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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강화군 선원면에 위치한 한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강화군 선원면에 위치한 한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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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는 선거용 점퍼가 두 개다. 하나는 인천 서구에서, 또 하나는 강화을 지역에서 입는다. 서구 검단에서는 당의 공식 의상인 파란색 점퍼를 입는 반면, 강화 지역으로 선거 운동을 하러 갈 때는 기호와 이름만 큼지막하게 적힌 흰색 점퍼로 갈아입는다. 강화 주민들에게만 건넨다는 명함도 따로 있다. 명함 상단 왼편에 기입된 '새정치연합'이란 글씨는 좁쌀보다도 작다.

신 후보는 "아무래도 강화 어르신들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당 색깔을 최대한 빼고 다닌다"라며 "반면 검단은 야당세가 강하니 당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십여 년 간 인천 서구·강화을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 출마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란다. 이번 4.29 재·보궐 선거는 네 번째 도전이다.

그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며 전력을 다하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여당이 우세하지만, 이번만큼은 야당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양 후보 지지율 차이가 5%포인트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당 표밭'이라 불리는 강화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는 강화 출신이 아닌 데다가 지역 기반도 없기 때문에 몰표를 얻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신 후보는 "실제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면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라며 "'이번엔 신동근'이라는 여론이 퍼져있는 듯하다, (역전) 가능성이 있다"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지난 2일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신 후보와의 일문일답.

"지역 민심, 급조된 '떴다방' 반대... '이번엔 신동근'"

- 새정치연합이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역전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도 이곳이 의외의 접전 지역이라고 보도하지 않나. 실제로 저희가 현장에서 뛰어보면 상당히 (역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든다. 일단 저를 향한 동정이 바닥 민심에 깔려 있다. 네 번째 나왔으니 찍어줄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여당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후보로 출마시킨 게 지역 주민의 민심과 이반된다. 나름 명성은 있지만 시장직을 수행할 당시의 평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급조된 '떴다방' 후보에 반대해서인지, '이번엔 신동근'이라는 여론이 퍼져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인천 서구에 속하는 검단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젊은이가 많이 유입돼 야당 성향을 띄고 있다. 2012년 총선·대선 때 인천 서구는 야당이 이겼다. 하지만 강화에서 몰표 현상이 나와서 최종적으로는 졌다. 즉, 검단 투표율이 높게 나오고 강화의 몰표 현상이 완화되면 야당 후보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를 보면 강화에서도 야당이 선전할 수 있다고 본다."

- 전통적으로 여당세가 강한 강화에서 '해볼 만하다'며 기대를 거는 근거가 있나.
"강화에서 몰표를 얻으려면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 강화 출신, 새누리당 소속, 그리고 지역에서 기반을 닦은 후보여야 한다. 안덕수 전 의원은 이 세 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몰표 현상이 나타났다. 안상수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이긴 하지만 나머지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여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세는 아닌 것이다.

최근 만나는 지역 사람들도 이번에는 제가 당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치러진 조합장 선거 후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신동근이 만만치 않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제가 주민들 인사를 다녀 봐도 지난 총선 때보다 반응이 좋다. 어르신들 손을 꼭 붙잡고 '꼭 부탁드린다'라고 하면, 대부분 웃으면서 좋게 반응 하시더라. 눈빛이 다르다. '여기는 절대 지지자 빼곤 다 신동근이야'라는 응원도 들어봤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가능한 당 색깔보다 개인 역량과 노력을 진정성 있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할 생각이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강화 풍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얘기나누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강화 풍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얘기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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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게 되면 강화 민심도 결국 여당 후보에 쏠리지 않을까.
"그럴 만한 당력을 가진 인물이 지금 새누리당 안에 있나? 박근혜 대통령은 의원일 당시 한번 방문하는 것만으로 선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이 사실상 없다. 김무성 당 대표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보다도 (대선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나. 여당이라고 해서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운 조건이다.

여론조사를 돌려보면 40% 남짓이 당을 보고 찍는 걸로 나온다. 절대 다수가 그렇지는 않다는 뜻이다. 또한 최근 강화에서는 무소속 군수가 3번이나 당선됐다. 당의 절대적 지지는 여당이 센 게 사실이지만, 유권자들이 당만 보고 찍지는 않는다. 본 선거에 들어가서 TV토론 등을 진행하다보면 후보의 진정성과 실체가 드러나게 돼 있다. 그러면 제 경쟁력도 여당과 상관없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 하지만 여전히 안상수 후보는 강화도에서, 신동근 후보는 검단에서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간의 투표 성향을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강화와 검단은 지리적으로 분리됐을 뿐만 아니라 정치·문화 환경도 다르다. 강화는 농어촌인데다가 고령층이 많아서 그런지 여당 지지층이 두텁고, 검단은 신도시라 젊은 사람이 많아서 야당지지 성향이 조금 더 높다. 그렇다 해도 그러한 기반이 꼭 선거에 유·불리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 검단에 야당 성향인 유권자가 많다 해도 젊은 사람들이 투표소에 안 나오면 소용없다."

