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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공약평가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2년 공약이행률이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근혜 정부 2년 거짓말로 피노키오가 된 박 대통령 경실련 공약평가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2년 공약이행률이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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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서도 저와 정부를 믿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는 길에 동참하여 주십시오."

2년 전 국회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울려 펴지는 가운데 취임식장의 열기만으로 추운 겨울을 녹여낼 듯했습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 한국인이 가장 존경한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 첫 부녀 대통령 등 큰 기대감 속에 박근혜 정부는 출범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어느 정권이나 후반으로 갈수록 레임덕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지난 2년은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올해가 지나면  총선에 이어 다음 대선 준비가 시작될 것입니다. 즉 올해가 대통령이 좋아하는 말로 '골든타임'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2년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 약속했던 공약은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경실련 조사 공약이행평가 결과 이행률 37%

박근혜 대통령 분야별 공약 이행률
 박근혜 대통령 분야별 공약 이행률
ⓒ 홍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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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세상을 바꾸는 약속'이라는 정책 자료집에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16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아래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률은 37%에 불과합니다. 즉, 20대 분야 674개 공약 중 37%인 249개만이 완전히 이행된 것이죠. 후퇴이행은 35%(239개), 미이행은 27%(182개) 개입니다.

특히 대선 당시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 공약의 이행률은 각각 28%, 0%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정치쇄신(6%), 창의산업(7%), 검찰개혁(16%)이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경실련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집권 3년차가 되었음에도 이행률이 37%밖에 되지 않는 것은 공약 실천 의지가 약하거나, 공약 자체가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높은 공약이행률을 보인 분야인 행복한여성(75%), 행복교육(61%), 장애인(54%) 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 역시 혁신적인 내용보다는 기존 계획의 연속추진 성격의 공약이 대부분이어서 이행률이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은 어디로?

경제민주화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호언장담한 핵심 키워드였습니다. 그러나 취임 후 2년이 지난 현재, 이행된 경제민주화 공약은 28%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경제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지주회사 규제완화, 공시제도 완화 등 경제민주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는커녕 재벌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전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겠다던 국민대통합 공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대통합 공약은 지난 1년 경실련 평가에서도 완전이행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부마민주항쟁법이 시행되고 심의위원회가 구성되었다고는 하나 피해보상은 전무하며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법안 역시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약집에는 가득한 '서민', 실제 공약이행 결과 '서민' 은 없어

공약집에 가득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서민'입니다. 그러나 실제 '서민'들을 위한 공약은 얼마나 이행되었을까요? 실제 서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힘찬경제 분야의 공약은 전체 세부공약 51개중 21개가 완전 이행되어 완전이행률 41%를 보였습니다. 또한 국민행복기금 등 일부 주요 공약은 대부분 이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공약이 이행되었더라도 중소기업, 소상공인, 전통시장 정책은 과거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한 일자리 분야의 공약들 역시 대부분 이명박 정부부터 시행되었던 제도들이 많고, 이마저도 대부분 후퇴이행되고 있었습니다.

주거관련 공약 역시 후퇴이행을 포함할 경우 전체적으로 이행률이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제도시행 후 중단되거나 한시적으로 운영되어 지속성과 실효성은 여전히 문제입니다. 특히 공약의 적절성 자체가 문제였던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등은 폐지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새롭게 시행하는 기업형 임대주택과 취업준비생 월세자금 융자 같은 정책이 과연 서민 주거 안정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경실련은 '아니오'라며 국민 주거안정과는 동떨어진 점을 비판했습니다. 무엇보다 서민경제를 발전시키겠다며 '증세없는 복지'를 운운했지만 담뱃값을 인상하고 연말정산 대란을 발생시킨 일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일입니다.

대통령이 끊임없이 강조해도 공약이행은 낮아

정치쇄신 분야 역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하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은 증발한 지 오래입니다.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폐지 공약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완전히 파기되었으며, 정당의 공천 과정 민주화 역시 가시적 성과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특히 비선실세 논란과 잇따른 인사실패에 '대통령의 수첩이 데스노트'라는 네티즌의 조롱 섞인 우려에 공감이 갈까요? 정치쇄신을 내세운 공약들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약집에 적힌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문구가 무색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집중토론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토론회 모두발언 중인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집중토론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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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분야 역시 대통령이 지난 2년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 말입니다. 실제 박 대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구축을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이를 제대로 구현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남북관계는 지난 2년간 북한의 3차 핵실험, 개성공단 잠정중단, 전쟁위기의 성명전까지 거론될 정도로 소모적 기싸움을 계속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2014년 초 이산가족 상봉이나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실세 3인의 방남 등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여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는 남북회담의 격 문제, 대북전단 문제로 결국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여러 대북사업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장밋빛 구상' 속에 실현가능성이 의문시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지율 30% 하락의 이유, 약속과 원칙에 있어

경실련이 발표한 대통령 공약 이행평가에서 박근혜정부의 공약 이행은 대선 당시 내걸었던 것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굳건하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가 무너졌다고 합니다. 취임 초부터 불거진 인사 참사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작년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차원의 재난에 심각한 무능력을 보여준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너무 높은 지지율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증세 없는 복지를 운운하며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대란을 불러오는 등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면서 민심은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대통령 임기가 3년차로 접어드는 현재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 이행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 남은 임기동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서민이 아닌 친재벌 정책은 당초의 약속과 전혀 다른 방향입니다. 따라서 법인세 정상화를 통한 조세정의와 서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주거와 교육 등의 분야에서도 추상적인 기존의 약속들을 명확하게 바로잡고 실정에 맞는 실효적인 대책들을 세워야 합니다.

공약이행 100%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정부의 의지와 노력 없는 공약들은 국민들에 정치에 대한 실망과 좌절만 줄 뿐입니다. 이제 곧 박 대통령 임기의 절반이 지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직 반이나 남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실망을 줄지, 아니면 그 실망을 반전 시킬지 충분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남은 반 년 박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기억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담아봅니다.

덧붙이는 글 | 경실련통일협회 간사입니다.



태그:#경실련, #공약, #박근혜, #2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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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그리고 지금은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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