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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의 걸프만 이동 명령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의 걸프만 이동 명령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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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도록 외교 관계를 단절한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를 막기 위해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최근 이라크는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와 사담 후세인의 잔당 세력이 이끄는 반군이 집권 시아파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무력으로 남진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는 반군은 북부지역을 포함한 이라크 국토의 3분의 1 이상을 점령했으며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도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서면서 사실상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3년 전 이라크에서 철군했던 미국은 다시 군사 개입을 준비하고 있다. 전날 14일(한국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지상군 파병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즉각 이라크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감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15일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 해군소장은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조지 HW 부시함을 이라크 인근 걸프만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라크에 있는 미국인의 생명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면 이날 항공모함 이동 명령으로 총사령관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사태 막아야 하는 '두 앙숙'

미국이 이라크 반군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자 이란도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혁명수비대를 파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앙숙' 미국과 이란이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후세인의 수니파가 정권을 잡았던 이라크와 적대 관계였지만 미국이 후세인을 몰아내고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자 이라크와 다시 동맹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시아파 정권이 다시 위기에 처하자 지원에 나선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먼저 행동에 나선다면 (군사적 협력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와 국민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검토할 것"이라며 "아직 이라크의 요청은 없으나 우리는 국제법의 틀 안에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오는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란 핵협상 자리에서 이라크 사태를 이란과 논의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양국의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동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 이란은 미국과 30여 년간 외교 관계도 맺지 않고 있다. 미국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잡고 군사적·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를 놓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자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은 수니파 세력의 확산을 막아야 하고, 지상군 투입이 힘든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국제무대에서 오랫동안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손을 맞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그:#미국, #이란,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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