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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은 만질 수 없는 디지털 세상의 유령(phantom)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의 유령, 팬덤은 한 곳에만 출몰하지는 않는다. 스포츠, 보이그룹과 걸그룹, 드라마, 영화, 게임, 책, 브랜드,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까지 도처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팬덤은 슬그머니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므로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안티팬덤도 마찬가지이다.

 

팬덤이 스타를 만든다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디지털 세상에는 스타와 팬덤의 관계가 역전되기도 한다. 스타가 팬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스타를 만드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예고 없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히트 상품을 만들기도  하고, 잘 나가던 브랜드가 안티팬덤으로 일 순간에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허술한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며, 자격 미달 후보자가 당선되기도 한다.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는 문화는 팬덤(fandom)문화이다. 디지털 세상의 팬덤(phantom)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에서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팬덤이 스타를 만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신준모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으로 스타가 된 <어떤 하루>라는 수필집의 저자이다. 신준모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시작한 사업에서 억대 연봉자로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뼈아픈 실패를 겪고 페이스북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그가 남기는 한마디에는 수천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유한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이고, 누군가에겐 소중한 연인이며, 누군가에겐 소중한 친구입니다"라는 말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짧은 글들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11만명을 넘는다.

 

페이스북 팬덤의 호응이 이어지자, 신준모는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고자 했다. 생각보다 출판은 쉽지 않았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이유로 9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 10번째로 출판사인 프롬북스에서 출판된  신준모의 <어떤 하루>는 두달만에 8만부를 돌파했다. 신준모의 <어떤 하루>는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다. 어떤 마음을 공유하는 거대한 유령이 스타를 만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10대처럼 특정연령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팬덤은 폭넓은 연령층에서 고객 가치를 단순 소비하는 역할에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역할로 바뀌고 있다.

 

팬덤은 지구촌 어디에나 출몰한다

 

팬덤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유령이다. 디지털 세상의 팬덤은 새로운 이미지, 텍스트, 패션 등을 만들어낸다. 팬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들을 팬들은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재생산함으로써  문화와 소통하고 새로운 유대를 만들어간다.

 

월드스타로 부상한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잘 만든 뮤직비디오를 유투브를 통해 공짜로 배포했다. 흔히 "공짜로 뿌렸기에 글로벌 팬덤이 형성된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마음에만 든다면 팬들은 콘텐츠가 공짜이든 비싸든 상관하지 않는다. 어떤 팬은 비싼 이용료를 내는 것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14년 5월 31일. 언론은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조회수 20억2천136건. '14년 2월 19억 건을 돌파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대중문화 콘텐츠는 경험재이다. 공짜 이용자라도 어떤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만일 가치가 궁금하다면 20억이 경험한 콘텐츠의 가치를 20억에 도달하기 위한 TV광고비와 비교해 보자.

 

말 춤과 B급 정서가 담긴 코믹한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20억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다. 해당 뮤직비디오 조회수의 97%는 해외에서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디지털 세상의 팬덤은 지구촌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대중문화 현상인 팬덤은 투자대비성과가 수학공식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팬에게  무료로 제공해도 팬덤은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강남스타일은 유령처럼 전 세계를 돌며 팬덤 현상을 부추겼다. 어디에 사는지도, 누군지도 모르는 지구촌민이 어떤 정서를 공유한 것이다.

 

디지털 세상의 팬덤은 유령이다. 영향력 있는 개인이나 심지어 조직적인 대규모 연예 기획사라도 마음 먹은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팬덤을 형성하는 하는 것은 팬들의 마음이다. 우리는 대중가요를 듣거나 부르면서 혹은 춤을 따라하면서 어떤 마음을 체험하고 공유한다. 지구촌민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 오익재는 지식재산으로 착한부자되자http://cafe.naver.com/cproperty 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스타와 팬덤을 연구하고 있다. 


태그:#팬덤 , #신준모, #싸이 , #강남스타일,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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