앞두고 경찰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측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야 후보 간 비방전을 넘어 경찰이 선거에 개입한 모양새로 비쳐져,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은 20일, 송 후보의 측근인 서아무개씨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를 떠나 세월호 참사라는 악재를 만난 새누리당 쪽은 이 문제를 가지고 송 후보를 집중 포화하고 있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 쪽은 '송영길 후보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 평가조정담당관실은 2011년부터 세 차례 걸쳐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정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이를 정책 등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설문조사는 정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설문 문항에 송 시장의 재선 지지도와 후보 적합도 등도 포함돼있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야기된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시 평가조정담당관실 책임자로 있는 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인천시 평가조정담당관실은 2011년부터 세 차례 걸쳐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정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천시 평가조정담당관실은 2011년부터 세 차례 걸쳐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정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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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시정 정책사업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를 3 차례 실시했다. 사진은 인천 경실련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시정 주요 사업 시민 의식 조사 보고서.
 인천시는 시정 정책사업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를 3 차례 실시했다. 사진은 인천 경실련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시정 주요 사업 시민 의식 조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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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경고 처분한 사건인데, 구속영장까지

한편,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가 이미 경고 처분한 사건이라 경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무리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 설문조사 결재라인과는 전혀 관계없는 김교흥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까지 고발했다.

또한 경찰은 고발을 접수한 직후부터 수사 진행 사항 등을 언론에 노출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이 지난 4월 16일 인천시청을 압수수색할 때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이 동행했기 때문이다.

서씨는 두 차례 실시된 경찰 조사에 비교적 성실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다음 조사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공식 선거운동기간 개시를 하루 앞두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서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영장실질심사를 23일로 연기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선거를 앞두고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구속영장 발부에 자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방검찰청 출입기자 A씨는 "경찰이 구속영장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시기적으로 선거와 겹치다보니 사안이 민감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치경찰 선거개입 중지 촉구"

법원의 영장 청구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언론 보도로 송 후보의 이미지는 실추된 상황이라,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로 국민이 정부의 무능에 분노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영장 청구의 근거가 된 여론조사는 선관위조차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해 경고 조치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권여당의 고발 이후 경찰은 방송사 카메라까지 동원해 인천시청을 압수수색했다"며 "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선거에 출마하자, 경찰이 노골적으로 전관예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 안전과 공정한 선거를 책임져야할 주무 장관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인천시장에 출마하더니 이제는 선거 관리마저 경찰력이 동원되는 공작이 자행되고 있다"며 "야당에 대한 공작정치를 중단하라"고 했다.

서씨와 함께 고발을 당한 김교흥 전 정무부시장은 <시사인천>과의 통화에서 "취임 전에 이루어진 행위임에도 불구, 당시 이학재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이 나까지 고발했다"고 한 뒤 "정부와 17개 광역시·도에서 각종 여론조사로 다양한 정책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유독 인천에서만 이런 일어 벌어진 것은 공작정치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홍영표 국회의원과 윤관석 국회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경찰의 추악한 선거 개입을 규탄하며, 야당 후보인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에 대한 공작 정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제공>
 홍영표 국회의원과 윤관석 국회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경찰의 추악한 선거 개입을 규탄하며, 야당 후보인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에 대한 공작 정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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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정관, 유정복 후보 지원' 의혹

선관위가 경고 조치한 사건을 가지고 경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관권선거 의혹을 전면에 들고 나섰다.

특히 친박계의 핵심인사인 유정복 후보를 청와대가 도와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 소속 김아무개 행정관이 지난 20일, 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유 후보와 한국노총 중앙위 임원진과 면담자리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학용·홍영표 국회의원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인천지역 국회의원 6명은 21일 인천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로 국민이 슬픔에 빠진 시기에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여당 후보를 지원한 것은 명백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이라며 청와대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쪽은 "후보 캠프에서 참석을 요청한 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캠프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심지어 그 행정관은 어제 이전에는 후보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한국노총 관계자들과 갑작스럽게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장 선거 , #유정복, #송영길, #관권선거, #정치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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