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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에 가담했던 20대 남성이 전문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여성들한테 문신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4월 경남 창녕 한 과수원에 암매장된 김해 한 여자고등학교 1학년생 피해자(15세)와 관련한 사건을 말한다. 20대 남성 3명이 가출 여고생 등 10대 5명과 부산, 김해, 울산, 대구로 이동하면서 모텔에서 '조건만남'을 해 왔다. 피해자는 함께 다녔던 남성·여성들로부터 폭행에 시달리다 지난 4월 9일 새벽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

20대 남성 3명과 10대 여성 1명은 대전에서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대전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나머지 10대 여성 3명은 창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2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판사 차영민·조형우·황여진)는 피고인 20대 남성 2명(A, B)에 대한 증인 심문을 벌였다. 검찰심문에서 A남성은 "가출 여고생들에 대해 조건만남을 주선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피해자를 집으로 돌려보내 주었는데 성매매한 사실을 말하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교회로 찾아가서 다시 데리고 왔다"며 "피해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위치가 노출될 것 같아 여성들이 때렸다"고 증언했다.

창원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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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누가 먼저 때렸느냐"는 질문에, A남성은 "여성들이 먼저 때렸다"고 한 뒤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것을 봤으며, 피해자는 가만히 있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중에 자신도 피해자한테 뺨을 몇 대 때린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피해자는 강제로 소주를 마셔야 했고, 커피포트에 끓인 뜨거운 물로 인해 몸에 수포가 생기기도 했으며, 손이 묶여 있었다.

문신에 대해 A남성은 "여자들이 하고 싶어했고, 인터넷에서 도안을 찾아서 해달라고 했다"며 "문신을 배운 적은 없고, 이전에 다른 사람한테 해준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B남성은 "A남성이 강제로 문신을 해주었다"고 증언했고, 여성 피고인들은 "A가 믿음을 보여 달라며 문신을 강제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으로 위치 노출 우려해 폭행"

8명은 울산에 사흘 정도 있다가 대구로 이동해 지난 4월 6~9일까지 있었고, 피해자는 9일 새벽 차량 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남성은 "처음에 죽었다는 말을 듣고 장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여성 피고인 3명의 변론을 맡은 안한진 변호사는 "강제로 조건만남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말하며 "처음부터 조건만남 시키려고 모았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A남성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자 안 변호사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페이스북으로 인해 위치가 노출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으로 나온 남성이 페이스북으로 위치 추적이 되는 줄 몰랐다고 하자, 안 변호사는 "증인은 이전에 친구가 탈영했을 때 네이트온 때문에 잡힌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페이스북으로 위치 추적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이어 남성은 부산과 울산에 있을 때 경찰관으로부터 가출 여고생의 소재를 묻는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심리는 오후 2시에 시작해 7시경 마쳤다. 재판부는 26일 오후에도 남성 피고인 1명에 대해 증인 심문을 한다.


태그:#창원지방법원, #김해여고생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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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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