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도 아소카왕 사자 돌기둥, 이집트 사자머리 신상, 메소포타미아 사냥하는 왕, 중국 사자 장식, 속리산 법주사 쌍사자 석등입니다.
 인도 아소카왕 사자 돌기둥, 이집트 사자머리 신상, 메소포타미아 사냥하는 왕, 중국 사자 장식, 속리산 법주사 쌍사자 석등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지난 9일 오후 일본 시가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12월 14일까지 '사자와 고마이누(狛犬)- 신수(신의동물)가 온 길'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유리 정문을 설계한 '이오 밍 페이'가 설계한 작품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에 전해지고 있는 도원향, 도화원기를 주제로 건축 작품을 실현시켰습니다.

미호뮤지엄 입구에서 복숭아나무 언덕을 오르고, 굴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면 멀리 미술관 지붕이 보입니다.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선 순간 산 중턱에서 멀리 산등성이들이 이어져보이고 숲과 나무가 앞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일본 여러 곳의 사자상을 모아서 전시합니다. 사자는 멀리 이집트의 스핑크스나 사자머리 신상에서, 사산조페르시아의 제왕투쟁 무늬 접시, 인도의 인도 마우리야 왕조의 아소카왕(재위 기원전 272~232) 돌기둥(Aśokan Pillars, 15m), 중국 불상,  부적, 청동거울, 한국 속리산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은 유약을 발라서 구운 고마이누 한 쌍이고 오른쪽은 나무로 만든 사자 한 쌍입니다.
 사진 왼쪽은 유약을 발라서 구운 고마이누 한 쌍이고 오른쪽은 나무로 만든 사자 한 쌍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오래 전부터 일본의 신사에는 상징 동물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주로 돌로 짐승 모양을 새겨서 신사 입구에 세워 놓거나 나무로 상을 만들어서 섬겼습니다. 이러한 짐승은 수호신이면서 신의 심부름꾼으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했습니다.

신사에 있는 짐승상은 '고마이누'라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에 뿔이 한 개 있는 것은 '사자'입니다. 혹자는 입을 벌려서 소리를 지르면서 포효하며 위협하는 것이 '사자'이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고마이누'라고 합니다. 쌍으로 있는 경우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아케에(阿吽型)',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웅케에(吽阿型)'라고 합니다. 아케에가 왼쪽에 있고 웅케에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일본 헤이안 초기 문헌에서 고마이누는 '고려견'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자춤에서 사용하는 사자탈을 말합니다. 일본 말에서 고마(박, 狛)나 고려(高麗)는 고구려를 말합니다. 고마이누 역시 한반도에서 전해온 대륙풍의 상서로운 짐승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져서 시작된 고마이누가 세월이 지나면서 일본 여러 곳에서 시대에 따라서 여러 가지 개성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일본 토속 신앙이나 주술적인 생각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나무로 만든 사자와 고마이누 한 쌍입니다.
 나무로 만든 사자와 고마이누 한 쌍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일본 신사의 짐승 사랑은 극진합니다. 그리고 동물을 본 따 만화 주인공을 만들기도 하고, 먹거리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헬로키티(고양이), 다누키(너구리), 기스네(여우) 등등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이들 짐승 사랑 역시 고마이누에서 시작된 동물들의 상서로운 관념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니면 둘이 더불어 지속되어 왔는지도 모릅니다.

인간과 동물은 오래 전부터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공격하면서 마을을 만들거나 넓혀 왔습니다. 고대 사냥 풍습은 지배자들인 왕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확대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고마이누로 대표되는 여러 사자상들은 동물 영역을 침범하면서 자라온 인간 역사의 부끄러움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인간들이 그러한 일들을 저지르면서 동물들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마음을 에둘러 나타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미호 뮤지엄 상설전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로마, 인도, 중국, 일본 등 실크로드로 표현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비록 넓거나 크지도 않지만 지역별 문화의 정수를 표현하는 걸작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 굴 입구와 반대쪽 굴 안에서 본 전시관 입구입니다. 이제 서서히 가을이 물들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 굴 입구와 반대쪽 굴 안에서 본 전시관 입구입니다. 이제 서서히 가을이 물들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참고 누리집> 미호뮤지엄, http://www.miho.or.jp/japanese/index.htm, 2014.10.10
첨부파일
MIHO list.pdf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