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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부터 8월 30일까지 일본 시코쿠 여러 곳을 방문하여 민속과 생활과 관련된 시설이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정리하여 관심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시코쿠는 일본 본토 가운데 아래쪽에 섬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코쿠의 크기는 동서 230km 쯤, 남북 180 km 정도입니다. 섬은 동서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아령 모습으로 가운데가 홀쭉합니다. 본토와 시코쿠 사이에는 고베 아와지 사이, 오카야마와 다카마츠시 사이, 히로시마와 이마바리 사이 등 세 곳이 다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 기자말

     유스하라초 13 곳에 남아있는 차당 가운데 일부입니다. 차당 안에는 불상이나 지장보살을 모셔놓은 선반이 있습니다.
 유스하라초 13 곳에 남아있는 차당 가운데 일부입니다. 차당 안에는 불상이나 지장보살을 모셔놓은 선반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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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오전 시코쿠 고치시 유스하라초에 다녀왔습니다. 비록 산 속에 있는 마을이지만, 시가지가 최근 잘 정비되어 있고 교통량이 많았습니다. 유스하라초는 시코쿠 한 가운데 동서로 길게 뻗은 산맥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시코쿠 남북과 동서를 잇는 길이 지나고 있습니다.

유스하라초에는 민속 자료관이 있고 여러 마을에 차당(茶堂)이 여러 곳에 수리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곳에 눈과 비가 많이 와서 피해를 겪은 적이 있고, 최고 료마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료마(본명; 坂本竜馬, 1836.1~1867.12)는 이곳 고치현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하급 무사였으나 윗사람인 반을 벗어나 에도에 가서 자신의 길을 걷다가 메이지 유신의 초석을 다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교토에서 암살 당하고 맙니다.

      산골 마을에서 열리는 가구라(神樂) 연극의 한 장면과 가구라에서 사용되는 탈입니다.
 산골 마을에서 열리는 가구라(神樂) 연극의 한 장면과 가구라에서 사용되는 탈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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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전부터 일본에 료마 붐이 일고 있습니다. 그의 개성적인 행동과 선각자로서 행동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가 처음 행한 탈반 역시 당시로는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살아남아서 고치현 여러 차당을 거쳐서 에도로 향합니다.

최근 유스하라초에서는 료마가 동료들과 에도로 향하는 길가에 있는 차당을 복원하거나 수리하였습니다. 차당은 우리나라 정자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이나 나그네들이 길을 가다가 쉬면서 정보를 교환하는 곳입니다.

이곳 고치현 유스하라에 있는 차당은 마을 사람들 보다는 나그네가 쉬어가는 기능과 불상을 모셔놓은 종교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그네들이 쉬어가면서 앞일의 무사태평을 불상에게 기원하는 뜻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차당은 주로 마을 주변에 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관리합니다. 깨끗이 청소를 하고 불상 앞에 꽃이나 차나 물을 올려놓기도 합니다. 지붕은 대부분 갈대 이엉을 얹은 집이 많습니다. 간혹 갈대지붕에서 양철 지붕으로 바뀐 곳도 있습니다.

      유스하라초에서 맛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국수와 메밀국수입니다. 이곳은 산마을이라 옛날 밥보다 국수가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유스하라초에서 맛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국수와 메밀국수입니다. 이곳은 산마을이라 옛날 밥보다 국수가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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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이 차당을 복원하여 마을 사람들이 반을 나누어 당번제로 청소를 하고 불상에 물이나 차, 꽃을 올려놓는 곳도 있습니다. 차당 벽에는 차당의 관리와 청소를 담당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 있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마을 차당에는 나그네를 위해서 차를 준비해 놓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아마도 최근 료마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여행객을 위해서 준비해 놓은 것 같습니다.

유스하라 민속자료관은 유스하라초 사무소 앞에 있습니다. 민속자료관에도 1층에는 온통 료마에 관한 기사와 기록, 유물,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가득했습니다. 이층에는 이곳 유스하라초 산촌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산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생활 도구와 농사 도구 등등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닥나무를 삶아서 껍질을 벗기는 도구입니다. 아마도 이곳에서는 닥나무를 가꾸어 가공하여 종이를 만드는 곳에 넘겨주는 일을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스하라초 사무소와 초에서 운영하는 매점입니다. 자기 고장에서 나는 나무를 이용하여 현대적으로 지었습니다.
 유스하라초 사무소와 초에서 운영하는 매점입니다. 자기 고장에서 나는 나무를 이용하여 현대적으로 지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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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유스하라초, #국수, #차당, #민속 자료관, #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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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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