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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남 목포에서 무장 탈영한 육군 A일병(22)에 대한 수색작업이 4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 전남 목포에서 무장 탈영한 육군 A일병(22)에 대한 수색작업이 4일째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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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에서 무장 탈영한 육군 A일병(22)에 대한 수색작업이 19일 현재까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은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다.

"화장실 간다" 말한 후 지난 16일부터 행방불명

이 가운데 새로운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A일병은 오는 31일부터 4박 5일간의 포상휴가가 계획돼 있었다. 또 A일병이 경계근무를 서던 곳에는 병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장실을 간다"며 컨테이너 방면으로 걸어간 A일병에 대한 수색결과에 따라,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육군 31사단 소속 A일병은 지난 16일 오전 4시부터 일출 때까지 목포북항 등대초소에서 야간 해상경계 작전근무를 서던 중이었다. A일병은 아침 6시 30분쯤 "배가 아프다"며 컨테이너 박스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 뒤 행방이 사라졌다. 군은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근무 인원 파악 중 A일병의 이탈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A일병은 K2소총 1정과 공포탄 10발을 소지하고 있었다. 실탄은 없지만 무기를 소지하고 이탈했다는 점에서 '무장탈영'으로 간주하고 군은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A일병은 열상감시장비(TOD) 운영병으로 키 178cm, 체중 95kg의 다소 뚱뚱한 체격으로 알려졌다. 제주 출신인 A일병은 지난해 4월 입대해 5월부터 이 부대에 배치됐다.

지난 16일, 무장탈영한 A일병이 근무했던 목포북항 부두. A일병은 멀리 보이는 등대에서 컨테이너 박스로 걸어간 후 행방불명 상태다. 컨테이너는 2평 크기로 병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지만 내부에 화장실은 없다.
 지난 16일, 무장탈영한 A일병이 근무했던 목포북항 부두. A일병은 멀리 보이는 등대에서 컨테이너 박스로 걸어간 후 행방불명 상태다. 컨테이너는 2평 크기로 병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지만 내부에 화장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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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군은 "탈영 전까지 A일병에게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근무 중 동료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군에서 파악한 지인들에게도 별다른 고충을 호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일병이 탈영 하루 전인 지난 15일 아버지와 통화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A일병은 아버지에게 "훈련 잘 받고 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일병은 오는 31일부터 4박 5일간의 보상휴가가 예정되어 있었다. 군 내 문제가 없고 휴가 계획까지 있던 A일병이 탈영을 할 동기가 보족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그러나 "군 특성상 공개되지 않은 부대 내 갈등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군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프로파일러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선임·후임 간의 관계 등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단이탈 가능성 외에는 실족 가능성이 있다. A일병이 근무했던 목포북항 등대는 길이 120m, 폭 15m정도 크기의 부두 끝에 있다. A일병이 "화장실에 가겠다"며 걸어간 컨테이너는 부두 입구에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2평 크기로 병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지만 내부에 화장실은 없다. 컨테이너와 바다까지의 거리는 불과 10m에 불과하다. 군이 추락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활동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외 도주 가능성 대비 수색... 무인정찰 로봇 동원

지난 16일 전남목포에서 탈영한 A일병의 행방을 찾기위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군은 18일 오후 1시 10분 경부터 4시간 여 동안 바지락잡이 어선을 동원해 저인망식 그물로 추락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였다.
 지난 16일 전남목포에서 탈영한 A일병의 행방을 찾기위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군은 18일 오후 1시 10분 경부터 4시간 여 동안 바지락잡이 어선을 동원해 저인망식 그물로 추락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였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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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은 A일병에 대한 수색작업의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육군 31사단은 18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군경 합동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은 우선 부두 인근과 목포에서 시외로 빠져나가는 검문소와 터미널, 기차역, 여객선 터미널 등을 집중 검문 수색했으며 숙박업소 일대도 뒤졌다. 여기에는 사흘 동안에 걸쳐 2500여 명의 군과 경찰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헬기와 군견 등이 동원됐다.

군은 근무지 부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도 확인했지만 A일병의 행적을 확인하지 못했다. A일병의 이탈지역에서 현재까지 2㎞ 정도까지 분석했다. 이곳에는 방범용을 포함해 모두 213개의 CCTV가 있다.

이미 시외로 도주했을 가능성에 대비한 수색도 이루어지고 있다. 군은 "A일병의 친구와 친인척이 살고 있는 안양과 수원 지역, 집이 있는 제주도 지역에 헌병 수사관들이 급파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첨단장비와 기법도 동원되고 있다. 군은 무인공중 정찰 로봇과 헬리캠 등을 정찰에 활용하고 있다. 근무지를 이탈한 A일병의 당시 심리적 상태를 추론하기 위한 프로파일 자문을 실시하고 있다. 사이버·금융·통신 추적, 거짓말 탐지기 검사 등 각종 과학적 수사기법도 동원하고 있다. 군 특성상 부대 내 문제 등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두고 A일병과 함께 근무한 동료들을 상대로 전문 프로파일러 면담과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하고 있다.

또한 육군중앙수사단 관계자들은 18일 A일병이 무단이탈한 목포북항 일대에 대한 현장검사와 함께 당시 현장에 있던 병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실족사 가능성 염두, 수중수색 강화

지난 16일 전남 목포에서 무장탈영한 A일병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해군·해경·특전사 특수요원의 수중수색 정찰을 실시 중이다.
 지난 16일 전남 목포에서 무장탈영한 A일병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해군·해경·특전사 특수요원의 수중수색 정찰을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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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안 실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18일 군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현재는 이탈 쪽에 약간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근무지 자체가 바닷가와 인접해 실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족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목포북항 일대의 조류방향과 유속을 판단하기 위해 마네킹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해군·해경·특전사 특수요원의 수중수색 정찰도 실시 중이다. 특히 18일 오후 1시 10분경부터 4시간여 동안 바지락잡이 어선을 동원해 저인망식 그물로 추락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였다. 바지락잡이 어선 선주 정아무개(59)씨는 "군의 요청이 있어 부두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초소 인근 공터에 있는 물웅덩이의 물을 모터를 이용해 빼내며 실족 가능성을 대비한 수색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목포 탈영, #육군 일병, #탈영병 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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