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4지방선거의 마지막 유세날인 3일 오후 7시경 대구시장 후보인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대구의 중심 동성로에서 만났다.

결전의 날을 앞두고 두 후보는 칼을 갈듯 대구가 자신들의 텃밭임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표심 구하기에 혼신을 다했다. 권영진, 김부겸 후보는 초반에는 홀로 선거를 중심에 두고 유세 활동을 펼쳤지만, 막판에는 중앙당 의원, 외부인사까지 지원 유세에 나올 정도로 서로를 견제하고 긴장하는 눈치였다.

권영진 후보는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쪽에 유세 차량을 세운 채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과 시민, 지지 세력들과 함께 대구시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 후보가 시장이 되어야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과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후보캠프에서는 서청원·최경환 의원까지 유세지원이 나올 정도로 막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 2일 신매광장 유세에서는 "새누리당에 많이 섭섭하고 화가 나있는 것에 종아리를 걷겠습니다. 매를 들어주십시오. 시민들을 맨 앞자리에 모시고… 오만하지 않고 경청하고 섬기겠습니다"라며 시민들에게 용서의 절을 올리기까지 했다.

당원들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권영진 후보.
▲ 권영진 후보의 유세현장 광경 당원들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권영진 후보.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유세현장에서 권 후보는 세월호 사태에 대해 "대통령부터 우리 모든 새누리당, 집권 여당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어떻게 대통령을 심판하고 선거를 심판하는 일로 야당이 선거에 이용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지난 날 야당은 뭐했는가? 세월호 참사 터지자 원인에서부터 초기 대응, 공직자들의 모든 자세까지 줄줄이 모순과 비리와 부조리가 다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문제입니까?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때부터 뿌리 깊게 파고든 부조리 아닙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항변했다.

권 후보 역시 박근혜의 눈물(?)과 박근혜의 아픔을 강조했다. 마지막 유세장에서도 권 후보와 주요 당직자들도 "도와주십시오", "대구가 위태위태합니다"라며 박심을 강조했다.

지원유세에 나선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도 "3년 9개월이 남아있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하면서 "여러분 대구에서 지지가 시원찮게 나오면 중앙 언론도 민심을 등 돌렸다고 하면 되겠습니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주호영 의원은 덧붙여 말하길 "국고 32억 지원받고……. 지방선거 나온다고 돈만 다챙기고……. 민주당을 돕지요. 민주당과 통진당은 야권연대를 하고 있지요. 통진당 정당해산청구심판 되어있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죠. 대표가 누굽니까? 이정희이지요. 박근혜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는 이정희가 대표로 있는 당이지요. 통진당이 민주당과 손잡고 있는 당이라는 것 알고 있지요? 놔둬서 되겠습니까?"라며 때 아닌 종북타령(?)을 하기도 했다.

권영진 후보는 자신이 더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을 강조했고, 김부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마케팅을 하려면 "대구에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지을 것이 아니라, 광주에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짓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권 후보는 말미에 "대구도 위험하고 박근혜도 위험하다는 것을 여러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라면서 "애국의 심정으로 투표장으로 투표장으로 꼭 나가주십시요"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김부겸 후보도 자신이 대구시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표를 호소했다.
▲ 김부겸 의원의 유세현장 김부겸 후보도 자신이 대구시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표를 호소했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는 딸이 적극적으로 유세에 가담하여 자신의 부친 알리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부겸 의원의 딸은 "저에 아버지입니다"라며 아버지보다 30여분 먼저 현장에 도착해 유세를 돕느라 분주했다.

당원 중심의 새누리당의 집회 현장과는 달리 입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탈환한 김부겸 후보는 대백 앞 민주광장에서 자신이 대구 변화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여러분, 이거 디비지는 것 맞죠? 이거 혹시 헛꿈 꾸는 것 아니죠?"라면서 "우리 시민들 정말 가슴에 묻어둔 아픔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 이야기 들었습니다. 이제는 이 책임감을 느끼고 지고… 왜 바꿔야 하느냐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십니다. 30년 동안 쏠린 지지가 무기력하고 나태해지고 일부 썩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공항에 관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신공항이 달린 문제도 어느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래가지고 대구의 미래가 살아나겠습니까? 우리의 젓줄이고 일자리이기 때문에 남부권 신공항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특정계보, 특정파벌이 독점하는 것 막겠다. 제가 소신껏 능력, 소임에 따라 적재적소에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부지런한 대구시로 만들겠다"면서 "그동안 저를 비롯한 우리 당이 과거의 민주당이 대구 시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상처났을 때마다 용감하게 싸우지 못한 것 반성합니다"라고 고백했다.

