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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김련희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며 흐느끼고 있다.(CNN 보도화면 갈무리)
 탈북자 김련희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며 흐느끼고 있다.(CNN 보도화면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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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탈북자가 다시 북한으로 보내 달라고 하소연하는 내용의 인터뷰가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각) 오후 CNN을 통해 방영됐다. 북한에 있을 때 재단사로 일했다는 김련희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부분의 탈북자들과는 달리 김씨는 자신이 남한에서 "올가미에 걸렸다"며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CNN은 한국의 김씨와 북한의 가족들을 각각 만나 인터뷰했다. 김씨는 울면서 북한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김씨의 남편은 의사인데 최근에는 북한 정부로부터 넓은 새 아파트도 받았다.

치료비 마련하려 남한으로 와

김씨는 지병인 간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4년 전에 중국을 방문했다. 6년간 북한에 입원했다가 낫지 않아 중국의 친척들의 권유로 중국으로 치료차 갔다. 중국에서도 북한에서처럼 치료비가 무료인 줄 알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 북한에서는 주택, 의료비, 교육비를 정부에서 지불한다.

중국에 도착한 김씨는 북한과 달리 중국에서는 많은 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치료받는 게 너무 큰 부담이었고, 중국에 사는 사촌에게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치료비를 벌기 위해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식당에서 일했지만 식당일로 번 돈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의사들이 치료비를 얘기했고, 한 브로커를 만나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을 들었다.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국에 가서 두 달간만 돈을 많이 벌려고 결심했다. 그녀는 "그 당시의 결정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말했다.

김씨는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남한으로 왔다. 남한에서 북한 시민권을 포기하는 서류에 서명했다. 당시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결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 이후 브로커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여권을 빼앗고 다시 돌려주지 않았다.

함께 한 탈북자들이 "내가 도망치다 잡히면 자신들도 중국 공안에 넘겨질 것"이라고 했고, "브로커가 여권을 돌려주지 않아 나도 그들을 따라 한국에 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에는 탈북자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한국에 도착해서도 북한에 돌려 보내달라고 했지만, 한국에서는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북한에 돌아가고 싶어도 못가

결국 남한에서 추방되기 위해서 공산주의를 부인하고 북한 간첩이라는 문서에 서명했다. 김씨는 여권사기 및 간첩혐의로 2년 형을 선고 받아 수감되었지만, 지난 4월 보호감찰 처분으로 가석방됐다. 하지만 법적으로 출국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한국시민이 되었다.

그녀는 "돈을 벌어 치료를 받으려고 했을 뿐인데 내 인생의 최악의 문제를 만들게 됐다"며 후회했다. 북에 있는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녀는 지금 대구의 한 재활용 공장에서 기계조작원으로 일하고 있다.

건강 상태는 좋아졌지만 정신적인 고통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여러 번 시도했던 자살 흔적이 손목에 남아있다.

CNN이 평양에서 김씨의 남편과 21살 된 딸을 만났다. 17살 이후로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는 딸은 "왜, 왜 올 수 없는 거죠?"라며 울먹였다. 이어 "왜 우리가 그런 고통을 당해야 하나요? 왜 그들(한국)은 엄마가 북한에 돌아오고 싶다고 해도 돌려보내주지 않는 건가요?"라며 "엄마는 여기에 가족이 있어요. 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건가요?"라고 절규했다.

또 김씨의 남편은 "여기에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딸이 있는 것을 잊지 말고, 끝까지 싸워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꼭 돌아갈 겁니다"라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인터뷰 영상을 본 김씨는 입을 막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탈북 후 4년 만에 영상을 통해 가족을 본 것이다.

그녀는 한국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다며 "난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다. 그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의 사과를 했다. 그는 한국에서 잘 치료받고 있으며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으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CNN은 김씨의 영상을 다시 북한의 가족들에게 보여줬다. 딸도 엄마가 그랬듯이 엄마의 영상을 보고 입을 막고 흐느껴 울었다. 남북으로 나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그러나 CNN은 통일부장관이 한국법은 그들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태그:#탈북자 김현희, #CNN,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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