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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무장한 장병들이 차량을 타고 파주시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무장한 장병들이 차량을 타고 파주시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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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틀째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국방부는 북한군 잠수함 50여 척이 기지를 떠나 식별되지 않고 있으며 포병 전력도 2배로 늘려 전선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일부 언론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협상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화전양면' 전술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이 같은 행태가 '겉으론 대화하며 뒤로는 도발을 준비하는' 전형적인 행태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군사평론가 김종대 <디펜스 21 플러스> 편집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와 같은 분석은 "하나마나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김 편집장은 '비전문가들의 엉터리 평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적대상태에 있는 두 국가가 담판을 하는 중에 이런 화전양면 전술을 쓰지 않는 나라는 없다"며 화전양면은 북한 고유의 전술이 아니라 '모든 전략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김 편집장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폄훼해 객관성을 상실한 말,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화의 상대인 북한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해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국제정치는 도덕적 관점으로 말해선 안 된다"며 "이렇게(선악의 문제가) 되면 천사인 한국과 악마인 북한의 대립이라는 신학적 관점으로 변질된다, 이건 듣기에 좋을지 모르지만 현상을 관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합의를 어기는 못 믿을 집단이고 우리는 항상 합의를 지켰다'는 것은 도덕적 관점"이라면서 "국가라는 정치체제는 도덕을 지향하지 않는다, 생존과 이익, 이것이 국가의 가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북한의 관심은 자기네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자주 들리는데, 이 말도 이상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일갈했다.

김 편집장은 "남북관계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단지 현상에 대한 즉흥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다 보니까 작금의 위기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겉도는 말들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위기의 정치·군사적 본질은 정전협정 체제를 폭력적으로 현상 변경하여 평화협정의 담판을 짓겠다는 북한의 의지와, 북한을 압박하여 붕괴직전의 처지에 처한 북한이 항복하는 것을 노리는 남한의 의지가 충돌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여기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용어로 현 상황을 보아야 한다, 그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편집장이 쓴  '비전문가들의 엉터리 평론' 전문이다.

방송을 듣다보니 많은 전문가들이 좋은 말씀 많이들 하는데, 그 중 하나마나 한 말, 북한을 의도적으로 폄훼하여 객관성을 상실한 말, 사실과 다른 말들이 많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을 뽑아보겠습니다.

1. 먼저 북한이 한 편으로 군사적 압박을 가중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를 하는 공산주의자들의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술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이건 하나마나 한 말입니다. 적대상태에 있는 두 국가가 담판을 하는 중에 이런 화전양면 전술을 쓰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그건 공산주의자까지 갈 것도 없이 국가의 고유한 특성이지요. 비스마르크의 "군사력 없는 협상은 은행 잔고 없이 수표를 발행하는 것과 같다"는 말과 같이 그런 건 국가의 일반적 행태입니다. 우리도 "당근과 채찍 전략"이라는 걸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건 같은 겁니다. 이런 논리의 연장에서 "북한은 못 믿을 집단"이라고 하면 전략적인 관점을 놓치고 주관적 도덕주의로 기울게 됩니다.

2. 같은 이유로 이런 화전양면 전술은 "불리하면 대화하자고 하고 유리하면 공격하는 공산주의 전술"이라는 또 다른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면 적대상태에서 위기가 진행되면 이렇게 하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까? 이건 모든 전략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다만 무엇이 불리한 것이고 무엇이 유리한 것인지에 대한 전략의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는 북한에 선제공격한 적이 없다구요? 한국전쟁 이전의 옹진반도 작전이나 냉전 기간 중 북한에 1만4천명의 북파공작원을 파견한 것이 공격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그리고 최근 능동적 억제작전이란 것도 선제공격 작전이어서 재작년 을지프리덤가디언에 참여한 유엔사령부 회의에서 유럽 등 여러 나라가 한국정부에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국가운명이 경각에 달리면 우리는 선제공격 검토를 안 할 겁니까? 순수한 방어계획이라는 게 존재합니까?

3.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때는 유엔사가 한반도 위기를 방치했는데 이번에는 지뢰사건 발생 당시부터 유엔사가 적극 개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말하니까 한 군 출신 정치학 박사라는 분은 "서해에서의 사건은 정전협정에 없는 해상경계선(NLL) 문제이기 때문에 유엔사가 개입 안한 것이고 비무장지대(DMZ)는 유엔사 관할이므로 유엔사가 개입한 것"이라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합니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NLL 문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영토에 대한 포격전입니다. 정전협정에는 서해 5개 섬에 대해서는 유엔사령관 관할이라고 분명히 명기되어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무지몽매한 발언입니다. 이번에 유엔사가 위기관리의 전 과정에 개입한 건 최근 추세를 볼 때 분명 이례적 현상입니다.

4. "북한은 합의를 어기는 못 믿을 집단이고 우리는 항상 합의를 지켰다"는 도덕적 관점입니다. 이 세상에 도덕적인 국가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가라는 정치체제는 도덕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생존과 이익, 이것이 국가의 가치입니다. 여기서 한술 더 떠서 "북한의 관심은 자기네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자주 들리는데, 이 말도 이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항상 약속을 지켰다는 도덕적 관점 역시 주관적인 시각입니다. 2005년의 9.19 공동선언이 나온 직후의 상황은 연구자의 양심으로 볼 때 미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가깝고 2003년까지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기로 약속한 1994년의 제네바합의도 미국과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가깝습니다.

이번에 확성기 방송 재개도 2005년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사항을 우리가 깬 것이 맞습니다. 물론 이유야 있지요. 북한의 다른 핵개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고, 다른 도발적 행동을 했기 때문에 깬 것이라는 이유지요. 그러나 깬 건 사실 아닙니까?

국제정치는 도덕적 관점으로 말해선 안 됩니다. 우리 방송은 도덕의 관점으로 오염되고 있습니다. 다분히 선동적인 시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천사인 한국과 악마인 북한의 대립이라는 신학적 관점으로 변질됩니다. 이건 듣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현상을 관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악마와는 대화도 필요 없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키신저 박사는 도덕성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정통성(legitmacy)이라는 개념을 말합니다. 정통성은 도덕성과 다릅니다. 국제적으로 약속을 지키게 만드는 힘은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역사성 있는 규범이라는 것이지요. 나폴레옹 이후 빈 체제가 그것이 잘 준수된 사례로 봅니다.

우리의 경우 정통성이란 진영 대결의 논리가 아닙니다. 불법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고 한 침략국에 대해 국제사회가 침략 이전의 역사로 되돌아가려는 관성, 이것을 정통성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남북관계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단지 현상에 대한 즉흥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다보니까 작금의 위기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겉도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지금 위기의 정치·군사적 본질은 정전협정 체제를 폭력적으로 현상 변경하여 평화협정의 담판을 짓겠다는 북한의 의지와, 북한을 압박하여 붕괴직전의 처지에 처한 북한이 항복하는 것을 노리는 남한의 의지가 충돌한 사건입니다. 즉 국가의 의지와 의지의 충돌입니다. 여기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용어로 현 상황을 보아야죠. 그것이 전문가의 역할이지요. 그게 아니라면 장삼이사들이 말하는 즉흥적인 것들인데, 그런 말을 전문가가 왜 합니까?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한반도 위기, #화전양면,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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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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