대구매일신문을 보이면서 "초박빙 20% 대구시장 선거, 숨은표 20%가 승부 가른다"라고 말하면서 "한 개인이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최근 30년 내에 선거가 초박빙이라고 나온 적이 있습니까? 이것은 오래 동안 지치고 서러웠던 대구 서민들의 목소리가 퍼져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처음으로 자신의 부인까지 소개하는 깜짝쇼까지 펼치면서 "내일 선거 결국 대구 시민의 힘만 믿습니다. 대구 바꿀 것으로 믿습니다"라며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 현장에서는 박근혜 마케팅(?) 논란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 지난 유세현장에서 "지방단체장이 된다면 당연히 대통령과 마주하여 일하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면서 "지방단체장들도 대통령에게 지방단체의 애로사항을 언급할 수 있는 통로를 정기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제안하겠다"는 것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을 견제하는 듯 했다.

이날 김 후보 유세현장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부산 가덕도 공항문제에 대한 반사 반응으로 윤형기 준비위원장(남부권 신공항추진 범대책시민모임)이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윤형기 준비위원장은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 "대통령께서 8월에 용역결과를 내놓기도 전에 일부 정치권에서 미리 정치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하였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후보들도 대구문화예술다양성시대를 만들자는 시민. 예술단체의 의견에 합의를 이뤘다.
▲ 군소정당 후보들도 각종 협약식에 참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후보들도 대구문화예술다양성시대를 만들자는 시민. 예술단체의 의견에 합의를 이뤘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새누리당 지원유세에 나섰던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는 "선거라는 것이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이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에서 전략상에서 이해하고 오늘 제가 그 부분(청년장점)을 보충해 드리고 싶어 왔다"고 강조하면서 "권영진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대구가 교육도시로 명성이 높듯이 그분의 강점인 교육부분에… 이 작은 도시에서 대통령이 4분이나 배출되었던 것들을 잘 살려(대가 끊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인적 자원으로서 한 단계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철 전 청와대시민수석도 김부겸 후보에 대해 "20~30년동안 한 당이 다했는데 박근혜 대통령까지 정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전하지 않은 채 경제적 수치도 실망스럽고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 시민 저변에 많이 깔려있는 것 같다"면서 "인물로도 김부겸 후보가 대구에서 부상하고 있으니깐 대구에서도 시민들이 화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의 여파 속에 혼란스러운 선거유세 현장. 대구 시민들은 과연 어떠한 판단과 선택을 내릴지 궁금하다. 보수의 결집이냐, 아니면 변화의 선택이냐?

두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박심을 이용했고, 끝까지 박심을 놓지 못했다. 김부겸 후보는 선거 현수막에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진을 이용할 정도로 대구 민심을 얻으려했다. 막판에 궁지에 몰린 듯한 권영진 후보는 새누리당이 '반성하고, 잘하겠다'면서 감정에 호소하는 선거전략도 앞세웠다.

벽에 내걸린 선거벽보. 이번 선거는 구의원, 교육감, 시의원, 시장선거까지 세월호 사태 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핟다.
▲ 과연 시민들의 표심은 어느 곳으로? 벽에 내걸린 선거벽보. 이번 선거는 구의원, 교육감, 시의원, 시장선거까지 세월호 사태 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핟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최근 부산에서의 신공항 유치 관련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의 분명한 기싸움이 어떻게 대구 시민들의 표심 향방을 가를지, 영남에서의 부동표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반해 군소정당의 후보들은 골목 골목을 누비면서 자신의 정당의 우수성과 정책알리기에 전력투구를 하였고, 선거초반부터 막판까지 2강 구도로 몰린 것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송영우 후보는 '청년성을 강조' 하면서 청년특별지구, 청춘빌리지라는 특색있는 정책까지 내놓았고, 사회적기업의 정책협약식, 세월호 참사 촛불시위 참석 등 열정을 보였다.

정의당 이원준 후보도 반월당에서 막판 유세에 혼신을 다했고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대구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으로서 안전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 인식 때문인지 '안전 최우선 도시 대구'로서 도시철도 3호선 무인운영 철회, 방사능으로서부터 안전한 학교 등을 정책과제로 내놓았다.


태그:#대구시장선거, #6.4지방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