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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5m, 폭 4m, 길이 150m가량의 콘크리트 수로에 빠져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라니 사체.
 높이 1.5m, 폭 4m, 길이 150m가량의 콘크리트 수로에 빠져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라니 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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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따뜻한 날씨로 금강의 얼음이 녹으면서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 강바닥을 뒤덮고 있다.
 최근 따뜻한 날씨로 금강의 얼음이 녹으면서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 강바닥을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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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콘크리트 수로에 고라니가 빠져 죽었다. 인적 없는 강변에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닌다. 새해 연휴가 끝난 23일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공주보와 인근 수상공연장과 쌍신공원은 겨울을 털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겨울에 맺힌 얼음이 사라졌다. 물가는 지난해 가라앉았던 조류로 바닥이 뒤덮고 있다. 지난 여름 수질을 살리겠다고 가져다 놓은 부레옥잠이 썩으면서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4대강 공사가 벌어지던 2011년 충남 공주시 ‘SK 가로수 길’ 주변 수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높이 1.5m, 폭 4m, 길이 150m가량의 콘크리트 수로가 만들어졌다.
 4대강 공사가 벌어지던 2011년 충남 공주시 ‘SK 가로수 길’ 주변 수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높이 1.5m, 폭 4m, 길이 150m가량의 콘크리트 수로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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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공원에는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있다. 고라니 발자국을 따라 걷다가 찾아든 쌍신공원 'SK 가로수 길' 인근. 높이 1.5m 정도의 콘크리트 수로에 커다란 고라니 사체가 눈에 들어온다. 수로에 빠졌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4대강 사업 금강살리기 7공구 공사구간으로 당시 공사를 맡았던 SK건설이 금강 둔치에 왕벚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산철쭉, 자산홍 등 274주를 식재해 'SK 가로수 길'이라 이름 붙은 곳이다. 지난 2011년 6월 장맛비에 기존의 콘크리트 수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4대강 논란을 낳았던 곳이다(관련 기사 : "금강, 호우로 최악의 피해...'4대강 공든탑' 무너져").

주변을 돌아보았다. 2011년 사고 당시 무너진 콘크리트 수로를 부실 시공한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수로와 맞물려 있는 호안 블록을 떠받치고 있던 흙들이 침하로 빠지고 유실되면서 구조물이 깨진 채 궁중에 떠 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여기 저기서 발견되는 이런 구조물은 해빙기가 되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수로와 맞불려 있는 호안블록을 떠받치고 있는 흙이 침하로 빠져나가면서 깨지고 부서진 채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이다.
 콘크리트 수로와 맞불려 있는 호안블록을 떠받치고 있는 흙이 침하로 빠져나가면서 깨지고 부서진 채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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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취재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사람들도 잘 찾지 않는 강변에 콘크리트 수로가 깊어 고라니가 아니라 사람이 빠져도 나오지 못하고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주변의 수로를 손으로 가리키며 "흙으로 만들어진 수로는 야생동물뿐 아니라 사람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데... 사고로 빠졌던 고라니가 살기 위해 몸부림 쳤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4대강 사업, #SK 기로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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