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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7일 모교인 원광대에서 특강을 한 가운데, 원광대 인권동아리 '동행' 학생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7일 모교인 원광대에서 특강을 한 가운데, 원광대 인권동아리 '동행' 학생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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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7일 모교인 원광대(전북 익산시)를 방문해 특강을 진행했다. 하지만 모교 후배들은 현 인권위원장의 반인권적 행보를 두고 따가운 비판을 쏟아냈다.

7일 오후 2시 현 인권위원장은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한국 사회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이에 앞서 원광대 인권동아리 '동행' 소속 학생들은 대학원 앞에서 "선배님, 부끄럽습니다! 국가인원위원회 위원장 현병철 특강을 반대한다"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아리 동행의 기자회견은 작은 소란 때문에 예정된 시간보다 5분 정도 늦어졌다. 원광대 관계자가 기자회견이 수업에 방해가 된다며 전기를 차단했다. 여기에 로스쿨 학생회가 "현수막 하단에 '법학전문대학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마치 우리가 (특강을) 반대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동행 학생들은 기자회견 장소를 특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로스쿨 학생회의 항의는 계속됐다. 결국 동행 학생들은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문구를 발로 밟아 보이지 않게 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동행 학생들은 "현 인권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친정권적인 성향과 인권활동이 전무한 경력으로 시민사회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다"라면서 "취임 후에는 'PD수첩' 명예훼손, 용산참사, 한진중공업 고공 농성 등 긴급 구제와 인권 보호에 대한 의견 표명을 부결하는 등 권력에 대한 감시 역할을 포기하고 '정부 프렌들리' 위원회를 자처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들은 현 인권위원장 재임 중 나온 부적절한 발언들도 소개했다.

"용산 참사에 대한 의견 표명 안건을 다루는 인권위 회의에서 의견을 내야 한다고 다수의 인권위원들이 의견을 냈지만, 현 위원장은 회의를 강제로 끝내며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발언으로 민주주의의 무지함을 드러냈다."(2009년 12월 발언)
"흑인을 '깜둥이'라는 인종차별적 단어로 지칭하고, '우리나라에 아직도 여성 차별이 존재하느냐'는 반여성적인 발언으로 인권 의식의 전무함을 드러냈다."(2010년 7월, 인권위 인턴 학생과 차를 마시며)

뿔난 후배들 "지금의 선배에게 배울 것은 없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원광대 로스쿨 특강 주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원광대 로스쿨 특강 주제.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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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 학교 현병철 선배(원광대 법학과 1970년 졸업)는 노골적으로 인권을 탄압하고도 정권의 비호 아래 인권위원장직을 연임하시면서 계속 반인권적 행태를 보여주고 계신다"라면서 "인권을 강연하시기에는 너무나도 부끄러운 선배님"이라고 평가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반인권적 행보는 지금까지도 논란거리다. 인권위는 지난 1월 UN에 인권규약 이행실태 의견서를 내면서 세월호 진상규명, 청와대의 언론인 고소, 모욕죄 적용 남용,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경찰청의 불법채증 등 인권 침해 사안을 삭제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내용이 많아 추려보자는 차원에서 쟁점을 줄인 것"이라고 해명해 질타를 받았다.

학생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 조항에 분명히 적시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도 '기독교 내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선언했다"라면서 "이는 인권위원회가 사회로부터 배제 당하는 성소수자를 차별해도 된다는 말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병철 선배의 행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절규하고 있다, 지금의 선배에게 배울 것은 없다"라면서 "지금이라도 책임감을 갖고 인권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충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의선(21,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학생은 "평소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특강이 있는 강의실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특강 반대 기자회견에서 현병철 선배를 기다려 유감"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 목적인 '개인의 기본적 인권보호 및 인간의 존엄과 가치구현'에 먹칠을 하고 있는 현병철 선배는 특강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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