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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뜨겁다. 국정교과서 부활 탓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타로 나섰다. 지난 12일 그는 "국민께서 걱정하는 이념 편향성을 불식시키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헌법 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싫어할지 모르지만 전임 이명박 대통령과 너무 닮았다. '녹조라떼'의 4대강을 만든 이 전 대통령처럼 박 대통령도 자기 임기 내에 모든 권력을 총동원해서 불도저처럼 밀어붙일 태세다.

포장술도 비슷하다. 전임 대통령이 멀쩡한 강을 죽이고 경제도 망치는 사업을 '녹색성장'이라는 말로 치장했듯이, 박 대통령은 국정교과서에 '올바른 역사교과서'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달았다.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를 빼닮았다. 아니, 독재자 아버지의 추락한 명예를 되살리려고 안간힘이다. 5년짜리 대통령의 '가족사 교과서'를 전 국민에게 대대손손 주입하려고 한다. 그래서다. '박근혜표 국정 교과서', 빡친다? Park튄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대타, 황 장관의 동영상부터 보여드린다.    

[현장 중계 : 오마이동영상] 정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필요
[현장 스팟 : 오마이포토] 학생들 기습시위 "박근혜 국정교과서 인정할 수 없다"

황우여 장관이 국정교과서 추진 의사를 밝히던 날, 대학생들은 기습시위를 벌였다. 젊은 청춘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딸은 역사쿠데타"를 외쳤다. 오죽했으면... 

[오마이포토] 학생들 기습시위 “박근혜 국정교과서 인정할 수 없다”
▲ 서울 한복판서 학생들 기습시위 [오마이포토] 학생들 기습시위 “박근혜 국정교과서 인정할 수 없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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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분석] 부녀의 '국정화'논리 그 놀라운 '평행이론'

[분석] 부녀의 '국정화' 논리...그 놀라운 '평행이론'
▲ 평행이론 [분석] 부녀의 '국정화' 논리...그 놀라운 '평행이론'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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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에 국정교과서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이다. 1973년 박정희 정부 때 국사 과목의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전환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1"주체적인 민족의식에 OO하고 민족중흥의 의욕에 충만한 후세국민을 길러낸다는 관점에서 볼 때..."

#2 "역사 교육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족적 자긍심을 기르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줘야 한다.

'주체'를 강조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피력한 위 두 문장은 남북한이 한 말이 아니다. '#1'은 1973년 박정희 정부 청와대 비서실 보고서에 나왔다. '#2'는 12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발표 내용이다. 놀랍게도 용어만 다를 뿐,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놀라운 건 북한도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별화된 기사] OECD 국가 중 3곳만 국정화, 너무 다른 이유

OECD 국가 중 3곳만 국정화, 너무 다른 이유
▲ 국정교과서, 해외는? OECD 국가 중 3곳만 국정화, 너무 다른 이유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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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국격'에 맞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살펴봤다. 그 결과 34개 국가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국가는 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3개국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유는 달랐다. 아이슬란드는 민간에서 교과서를 만들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아서. 터키는 다른 이슬람 국가 대부분과 같이 국정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리스는 교육부가 민간에서 제작된 교과서 가운데 심의를  통해 1종을 선택, 100% 국정제가 아니다. 앞으로는 다른 나라 핑계 대지 마라.

[발굴 기사 ①]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법규 위반했다

[발굴]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법규 위반했다
▲ 법규까지 어기면서 국정교과서 추진? [발굴]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법규 위반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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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면 화를 부른다. 국정교과서 채택과정만 놓고 보면, 딱 들어맞는 말이다. 12일 교육부가 급하게 행정예고한 중고교 교과용도서 국·검 인정구분고시가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부장관과 행정예고가 언급한 '2017년부터 중고교<역사> 교과서 적용'은 2015개정 교육과정 고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2015 교육과정은 중고교 교과서 적용시점을 2018년으로 못박고 있다. 불법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려나?

[발굴 기사 ②] 국정 교과서 반대하냐... 정보과 형사 '사찰'논란

[발굴] "국정교과서 반대?"...정보과 형사 사찰 논란
▲ 국정교과서 때문에 사찰까지... [발굴] "국정교과서 반대?"...정보과 형사 사찰 논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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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가 막힌 것은 '청와대가 국정교과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뒤 일선 경찰서 소속 정보과 경찰이 고교 역사교사를 상대로 '국정교과서에 대한 의견'을 캐묻는 일이 일어났다. 아버지 시대의 '막걸리 보안법'이 생각난다. 무섭다. 

[전망 기사] 박 대통령, 또 국정교과서 '침묵'한 채 미국 가나

[기사]박 대통령, 또 국정교과서 '침묵'한 채 미국 가나
▲ 또, 절묘한 타이밍에 순방 [기사]박 대통령, 또 국정교과서 '침묵'한 채 미국 가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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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자 인터넷과 SNS에서 가장 먼저 퍼지기 시작한 풍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설'이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날 때마다 소위 '대박 사건'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네티즌의 예상은 적중했다. 절묘한 타이밍? 비겁한 타이밍이다.

13일 박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국했다.

[연쇄인터뷰① 박노자] 승자만을 위한 교과서, 극우파의 행동지침 될 것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①] "승자만을 위한 교과서, 극우파의 행동지침 될 것"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①] "승자만을 위한 교과서, 극우파의 행동지침 될 것"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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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현안과 거리를 두기 위해 미국 순방길에 오른 것과 달리 <오마이뉴스>는 좀 더 현안에 가까이 다가서려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12일부터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를 시작한 이유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다. 그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아는 귀화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국정교과서 채택을 두고 그는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그 서술 방향은 '조국 근대화'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애써 죽이는 쪽으로 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연쇄인터뷰② : 조한경] 국정교과서 나오면 수업 때 대안교재 활용하겠다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②] "국정교과서 나오면 수업 때 대안교재 활용하겠다."
▲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②] "국정교과서 나오면 수업 때 대안교재 활용하겠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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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나라 역사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두 번째 국정화 논란 연쇄인터뷰는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이다.

그는 "교육은 교육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 역사교육은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들의 몫"이라며 "국정교과서가 나와도 그 수명은 짧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새누리당은 국정교과서를 두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라고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짜리 교과서?

<오마이뉴스>는 앞으로도 국정교과서 논란 이슈에 대한 생생한 현장 취재와 심층 분석, 발굴 취재, 이슈 인물 인터뷰, 칼럼 등을 집중 보도한다.

☞ 국정화 이슈 관련 기사 모음 : 역사교과서 국정화 회귀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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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회귀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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