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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준 경남도의원(창원4)이 세월호 참사 '기억의 벽'에 대해 "아이들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심히 우려된다"며 철거를 요청하자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정치적으로 접근해 무조건적으로 반대를 외치며 갈등을 부추기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창원 성산구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세월호 기억의 벽'을 설치했다. 시민과 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안전문화 분위기 확산을 위해 20m 정도의 길에 추모글과 그림을 담은 타일을 제작해 붙이는 것이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박종훈 교육감과 반송초교 교장, 학생회장, 시민사회단체 관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억의 벽 표지판'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박준 의원 "아이들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박준 경남도의원은 14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창원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의벽'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박준 경남도의원은 14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창원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의벽'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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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기억의 벽' 철거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14일 오후 경남도의회 임시회 5분발언을 통해 지역 17개 단체 대표들이 모여 결의했고, 철거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을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기억을 되새기고 학생안전을 점검하려는 교육감의 취지는 좋으나,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 입구 옹벽에 벽화를 설치하는 것이 커가는 아이들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막식 참석자 중 우리지역 반송동을 대표하는 사람은 13세의 어린 학생회장 뿐이었다"면서 "아직 어린 이 학생에게 어른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우리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를 떠안기는 것 같아 안타까워 보였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많은 아이들이 매일 같이 오가며 아픔과 슬픈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6일 반송동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세월호 기억의 벽' 설치 관련 반송동 17개 공식 단체장 회의가 긴급히 소집된 가운데 17개 단체장 전원이 설치 불가 입장이었다"면서 "학교운영위원회 및 지역민들이 함께 반송초등학교장에게 설치불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우리 지역의 중요한 현안 사업에 우리 지역민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교육감께서 추진하시는지 심히 유감스럽다"며 "학생과 어른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등 공공건물에 설치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고 밝혔다.

세월호경남대책위 "정치적 접근은 안돼... 토론하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박수현 반송초교 학생, 고학병 반송초교 교장, 학부모 김란희씨, 김영만 경남315원탁회의 대표,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가 16일 오전 창원 방송초교 외벽에 '기억의 벽'에 붙일 장식용벽돌에 글자를 쓴 뒤 들어 보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박수현 반송초교 학생, 고학병 반송초교 교장, 학부모 김란희씨, 김영만 경남315원탁회의 대표,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가 16일 오전 창원 방송초교 외벽에 '기억의 벽'에 붙일 장식용벽돌에 글자를 쓴 뒤 들어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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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세월호경남대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기억의 벽'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준 의원의 5분발언 내용과 그간 우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반대 움직임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박준 의원은 이 사업의 타당성, 효과에 대해 사업의 추진 주체인 세월호 경남대책위에게 질의하거나 연락을 한 번 취해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 우리 지역에 절대 설치가 불가하며 수용하지 않을시 집단행동을 벌이겠다는 일방적인 압박만을 가하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학교의 의사를 거슬러 가며 기억의 벽을 해당 지역에 설치할 의사가 없다, 지역과 학교가 갈등관계에 놓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단지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아픈 기억을 계속 되살릴지도 모른다는 어른들의 선입견과 모호한 논리로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추모와 안전, 교육을 위한 사업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며 "해당 사안의 교육적인 효과, 타당성 등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주체와 지역민, 학교가 같이 토론하고 의견을 모으면 된다"고 밝혔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여러 우려와 입장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무조건적으로 반대를 외치며 갈등을 부추기는 이들에게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세월호, #기억의벽,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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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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