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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성금이 빵이 되어 전해질 때 또 다른 행복으로 이어지는 기쁨을 본다.
▲ 내가 받은 성금이 빵이 되어 전해질 때 웃는 아이 내가 받은 성금이 빵이 되어 전해질 때 또 다른 행복으로 이어지는 기쁨을 본다.
ⓒ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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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상호 부조의 구조 속에 살게 된다. 스크루지 영감이 환생해도 이제는 그런 부조 속에 살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조를 하고 싶어도 생활에 쫓기는 서민들에게 기부란 특별한 주변인과의 소통으로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지난 4월 25일 네팔 대지진이 난 후 4월 26일, 그런 기부를 요청하게 되었다. 불특정 다수이지만 대부분은 나의 지인과 페이스북 친구들이었다. 페이스북에 이벤트를 개설해 움직이기 시작한 성금 모금 계좌에는 낯선 인물들도 나타났다. 페이스북 친구의 친구, 그리고 소식을 접한 또 다른 사람들에게서 연이어졌고 짧은 시간에 100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 역시 짧은 시간에 1000만 원이 넘는 돈도 모였다. 그리고 그 이벤트에서 공지한 대로 나는 네팔에 와서 빵을 만들어 지진 피해자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내 전달하고 있다. 그간 8000여 개의 빵을 전달했다.

모두를 섬기는 마음으로

공유하기와 좋아요를 통한 기부의사를 듣고 만난 쉐어앤캐어 황성진 대표를 처음 만난 나는 기대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 쉐어앤캐어 황성진 대표와의 만남 공유하기와 좋아요를 통한 기부의사를 듣고 만난 쉐어앤캐어 황성진 대표를 처음 만난 나는 기대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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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성금에 기인한 것이다. 그들은 모두 아름다운 기부자들이다. 나는 멀리서 누군가에게 성금이 모여 들어 희망을 찾아주었다는 뉴스를 가끔 접했다. 가끔 소액의 성금을 낼 때도 있었지만 처지를 탓하며 강 건너 불 보듯 하며 아름다운 성금과 기부의 손길에 축하의 마음을 갖고 박수를 보내기만 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았던 네팔 대지진으로 개설한 이벤트에서 나는 스스로 큰 수혜자가 된 기분이었다. 수혜자이면서도 그 기금을 나의 재능을 이용해 다시 되돌려주는 기부자의 입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일방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빵을 만들다 보니 어느 정도 한계에 미치는 느낌을 갖는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성금 모금할 당시 소셜 네트워크 업체에서 네팔·한국 문화센터와 내게 제과 설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성금을 모금해 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업체에서는 두 달여의 기간 동안 페이스북과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통한('공유하기'와 '좋아요')를 통해 모여진 성금 100만 200원을 지난 1일 계좌에 입금해왔다.

가뭄에 단비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고 신기하기도 했다. '공유하기'와 '좋아요'가 돈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에 흥미롭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제는 뜻하지 않게 혜택을 입은 경험을 통해 '공유하기'와 '좋아요'에 동참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감사를 대신하고 있다. 나는 그 동안 네팔 지진 피해 지역과 열악한 조건에 처한 사람에게 빵을 전하면서 <오마이뉴스>를 통해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소식을 전함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정성을 대신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막연하지만 '공유하기'와 '좋아요'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경험한 낯선 경험을 통해 누군가가 좋은 일을 하며 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부금이 조성돼 전달된다는 것은 인터넷 세상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아름다운 일상이라는 생각이다.

세상 살기 어렵다, 힘들고 벅차다고 해도 어디선가 세상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것을 경험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몇 개월은 지진 피해자들에게 무료로 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나선 길이다. 그런데 이제 한 달이 지나고 있고 앞으로 3개월은 무난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나는 처음 네팔 행을 결심한 날부터 마음 속으로 1년 이상을 외치고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2년 이상을 이어가고자 한다. 지진 피해 상황이 완만하게 해결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내친 김에 일상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불가촉 천민과 산악 지역에 난민처럼 사는 사람들, 도시에 살기에 더욱 극빈한 사람들, 장애아, 고아 등의 시설에도 정성을 다하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다.

이제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것은 나의 일상에 꿈 그리고 행복으로 자리 잡는 기분이다. 그런 일상이 잠시가 될지 오랜 기간이 될지 모르지만, 모두를 섬기는 마음으로 성금을 내주신 분들임을 기억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상을 보내리라 다짐한다.


태그:#소셜네트워크의 순기능, #공유하기와 좋아요, #기부금으로 바뀐 공유와 좋아요, #쉐어앤캐어, #대표 황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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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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