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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권영길(초대)·김영훈(6대) 전 위원장들이 임원 직선제를 앞두고 "민주노조운동을 새롭게 하는 재창립이 될 것"이라며 "음해·분열 공작이 우려되는데, 부정선거 시비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김 전 위원장은 17일 오전 창원대 <사회와 문화> 강의시간에 30여 분가량 대담했다. 권 전 국회의원은 이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는데, '노동과 세계'라는 제목으로 이날 김영훈 전 위원장을 초청해 대담·강의를 한 것이다.

먼저 '노동 가치'를 강조했다. 권 전 의원은 "노동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노동은 먹고 사는 문제이며, 교수도 노동자"라며 "유럽은 초등학교부터 노동교육을 하지만 우리는 대학에서도 일부 학과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전 의원과 김영훈 직전 위원장이 17일 오전 창원대에서 <사회와 문화> 강의 시간에 '민주노총 직선제'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전 의원과 김영훈 직전 위원장이 17일 오전 창원대에서 <사회와 문화> 강의 시간에 '민주노총 직선제'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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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노동문화가 가장 중요하고, 오히려 일제 강점기에는 노동문제가 활발했지만, 이승만부터 박정희정권까지는 노동탄압시대였다"며 "박정희정권 때 노동이 정권과 자본으로부터 탄압을 받았고, 1970년대 전태일 열사의 분신으로 민주노동운동이 불붙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이 나라에서 민주적 자주적인 노동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그 총 결산이 민주노총 건설이라 볼 수 있다"며 "민주노총을 건설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일터에서 쫓겨나고 수배와 수감을 당했으며, 그런 희생 끝에 민주노총이 건설되었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전 의원은 "초대 위원장으로 있을 때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을 내걸었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해서 국민들이 신명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며 "민주노총은 한국 사회를 바꾸는 물결이었고,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라고 부르짖으면서 주5일제도 쟁취해 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조금씩 잃어가고, 수구보수언론으로부터 무서운 음해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분명히 반성할 대목은 있지만, 성과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이 반성할 지점이 많다"

김영훈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반성할 지점이 많다"면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운동은 노동투쟁에서 시작되었고, IMF 이후 더 어려운 사람들과 연대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으며, 학생들이 볼 때 민주노총이 이익집단처럼 비치는 것에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없는 민주주의'를 걱정했다. 권 전 의원은 "정치학자인 최장집 교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가장 큰 문제는 '노동 없는 민주주의'라고 했고, 노동없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박근혜 정권 들어서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가 되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민주노총이 바로 서야 하며, 민주노총이 바로 서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선제를 강조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이 가장 중대한 갈림길에 있고, 그것이 12월에 실시하는 직선제다"라며 "직선제는 세계적에서 한 나라밖에 하지 않고 있는데, 조합원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미래는 한국의 미래다"라고 한 그는 "민주노총을 제대로 세우느냐가 이번 직선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훈 전 위원장은 "직선제를 앞두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며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고,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인 다수결에 따르되, 소수 의견을 배제하지 않는 조화가 필요하며, 직선제를 통해 산적한 노동현안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전 의원은 "국제노동운동 전문가도 총연맹 위원장 선거를 직선제로 뽑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하더라"며 "역대 위원장들도 직선제 여부에 대해 골머리를 앓아 왔고, 직선제는 엄청난 문제를 갖고 있어 당장에 실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과 자본이 민주노총을 완전히 파괴, 와해, 음해, 공격하는 상황에서 직선제를 할 수 있느냐, 이러다가 무너지는 거 아니냐, 현실적 여건이 맞느냐, 직선제를 치를 능력이 되느냐 등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해 왔다"며 "직선제는 민주노총 발전의 여러 장애 요소를 풀어나가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전 위원장은 "국가는 강력한 행정력을 갖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그만큼 강력한 행정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국가에 불만이 있으면 이민 가겠다고 해도 그게 쉽지 않지만, 노조는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워 직선제 부작용으로 조합원이 탈퇴하지 않을까 내지 다른 노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간선제를 하던 이전 선거 때마다 파벌이 나뉘어져 고민이었다"며 "이 시점에서 직선제를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 잘 치루어 낸다면 국민들로부터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80만 조합원은 다양한 직종이다"라며 "선거가 재미있어야 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선거 뒤에 다시 힘을 모을 수 있어야 하며, 역시 민주노총이 민주주의가 저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선제는 '제2의 민주노총 재창립'"

직선제는 '제2의 민주노총' 내지 '재창립'이라는 것. 권 전 의원은 "직선제는 단순히 민주노총 위원장을 직접 뽑는 것만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을 새롭게 하는 것이고, '제2의 민주노총' 내지 '재창립'이다"라며 "한국사회에서 노동이 없는 민주주의를 청산하고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파 문제를 언급했다. 권 전 의원은 "정파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옛 민주노동당 분당은 정파가 핵심 요인이었다, 민주노총이 정파 때문에 제대로 안 된다"며 "이번 직선제는 정파들이 내는 후보 중심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에서 가장 중요한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민주노총에 대한 음해와 분열 공작이 극심할 것인데 선거가 끝나고 나면 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전 위원장은 "선거가 원만하게 치러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고,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그 속에서 조직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단지 위원장을 뽑는다는 의미 보다 조합원이 노동운동에 직접 참여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8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을 조합원 직선으로 뽑는데, 오는 11월 3~7일 사이 후보 등록에 이어 12월 3~9일 사이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태그:#민주노총, #직선제, #권영길,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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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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