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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벨기에 전이 시작되기 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15년 최저임금을 결정했습니다. 370원 인상된 5580원이라고 합니다. 내년부터 1800만 노동자의 최저시급은 5580원입니다.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 밖에서 밤새 농성을 하며 기다리던 사람들 모두 200~300원 정도 오를 것은 알고 있었지만 허탈했습니다. 최소한 최저임금 받고 한 시간 일하면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저의 개념으로 노동자의 삶이 결정되어서는 안됩니다.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

"370원이면 껌 한 통도 살 수 없는 돈입니다. 노동부 장관 산하 위원회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것,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모든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이 일에 모든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최소한 국회 산하 조직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억제 정책으로 악용되는 최저임금, 이렇게 가다가는 10년 뒤 최저임금은 물가 상승률에 비해 마이너스 상태로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2015년 최저임금이 6월 27일 오전 5시 전격 결정되었다. 최저임금위원회(아래 최임위)가 시한 내에 인상안을 심의, 의결한 것은 2008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2014년 5210원에서 370원 더 오른 5580원이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 기준 월급은 116만6220원이다.

27일 새벽 2015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알바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고작 300원 수준 올려놓고!? 27일 새벽 2015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알바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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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 전원회의에서 당초 사용자위원은 동결된 5210원을, 노동자위원은 6700원을 주장했다. 결국 공익위원의 중재안인 5580원으로 결정되었다. 5580원에 공익위원, 노동자위원 각 9명은 찬성, 사용자위원 9명은 기권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은 250~350원대에서 결정되어 왔다. 최임위 회의에서는 사용자와 노동자가 10원을 올리네, 100원을 깎네 하는 협상을 하다가 막판에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300원대 수준이 최종 결정되어 온 것이다.

노동계-제계, 합의안 모두 불만

민주노총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노동계 요구안 6700원에 비하면 대단히 부족한 액수"라며 "애초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선을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기만적인 수정안을 제시하며 최저임금위원회 논의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재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성명서를 통해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에 2015년 최저임금 결정에 물가인상률과 경제성장률, 소득분배 개선을 고려하여 결정해 달라고 심의 요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사용자 측은 교섭 막바지까지 동결안만을 고집하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사용자위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또한 "수정안 제출 과정에서도 0.7%, 1.1% 등 겨우 몇 십원 오른 안을 제시해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수백만 노동자들을 우롱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70원이라는 '높은' 인상 금액에 불만을 토했다. 경총은 27일 논평을 통해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 고율인상은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청년, 고령자 등 취약계층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 해체하고 임금격차 해소해야

알바노조가 노동자의 삶보다 박근혜 정부와 사용자 위원에게 힘을 싫어주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노동자의 삶은 가볍다? 알바노조가 노동자의 삶보다 박근혜 정부와 사용자 위원에게 힘을 싫어주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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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27일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 해체'를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위원회라는 곳은 결국 몇 백 원 수준에서 노동자의 삶을 흥정하는 기구에 불과하다"며, "우리 사회의 심화되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 위해 기능해야 할 최저임금위원회가 자기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제 논의의 방식이 '최저임금'에서 '적정임금'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최임위 각계위원의 대표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승현 노무법인 삶 공인노무사는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대표로, 경총이 중소기업을 대신할 자격이 있냐"고 질문했다.

알바노조는 "노동계위원들이 현행 최저임금위원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사실상 임금억제 기능을 하고 있는 최저임금위원직을 버려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하고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OECD 최대 임금격차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의 급여가 최저임금의 604배를 넘었다. 알바노조는 "올해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대기업 임원연봉 대비 최저임금 금액간의 비율을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접근해 나갈 수도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아니라 (가칭)임금격차해소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는 알바노조 활동가입니다. www.alba.or.kr 알바노조(02-3144-0936)



태그:#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 #알바노조,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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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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