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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 주교 시노드 폐막 미사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 주교 시노드 폐막 미사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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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파 주교들의 '닫힌 마음'을 질타했다.

교황은 25일(현지 시각) 바티칸에서 열린 가톨릭 교회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폐막 미사에서 "교회가 교리에서 벗어난 신자들을 더 포용하고, 비판을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이 교리에 맞지 않는 신자들을 배척하고 외면하는 보수파 주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 앞서 시노드는 이혼·재혼한 신도들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교회의 문을 열었으나, 동성애와 낙태는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채택해 교황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교들이 보수파와 진보파로 나뉘어 격렬하게 대립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지하는 진보파 주교들은 이혼·재혼한 신도가 사례별로 영성체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통과시켰다. 하지만 동성애에 대해서는 "이성 간의 결혼과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라며 보수파의 강경한 기존 원칙이 확인됐다.

다만 "개인의 성적 취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존중돼야 하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동성애자와 함께 사는 가족들에게는 더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적시하는 데 그쳤다.

보수-진보로 쪼개진 가톨릭, 누가 승리했나

교황은 미사에서 "이번 시노드는 매우 피곤했지만, 하느님의 진실한 선물로 많은 과실을 맺었다"라며 "성직자의 의무는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이 고통의 순간에서 신의 연민과 자비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삶의 뿌리를 내릴 줄 모르는 믿음은 오아시스보다 메마르며, 또 하나의 사막을 만들 뿐"이라며 "교회는 변두리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치유해야 한다"라며 보수파 주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최종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보수파 주교들이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포용을 거부하며 진보파 주교들과 대립하는 것을 두고 "교회의 가르침 뒤로 숨어서 어려움과 상처에 시달리는 가족들을 판단하려는 닫힌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노드였다"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시노드를 두고 언론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이혼·재혼 신도의 영성체 논쟁에서는 진보파 주교들이 승리했고, 동성애와 낙태에 대해서는 보수파 주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AP는 "이혼·재혼한 신도가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보수파의 반대를 이겨낸 교황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반면 AFP는 "동성애에 대한 포용을 크게 강조했던 지난해 시노드에서 크게 후퇴했다"라며 아쉬운 평가를 내렸다. 영국 <가디언> "진보파의 승리로 볼 수 없다"라며 "교황이 가톨릭 보수 세력과의 전투에서 패했다"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시노드 최종보고서가 신중한 단어와 표현을 선택하면서 해석에 따라 보수파와 진보파 모두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시노드,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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