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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업체인 CJ헬로비전이 27일 N스크린 서비스 '티빙' 5주년을 맞아 선보인 티빙 스틱과 리모컨. 티빙 스틱을 TV 뒤에 꽂으면 실시간 케이블 채널과 VOD(주문형 비디오)를 볼 수 있다.
 케이블TV업체인 CJ헬로비전이 27일 N스크린 서비스 '티빙' 5주년을 맞아 선보인 티빙 스틱과 리모컨. 티빙 스틱을 TV 뒤에 꽂으면 실시간 케이블 채널과 VOD(주문형 비디오)를 볼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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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본질은 게으른 편안함이다."

5년 전 스마트폰과 PC로 보는 모바일 TV 시대를 열었던 '티빙'이 다시 가정용 TV로 돌아왔다. 지난해 8월 TV 수상기로 티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티빙 스틱'을 선보인 데 이어 8개월 만에 전용 리모컨까지 추가한 것이다.

"TV는 TV다워야"... '티빙 스틱' 이어 리모컨 추가

CJ헬로비전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티빙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티빙 2.0'의 핵심은 '게으른 편안함'이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이사는 "스마트폰으로 TV를 제어하는 건 TV의 본원적 특성인 '린 백'을 거스른다"면서 "티빙 스틱에 하드웨어 리모컨을 지원해 TV로서 완성도를 갖췄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리모컨 앱을 이용하다보니 스마트폰을 수시로 켜야 하고 전화 통화 등 다른 작업시 리모컨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었다는 것이다.

'린 백(Lean Back)'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편안히 TV를 시청하는 습관으로, PC를 사용할 때 몸을 앞으로 숙이는 '린 포워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그동안 스마트TV, 스틱PC처럼 거실 TV를 PC로 만들려는 숱한 시도들도 '린 백'이란 벽을 넘지 못했고 티빙도 그 한계를 실감한 것이다. 한마디로 "TV는 TV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은 모바일 기반 티빙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용 TV'의 장점은 살리면서 기존 TV 시청 습관에 최대한 다가가는 실리를 택했다. '티빙 스틱'을 가정용 TV나 PC 모니터에 연결하면 케이블TV, IPTV 등 기존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140개 실시간 채널과 VOD 영상 10만여 편을 유·무료로 볼 수 있다.

이는 애플TV나 구글 크롬캐스트와 유사한 TV '온라인 방송 스트리밍(OTT)' 서비스다. 미국은 값비싼 케이블TV를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 현상에 힘입어 TV OTT 연간 판매량이 4천만 대씩 팔릴 정도로 안착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201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티빙은 2년 만에 월간 순방문자 1천 만 명을 넘겼고 현재 서비스 가입자 700만 명과 앱 다운로드 8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 가구수는 수년째 400만 가구에 머물고 있지만 수익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존 케이블TV가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거실 TV(퍼스트 TV)를 대상으로 한다면, 티빙 스틱은 국내 100만 가구에 이르는 '1인 가구'와 TV 프로그램을 VOD로 즐겨보는 20~30대 젊은층의 '세컨드 TV'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티빙 가입자가 늘어도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김진석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콘텐츠를 유료로 사용한다는 개념이 굉장히 희박하다"면서 "티빙도 콘텐츠 제값 내고 보게 해보자고 광고 대신 구독료 모델을 도입했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돈 내고 보는 걸 꺼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빙 스틱' 가입자 1인당 매출(ARPU)은 모바일 TV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CJ헬로비전이 모바일TV보다 '티빙 스틱' 사업에 무게를 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 TV에 맞서 '토종 OTT' 자존심 지키기... "지상파가 벽"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티빙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TV 서비스(OTT) 전용 단말기인 '티빙 스틱'과 리모컨을 소개하고 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티빙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TV 서비스(OTT) 전용 단말기인 '티빙 스틱'과 리모컨을 소개하고 있다.
ⓒ CJ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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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도 티빙이 넘어야할 벽이다. 당장 KBS, MBC, SBS 등 지상파 채널과 VOD 콘텐츠는 '티빙 스틱' 시청이 차단돼 있다. 지상파가 빠진 상태에서 티빙 스틱이 기존 유료 방송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기존 유료 방송 가입자가 티빙 스틱을 추가 구입해야 하는데, 5만9천 원이란 가격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전용 리모컨은 1만3천 원 정도에 추가 구입해야 한다.

올 하반기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포함한 애플 TV 출시와 넷플릭스 국내 진출이 예고된 가운데 CJ헬로비전은 '토종 OTT'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이날 선보인 티빙 스틱 하드웨어는 지난해 8월 선보인 제품과 같지만 소프트웨어를 크게 업그레이드했다. 덕분에 사용 속도가 3배 정도 빨라졌고 실시간 중계하는 야구 경기를 6시간 전까지 돌려볼 수 있는 '타임 시프트' 기능도 추가했다. 또 블루투스 연결 기능도 강화해 블루투스 스피커나 헤드셋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김진석 대표는 "티빙 스틱 덕분에 '세상 모든 TV에서 티빙 하자'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 협력해 티빙 스틱을 아시아 최고의 TV OTT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티빙, #티빙 스틱, #CJ헬로비전, #애플 TV,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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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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