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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신부동에 도착하면 곳곳에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예술품들이 놓여있다.
 천안 신부동에 도착하면 곳곳에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예술품들이 놓여있다.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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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으로 가장 핫한 도시, 천안

​천안 하면 언뜻 '호두과자'가 생각난다. 생각해 보면 천안은 도시가 되기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자연 경관이 빼어나거나 완연한 시골도 아니다. 그럼 천안을 어떤 도시라 칭해야 할까.

독일의 저명한 예술잡지 <ART(아트)>는 '한국에서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으로 천안을 꼽았다. 즉, 한국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핫한 도시가 천안인 셈이다. 예술의 도시, 천안이라고 하면 새롭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로 가장 핫한 도심 한가운데인 백화점과 터미널 앞을 살포시 걸어가 보자. 천안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작품들은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한 작품이다. 곳곳에 세워진 유명 작품들은 복제품이 아니라 천안에만 존재하는 원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왜 예술적으로 핫한 도시라 칭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천안 신부동 신세계 백화점에 달려 있는 예술품
 천안 신부동 신세계 백화점에 달려 있는 예술품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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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안에도 예술품이?

​사진은 백화점 B관 3층 교보 문고로 넘어가는 길 한편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검은색의 우산 모양으로 된 대형 조형물이 천장에 무심하게 달려 있다. 백화점 안으로 스며든 이 예술품은 김병호 작가의 작품이다.

​알고 보면 참 재밌는 곳이다. 백화점 앞 999개 폐자품을 쌓아 올린 작품부터 꽃봉오리 모양의 꽃대는 제작 기간만 3년 된, 천안의 터줏대감이다. 무심하게 지나친 풍경들 앞에 표지판을 잘 읽어보면 작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예술가분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도시 한가운데 심드렁하게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조산을 병품삼아 있는 리각 미술관
 태조산을 병품삼아 있는 리각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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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을 병풍 삼아 있는 리각 미술관

천안 터미널에서 천안 여행을 하려면 리각 미술관과 천안독립기념관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터미널에서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두 군데 다 가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독립 기념관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의 도시 천안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리각 미술관도 나쁘지 않다. 신부동에서 5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각 미술관은 이종각 관장의 개인 미술관이다. 개인 미술관이라 그리 큰 규모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2층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앞뜰을 포함하면 무려 4750평에 달한다.

1층에는 충분한 휴식 공간이 있다.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태조산을 바라보는 주말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 가는 방법: 천안 버스 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앞 버스 정류장에서 51번, 52번 버스 탑승
■ 입장료: 무료
■ 주차장: 무료

리각 미술관에서 5분 거리에 태조산 공원이 있다.
 리각 미술관에서 5분 거리에 태조산 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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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기 좋은 태조산 공원

일상에 지친 사람이라면 하늘의 거울이 되어 주는 호숫가에 잠시 쉬었다 가도 좋다. 태조산 공원에도 곳곳에 예술 작품들이 놓여 있다. 경주는 길 가다 치이는 게 '유적지'이고 '유품이라고 하며, 서울은 길 가다 치이는 게 사람이라고 한다. 천안은 길 가다 보이는 조각이 바로 예술품이라고 해도 좋다.

주말에 사람 붐비는 곳을 피하고 싶다면, 리각 미술관에서 커피 한 잔 먹고 태조산으로 살포시 걸어가 보자. 힐링이 따로 있겠는가?

독립기념관 정문에 815기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독립기념관 정문에 815기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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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독립 기념관

독립기념관에 들어서자마자 815기의 태극기가 우리를 반긴다. 생각해 보니, 여긴 어릴 적 수학여행 때 갔던 곳이다. 어렴풋한 기억에 서울 에버랜드에 올라가기 전 엄청난 큰 박물관에 갔다. 하지만 내 기억에 주를 이룬 것은 '에버랜드' 기억뿐이라, 독립 기념관에 갔던 기억은 살포시 덮여졌다.

키가 훌쩍 자라서 만난 독립 기념관은, 어렸을 때 생각했던 규모보다 더 컸다. 살짝 놀랐다. 보통 어렸을 땐, 키도 작고 체구도 작으며 모든 것이 크고 엄청나게 보이는 게 정상이나 이곳은 어릴 때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는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연대 순서대로가 아니라 퍼즐 맞추기로 겨우 끼워 맞출 수 있을 정도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독립 기념관은 우리 역사를 순서대로, 재미나게 소개하고 있다. 공부용으로도 좋지만, 어른이 된 지금 봐도 흥미롭다.

우리의 흥미를 끄는 '포토존' '스탬프 제도' '게임' 등이 있다. 심심하지 않게, 큰 규모의 독립 기념관을 훑어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 천안 독립기념관 가는 방법: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400번 탑승
    (소요 시간 30분) 혹은 천안 아산역에서 택시로 20분 거리.
■ 입장료: 무료

이래서 버스커버스커는 단대 호수가자고 그렇게 그녀를 꼬셨나보다.
 이래서 버스커버스커는 단대 호수가자고 그렇게 그녀를 꼬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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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야경, 고요함의 극치

천안에도 야경이 예쁜 곳이 있나? 물론 있다. 화려한 도시를 발판으로 세계 도시로 성장한 홍콩과는 180도 다르다. 산 위에 올라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는 부산 봉수대와도 다르다! 장점은 '고요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극도로 고요하다'는 점이다.

호수가 있고, 호수 주변에는 카페가 있다. 호수는 작은 규모처럼 보이지만 걸어서 둘레를 다 둘러보기에는 제법 크다. '단국대 천안 캠퍼스 앞 안서호 주변'. '꽃송이가'를 부른 가수 장범준은 이곳에서 그녀를 꾀었던 것인가. "단대 호수 걷자고 꼬셔" 노래 가사가 입안에 착착 감긴다.

학교 호수 치고는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며, 술집이 전혀 없고 카페가 많아 너저분하지 않다. 민낯의 야경이라 칭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수수하고, 고요하며, 단조롭다.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이만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 지난 2월 10일에 취재했습니다.



태그:#천안, #천안여행, #천안여행코스, #리각미술관, #안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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