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주요 국정과제인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 대한 전력투구를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모든 개인적인 일정을 내려놓고 국가 경제와 개혁을 위해 매진해주길 바란다"라며 "이 일(국정)을 맡은 이상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우선적으로 이 일이 잘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제 하반기 국정운영에 모든 부처가 힘을 쏟아야 할 때다, 국무총리를 선두로 각 국무위원들께서는 향후 30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개혁과 부패척결에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차기 총선 출마를 심중에 두고 있는 국무위원들을 향한 경고다. 특히 현 국무위원 중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5명은 지역구를 둔 현직 국회의원들이다.

차기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이들의 사퇴 시기를 가늠하는 관측이 안팎에서 나오자, 박 대통령이 직접 '국정부터 챙기라'라고 다잡고 나선 셈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국정원 해킹 의혹은 외면하고 국무위원들을 다잡고 나선 것은 박 대통령이 이번 의혹을 '정쟁 사안'으로 규정짓고 국정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 못하면 그리스처럼 돼"... 임기 반환점 앞두고 국정성과 조바심?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사실상 4대 부문 구조개혁 독려로 가득 채웠다.

박 대통령은 "지금 정부는 과거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시키기 위해서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정부의 의지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정파를 떠나서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은 어렵다, 기득권 집단은 반발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그 과정에서 더더욱 진통과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라면서 "그러나 이를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고 특히 미래세대에 빚을 남기게 돼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힘들고 고통의 반복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사태도 이 같은 개혁을 하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그리스가 경제 위기를 맞은 것도 미리 그런 것들을 준비하지 않고 개혁에 국민들의 동참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도 그냥 편안하게 지나가는 길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으로 국민들과 다음 세대에 좀 더 나은 미래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저희 의지"라고 말했다.

반발이 거센 임금피크제 등의 노동부문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청년실업 문제와 연결지었다.

박 대통령은 "비정규직 차별화로 대표되는 고질적인 노동시장 2중 구조를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야만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라며 "특히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면서 임금피크제 등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 청년층 고용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일자리 문제는 청년 개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제활성화 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밤길도 등대 보고 가듯이 개혁목적 머리에 새겨야"

주요 국정과제들의 가시적 성과가 임기 후반기를 코앞에 둔 지금까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질책성 주문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박 대통령은 "휴가철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국정운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서 국민 삶에서 체감이 되도록 각 부처가 적극적으로 책임 행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또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관련, "국무위원들께서는 이 4대 부문 개혁을 포함한 핵심개혁 과제들의 추진성과와 애로사항을 면밀하게 하고 국민들이 4대 개혁의 내용을 보다 소상하게 알 수 있도록 해달라"라면서 "그 성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 정도나 그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과 관련,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고 성과도 거뒀지만 그 체감도가 여전히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앞으로의 규제개혁은 국민들이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분야에 보다 집중해야 하고 성과를 전달할 때도 정부 관점이 아니라 국민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겠다"라고 지적했다.

또 "국무위원들께서는 (규제 개혁 관련) 법률안 통과를 위해 더욱 노력해주시고 앞으로 새로운 과제 발굴과 정책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 바란다"라며 "각 부처는 지자체를 비롯해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그간의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추적해보고 수요자 관점에서 평가해 정부와 국민 사이에 체감격차가 발생되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라고 주문했다.

정부 각 부처가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밤길도 등대 보고 가듯이 (개혁 방향과 목표를) 자꾸 머리에 새길 필요가 있다"라며 "현재의 변화라든가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임할 때 현재가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박근혜, #국가정보원 해킹, #4대 구조개혁, #청년 일자리, #국무회의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