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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참사 추모 노란리본을 강제철거하겠다며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참사 추모 노란리본을 강제철거하겠다며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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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은 해방 이후 월남한 이북 청년들이 1946년 11월 30일 서울에서 결성한 반공단체다. 서북청년단은 결성된 이후 좌익 색출 등의 일들을 하며 좌우익 충돌에서 우익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서북청년단은 공산주의자라고 의심되는 이들을 공격했다.

서북청년단의 알려진 대표적인 만행은 제주에서 일어났던 4·3 사건 때 있었다. 서북청년단은 1947년, 4·3 사건 당시 많은 제주도민들을 폭행·약탈·살인·강간하는 등의 엄청난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4·3사건 직전 제주도에 입도한 서청 단원은 500~700명이다. 4·3사건 발발 직후에는 500명, 1948년 말에는 1000명 이상이 제주도에 파견됐다. 1948년 11월 9일 제주도 총무국장 김두현이 서청의 고문을 받다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제주도 서청의 김재능 단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금품 갈취와 고문은 물론 살인과 부녀자 능욕을 일삼았다고 보고서는 썼다.

'정 주임'으로 불린 서청 출신 경찰 정용철의 악명도 높다. "하루에 한 명 이상 죽이지 않으면 밥맛이 없다며 사람을 죽여야 밥을 먹던 사람이었다" "남편이 입산했다는 이유로 끌려온 임신부의 옷을 벗겨 난롯불로 달군 총구를 몸 아래 속으로 찔러넣은 뒤 머리에 휘발유를 뿌려 태워 죽였다. 우리에게 시신 위로 흙을 덮으라고 했는데 아직 덜 죽어 있던 상태라 흙이 들썩들썩했다" 등 잔혹한 증언이 이어진다. - <시사IN> 2014년 12월 16일 "'원조' 서북청년단이 제주에서 벌인 일" 중에서

근데 위와 같은 만행들을 저질렀던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는 사람들이 2014년에 등장했다.

작년 9월 15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서북청년단 재건 발기인 모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같은 달 28일,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철거하려다 저지당하는 사건 때문에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28일,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가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선언하면서 해방 이후 서북청년단이 만들어진 지 68년 만에 재탄생하게 됐다.

서북청년단 정함철 "자진철거 않을 경우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 강제철거"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정함철은 서북청년단 카페를 통해 "자진하여 철거하지 않을 경우,  1월 31일 자정을 기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국론분열 선동 천막을 강제 철거 대집행 합니다"라고 하였다.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정함철은 서북청년단 카페를 통해 "자진하여 철거하지 않을 경우, 1월 31일 자정을 기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국론분열 선동 천막을 강제 철거 대집행 합니다"라고 하였다.
ⓒ 서북청년단 카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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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은 이미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철거를 시도하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유가족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그랬던 서북청년단의 '구국결사대장' 정함철씨가 지난 12일, 서북청년단 카페를 통해 "1월 중에 광화문내 세월호 거짓선동 천막은 반드시 철거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작년 9월에 했던 행위를 다시 '재반복'할 것을 예고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최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카페 글에서 정함철씨는 "광화문에 여전히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간악한 망국적 선동에 이용하고 있는 종북매국세력들의 기만술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추모 천막이 불법이라는 주장은 지난해 9월 1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통해 확산됐다. 당시 MBC는 "이 천막농성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농성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MBC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시 역사도심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을 통해 "광화문광장에 유가족 측 농성천막이 처음 설치될 때 사전 허가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했다"며 "광장 사용료와 허가 없이 천막을 설치한 데 대한 변상금까지 농성이 끝나면 일괄 납부받기로 이미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함철씨는 세월호 추모 천막이 불법이라고 단정하면서 '세월호 추모 희생자 추모 활동'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 활동'을 '종북매국세력들의 기만술'이라고 주장했다. 상대방이 동의할 수 있도록 입증하지 않은 채 논란이 되는 논점을 그냥 전제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 주장은 '논점 회피의 오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함철씨는 카페의 글에서 "이제 더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내의 거짓과 불의가 판을 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습니다"라며 "행정부와 사법당국이 저 거짓선동세력들의 눈치를 보느라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1월 중 광화문내 세월호 거짓선동 천막은 반드시 철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함철씨는 또 "1월 중 세월호 유가족들께서 자진하여 광화문 세월호 선동 불법천막을 철수하길 바랍니다"고 요청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1월 31일 자정을 기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국론분열 선동 천막을 강제 철거 대집행합니다"라고 말했다.


태그:#서북청년단, #세월호추모천막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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