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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던 강물이 4대강 사업으로 흐름이 멈추면서 한겨울에도 조류 사체와 부유물질로 가득해 시궁창을 연상케 하고 있다.
 흐르던 강물이 4대강 사업으로 흐름이 멈추면서 한겨울에도 조류 사체와 부유물질로 가득해 시궁창을 연상케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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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3일간 세종보를 시작으로 공주보, 백제보까지 우안과 좌안을 넘나들며 강변을 돌아보는 모니터링에 나섰다. 첫날은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과 동행했다. 그리고 이틀은 혼자서 나머지 구간을 돌았다. 4대강 사업이 끝난 금강 강변에는 생활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었다.

조류 사체와 부유물질... '시궁창' 된 금강

충남 공주시 탄천면 대학삼거리 강변에 2톤 가량의 산업폐기물이 버려져 있다.
 충남 공주시 탄천면 대학삼거리 강변에 2톤 가량의 산업폐기물이 버려져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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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주시가 쌍신공원 인근에 주변 편의를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평상구조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바닥의 콘크리트는 손으로 부서질 정도로 깨지고 휴식을 취해야 할 평상은 야생동물의 배설물로 가득하다.
 지난해 공주시가 쌍신공원 인근에 주변 편의를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평상구조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바닥의 콘크리트는 손으로 부서질 정도로 깨지고 휴식을 취해야 할 평상은 야생동물의 배설물로 가득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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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자전거 도로를 지나 찾은 세종보는 세굴(강바닥 패임)현상으로 사석(암석에서 떨어져 강물 속에 가라앉아 모래나 자갈에 섞여 있는 돌)이 물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겨울 가뭄 때문인지 수량은 줄어들고, 썩은 강물에는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수력발전소 인근에는 떠밀려온 부유물질이 상당량 정체되어 있다.

인근 금강 본류에서 1km 정도 떨어진 대교천은 지난번 찾았을 때보다 하상이 더 낮아지고 세굴이 진행되고 있었다. 4대강 사업으로 연결된 대교천 보행교는 콘크리트 구조물 쪽이 가라앉으면서 틈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공주시가 휴양지 개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새들목(하중도) 입구는 버려진 쓰레기로 가득했다. 새들목 안으로 들어가자 물 속에 그물이 쳐져 있었다. 인근 수풀에는 미처 치지 못한 그물이 보였다. 야간에 그물을 이용하여 불법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추정됐다. 

공주시 백제큰다리 교각 밑의 수질은 차마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썩은 부유물질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흡사 '시궁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수상공연장과 건너편과 쌍신공원 쪽도 이와 비슷했다.

지난해 공주시가 쌍신공원 인근에 주민들 휴식처 제공을 목적으로 가져다 놓은 평상은 이용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평상에는 야생동물의 배설물만 가득했다. 평상이 놓인 콘크리트 바닥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내릴 정도로 훼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백제큰길을 따라가던 중 들른 충남 공주시 탄천면 대학삼거리 부근 강변에는 콘크리트, 아스콘, 벽돌 등이 버려져 있다. 플라스틱까지 태운 흔적까지 발견됐다. 누군가 야간을 이용하여 산업 폐기물 2톤 가량을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수량이 줄어든 백제보도 수력발전소 쪽에 쳐놓은 오탁 방지막 부근에는 상류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와 부유물질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하류로 내려갈수록 조류 사체와 부유물질이 뒤섞여 수질의 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인근 새들목에는 불법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인근 새들목에는 불법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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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처장은 "수온이 낮아져 가장 맑아야 하는 시기에 금강의 수질 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탁하다. 넓은 유역을 관리해야 하는 자치단체의 인력 부족으로 유지 관리가 안 되면서 강변엔 쓰레기가 넘치고 불법이 판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공주시는 명승지로 지정해야 할 보물 같은 새들목에 휴양지 건설이나 꿈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강 둔치를 관리하는 공주시 담당자는 기자의 연락을 받고 현장을 다녀갔다. 이 담당자는 "<오마이뉴스> 연락을 받고 폐기물이 버려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면사무소와 주변 마을을 찾아 폐기물을 버린 사람을 찾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6일까지 치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부여군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4대강 공사는 정부가 해놓고는 유지 관리를 자치단체에 떠맡기면서 인력난과 유지비용 등 어려움이 많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심지 일부 구간을 제외한 공간은 내버려둬야 할 판이다. 골치가 아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태그:#4대강 사업, #유지관리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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