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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 첫날인 13일 오후, 첫 일정으로 인권위 건물 옥상 광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족과 면담, "생명·안전에 대한 조치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농성자 가족들과 함께 면담에 참석한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양경수 분회장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면담에서 "(고공농성자의) 생명, 안전에 관련한 조치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업무보고를 못 받았다, 긴박한 상황이라고 해서 왔고 빨리 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약속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향하는 계단에서 외부인의 출입과 음식물 반입이 통제되자, 최정명씨의 부인 권현숙씨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던진 음식이 바닥에 팽겨쳐져 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향하는 계단에서 외부인의 출입과 음식물 반입이 통제되자, 최정명씨의 부인 권현숙씨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던진 음식이 바닥에 팽겨쳐져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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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13층 접견실에서 3시 30분경부터 시작되었으며, 약 20분간 진행되었다. 면담에는 이 위원장과 고공농성자 최정명·한규협씨의 부인, 양경수 분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 관계자는 이날 면담에 대해, "오늘 기아차로부터 면담 요청이 들어왔고, 신임 위원장으로서 대화를 거부하지 않고 이야기를 듣겠다는 취지로 갑작스럽게 마련된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취임한 직후라 기아차 농성자들의 상황을 자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일단 이야기를 듣는다는 데 방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지난 10일부터 나흘째 음식물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12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현재 (고공농성자들에게) 음식물 등 반입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농성자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경찰에 음식물 등의 반입이나 의료조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광고탑 소유주인 광고업체가 가족에 한해 음식물을 전달하도록 제한하면서 음식물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농성자 가족들이 음식물 전달을 위해 인권위를 찾았지만, 이번엔 농성자들이 이를 거부했다. 기아차대책위 측에 따르면, 농성자들은 "더 이상 생존의 문제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음식물 전달이 자유롭게 되도록) 명확히 상황이 정리되기 전에는 어떤 것도 전달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여전히 음식물이 전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호 위원장 "위원회 독립성·공정성 잘 지켜야"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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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성호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취임식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업무의 시작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소한의 존엄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등 제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에게 "장애인, 비정규직 근로자, 이주민, 시설생활인, 노인 등 모든 사회적 취약 계층이 마지막까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 위해 소통하고 공감할 것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정, 입법, 사법,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우리 위원회의 독립성은 물론 이념이나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을 잘 지켜서, 모든 분야에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막는 위원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인권 관련 시민단체와의 협력 관계 강화 ▲국제인권기구 및 인권단체와의 협력관계 강화 ▲국가기관과의 소통·협력 강화로 인권위 권고 수용 독려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덧붙이는 글 | 김예지 기자는 <오마이뉴스> 22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이성호, #국가인권위,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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