- 실제로 이번에는 재보선이라 젊은층 투표 참여가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검단 지역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사전투표제가 실시되면서 도시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투표율이 30% 정도로 유지된다. 격전지로 떠오르면 참여가 더 많아진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당이 검단 지역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해야 한다."

"'종북' 프레임, 이번에는 영향 못 미칠 것"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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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후보가 인지도와 실무경험에서 신 후보를 앞선다는 평이 있다. 동의하나.
"인지도가 무조건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인지도가 긍정적이면 경쟁력도 높겠지만 안 후보는 부정적으로 인지되지 않나. 강화의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면 '인천시 재정 말아먹을 사람이 연고도 없이 강화에 와서 또 망가뜨리려 하느냐'고 성토한다. 그리고 사실 나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인지도가 90% 정도 나온다. 지역을 돌아다녀보면 신동근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4.29 재선거는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아닌가. 의원직을 잘 수행하려면 해당 지역을 잘 아는 후보가 뽑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강화와 검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내가 어느 누구보다 현안을 잘 알고 있고, 해결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새누리당의 급조된 후보와는 경쟁력 면에서 훨씬 앞서간다. 나는 선거에서 떨어져도 이 지역에 계속 남아있을 테지만, 안 후보는 낙선하면 여기 살지도 않을 사람이다."

- 이번 선거에서 내건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우선 검단을 국제적인 교육문화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곳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개발해야만 한다. 또한 대학과 법원시설 등을 유치해 신도시 계발 계획을 성공시키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단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운영을 오는 2016년에 반드시 종료시켜야 한다. 그동안 이곳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분진, 악취, 소음, 건강 문제 등을 겪어왔다. 고통과 피해를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누가 쓰레기 옆에서 살고 싶겠나.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도시를 개발해도 아무도 분양받거나 입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쓰레기는 발생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들이 뒤따를 수 있다.

강화 지역은 가장 큰 문제가 고령화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으니 다 떠나는 추세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십 년 후에 도시 존속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금의 농업·산업구조만 가지고는 안 된다. 관광 등의 신산업도 유치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항과 항만을 연결하는 강화-영종 연도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인프라(시설 기반)가 없으면 관광객이 유입될 수 없다.

안상수 후보는 인천시장일 당시 2010년 4월에 강화 연도교 기공식을 열었다. 이후 제가 송영길 시장과 함께 부시장으로 들어가면서 이 사업을 검토했는데, 재정조달 방법이나 용역 발주 계획 등을 설계해놓은 게 전혀 없어서 깜짝 놀랐다. 선거를 앞두고 2억여 원을 들여 기공 행사만 거창하게 열었던 거다. 이래놓고는 자기가 일을 마무리짓겠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1년짜리 국회의원 후보 치고는 공약이 너무 거창한 것 같다.
"그래서 일단 한 해 동안은 생활밀착형 공약을 중심으로 발표할 거다. 예를 들면 강화 주민들이 요구하는 농약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는 식이다. 또한 검단에서는 직장인 부부들을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5일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신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 신동근 후보에 운동화 선물한 문재인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5일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신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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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표가 최근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직접 언급했다. 대표의 안보 행보가 당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선거 때만 되면 이른바 '종북'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 본다. 오히려 어려운 서민경제를 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대변할 적임자인지 여부가 더 영향을 미칠 거라 본다. 다만 강화가 접경지역이라서 안보문제에 민감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저는 평화적 남북관계를 잘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교동에 남북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를 설치하는 등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남북 긴장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혀 달라.
"저는 12년 동안 선거에서 3번 떨어지면서도 지역구를 끝까지 지켜왔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준비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선거에서 당선돼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 정부 들어 전세값 폭등과 담뱃값 인상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워졌다. 선거 승리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정에 경종을 울리겠다."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신 후보의 본업은 치과의사다. 25년간 인천 서구 검단과 강화도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해온 그는 이인영 의원 등 소위 '86그룹(1980년대에 대학을 나온 1960년대생)'과의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2년 재·보궐 선거에 도전한 이래 3번 낙선했다. 2010년에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새정치연합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태그:#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안상수,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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