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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15일, 12년 넘게 함께 산 쁘띠를 안락사 시켰습니다. 쁘띠가 산 세월을 사람나이로 환산하면 86살쯤 됩니다.
 작년 8월 15일, 12년 넘게 함께 산 쁘띠를 안락사 시켰습니다. 쁘띠가 산 세월을 사람나이로 환산하면 86살쯤 됩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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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8월 15일, 12년을 넘게 함께 살았던 개 '쁘띠'를 안락사시켰습니다. 암 덩어리가 십이지장을 꽉 메우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방학해 며칠간 여행을 나갔던 딸이 지난 14일 돌아왔습니다. 다음날이 쁘띠 기일이라며 추모 음식을 대신할 과자를 사 왔습니다. 과자가 담긴 접시를 쁘띠 사진 앞에 놓았습니다. 쁘띠가 생전에 우리 식구에게 주었던 웃음과 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쁘띠를 추모했습니다.

평소 우리 식구들은 쁘띠가 산 세월에 대해 의견이 달랐습니다. 나는 살 만큼 살았다는 생각인데, 딸은 너무 일찍 죽었다는 주장입니다. 쁘띠가 '사람 나이로 치면 몇 살까지 살다 죽은 걸까'에 대한 해석이 각자 달랐기 때문입니다.

쁘띠 나이를 사람 나이로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이 있다면 시비 아닌 시비가 깔끔하게 해결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그 공식을 찾았습니다. 2002년 3월 25일에 태어나 2014년 8월 15일 죽은 우리 집 쁘띠는 사람 나이로 치면 86살쯤을 살다 죽은 것으로 계산됩니다. 

'개의 나이X7=사람의 나이' - 개와 사람의 성장 속도와 기대 수명은 크게 다르다. 개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훨씬 빠르게 노화한다. 개의 나이에 7을 곱하면, 사람의 나이로 전환했을 때의 나이, 대략적 실질나이가 나온다. -<세상의 모든 공식> 229쪽 중에서

복잡한 세상, 52가지 별별 방정식 <세상의 모든 공식>

<세상의 모든 공식> (지은이 존 M. 헨쇼 / 옮긴이 이재경 / 펴낸곳 반니 / 2015년 7월 20일 / 값 16,000원>
 <세상의 모든 공식> (지은이 존 M. 헨쇼 / 옮긴이 이재경 / 펴낸곳 반니 / 2015년 7월 20일 / 값 16,000원>
ⓒ 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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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공식>에서는 복잡한 세상을 깔끔하게 풀어낼 수 있는 52가지의 별별 방정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든 공식은 관련된 문제를 아주 명철하게 풀 수 있는 객관적인 키워드입니다.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공식에 맞추면 술술 풀리게 돼 있습니다. 그런 것이 공식입니다.

수학책과 물리책을 펴들지 않아도 살다 보면 평소 '저걸 어떻게 구했지?'하고 궁금한 결과가 꽤 많습니다. 어떤 행사, 시위나 축제장에 몰려든 엄청난 인파를 어떻게 헤아려 발표하는 지도 궁금합니다. 비만 정도를 가르는 체질량 지수라는 것도 어떻게 얻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다단계 판매가 떠오릅니다. 본문에서는 다단계 판매가 가능하게 한 이론적 배경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여름, 선크림을 외출할 때마다 바르게 됩니다. 본문에서는 선크림 제품에 쓰여 있는 자외선차단지수 'SPF'가 어떻게 산출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52개 공식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 책은 수학책이나 과학책이 아닙니다. 이야기책입니다. 공식에 숨은 이야기처럼 배어있는 원리와 배경 등을 일상적인 용어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베르누이의 비압축성 유동 방정식, 토플러 효과, 체질량 지수, 훅의 법칙, 헨리의 법칙, 열역학 제1 법칙, 피타고라스의 정리, 스넬의 법칙, 오일러의 좌굴 방정식, 옴의 법칙,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까지.

책에서 소개하는 공식 중에는 평소 복잡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공식도 있습니다. 증명하고 전개하는 게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하던 공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그런 공식이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되었던 것은 어쩜 공식에 스며있는 원리 등을 낱낱이 이해하지 못한 채 수식으로만 대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12년 4개월 정도를 살고 안락사 한 쁘띠, 안락사 시키기 20분 전 쁘띠.
 12년 4개월 정도를 살고 안락사 한 쁘띠, 안락사 시키기 20분 전 쁘띠.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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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말하건대, 이 책은 머리 복잡하게 하는 수학책이 아닙니다.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수학이라는 언어로 쉽고 명철하게 풀어낼 수 있는 키워드, 52가지 공식을 이야기로 풀어 설명하고 있는 이야기책입니다.

한창 공식을 배우고 대해야 하는 학생에게는 공식을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 실력이 돼줄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공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는 학생들에게 공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배경 실력이 돼 줄 것입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온갖 결과나 발표가 어떻게 산출되고 설명되는 지가 궁금한 일반인 누구나 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특히 세상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세상을 배우는 학생 모두가 읽어야 할 책으로 <세상의 모든 공식>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세상의 모든 공식> (지은이 존 M. 헨쇼 / 옮긴이 이재경 / 펴낸곳 반니 / 2015년 7월 20일 / 1만6000원)



세상의 모든 공식 - 도플러 효과에서 군중규모 추산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풀어내는 52가지 공식 이야기

존 M. 헨쇼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2015)


태그:#세상의 모든 공식, #이재경, #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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